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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EU 단일시장 접근 위해 비용 낼 수도”

영국의 파운드화는 근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경도 측정기’다. EU와의 강한 단절(하드) 쪽으로 움직이면 떨어지고 EU 단일시장에 접근할 수 있을 듯(소프트) 보이면 오른다. 최근 유로화 표기 파운드화 가치가 1파운드 당 1.19유로로 넉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에 대해서도 상승세다. 지난 주 일련의 ‘호재’ 덕분이다. 우선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를 의미한다”는 말 외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던 테리사 메이 정부가 소프트 브렉시트로 선회한다고 해석될 법한 발언을 했다.

1일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이 대표적이다. 하드 브렉시터로 알려졌던 그는 이날 의회에서 “단일시장 접근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상품과 서비스가 EU 단일시장 접근을 확보할 수 있도록 EU에 비용을 지불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EU 탈퇴론자들이 국민투표 과정에서 “브렉시트 하면 하루 5500만 파운드(81억7000만원) 꼴로 EU에 내는 돈을 국민보건서비스 등에 쓸 수 있다”고 호언했던 터라, 일반 유권자들은 브렉시트 이후엔 돈을 안 낸다고 여겼다. 그러나 이걸 부인한 게다. 필립 해먼드 재무부 장관도 “영국이 최선의 협상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양보할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여기에 영국 내 정치 상황까지 소프트 브렉시트 쪽으로 밀고 있다. 1일 치러진 런던의 부유한 선거구인 리치먼드 보선에서 한때 보수당의 런던시장 후보였던 잭 골드스미스가 무명의 자유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골드스미스는 정부의 히드로 공항 확장 방침에 반발, 보수당을 탈당하면서 의원직을 내던졌고 이번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골드스미스는 지난해 총선에서 2만3000표 차이로 압승한 인기 정치인이다. 그런데 1800 표 차로 졌다. 쟁점은 브렉시트였다. 골드스미스는 내로라하는 탈퇴파였지만 지역구는 잔류가 7대 3으로 우세했다. 자민당이 이를 파고 들었다. 보수당 전직 장관들은 메이 총리에게 “잔류를 지지했던 보수당 지지자들이 리치먼드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주를 두고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보수당 EU회의론자들에겐 나쁜, 어쩌면 가장 안 좋은 한 주였다”고 평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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