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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상대의 나쁜 선택을 유인하는 전략

<16강전 1국> ●·판윈러 5단 ○·신진서 6단

4보(33~45)=신진서가 과감한 공격을 펼칠 줄 알았는데 오히려 판윈러가 더 도발적이다. 좌하귀 쪽 33으로 붙여놓고 백이 젖히기를 기다렸다는 듯 즉각 35로 껴붙인다. 근접전을 준비했다는 얘기다. 36으로 꽉 잇고 37로 찌른 다음 38부터 외길 진행이다. 한발만 삐끗해도 아득하게 추락하는 낭떠러지의 좁은 외길.

수순 중 44로 몰았을 때 2선을 꼬부려나간 45는 정수. 만일 ‘참고도’ 흑이 1로 따내고 3으로 △자리를 이어 귀살이에 욕심을 부리면, 백4부터 8까지 먼저 크게 잡힌 다음 후수로 살아야 하기 때문에 실전과 비교할 때 손해가 크다. 백8 다음 손 빼면? 백a로 알기 쉽게 잡힌다. 2선으로 꼬부려 좌변 33과 연결한 45가 중요한 이유는, 이렇게 처리해야 선수를 취할 수 있고 그런 형태가 돼야 좌상귀 쪽 흑▲와 연계하는 좌변의 세력을 제대로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백의 다음 한 수는 어느 곳에 놓여야 할까. 당장 눈에 띄는 곳은 흑 3점을 따내는 A와 좌하귀를 선수로 틀어막는 B가 있는데 아마추어 초중급자라면 제법 고심할 장면이지만 고단자라면 누구나 백A로 따낸다. 백A는 다음 흑의 선택을 고심하게 하는 의미가 있고 백B는 흑이 즉각 응수해야 하므로 묘미가 없다. 이를테면 상대의 나쁜 선택을 유인하는 전략이다.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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