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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탈리아를 주목해야 할 까닭

이번 주 세계경제를 흔들 변수가 유로존에서 나온다. 우선 이탈리아 국민투표 결과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3시부터 5일 오전 7시까지 치러지는 투표의 결과는 5일 낮 윤곽이 드러난다. 투표의 골자는 상원 의원 수를 315석에서 100석으로 줄이고 상원 의원 권한을 대폭 축소하기 위한 개헌안에 대한 국민의 찬반 여부다. 개헌안을 내놓은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이번 투표에 총리직을 걸었다.
문제는 국민투표가 부결될 경우다. 국민투표 전 마지막으로 발표된 사전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대(53.5%)하는 국민이 찬성(46.5%)보다 많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개헌안이 부결되면 이탈리아의 취약한 금융시스템에 충격이 올 것”이라며 “렌치의 개혁이 좌절되면 연말까지 50억 유로(약 6조2000억 원) 규모의 유상 증자에 나설 예정이던 이탈리아 3위 은행 ‘몬테 데이 파스키 데 시에나’의 계획이 무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들도 재무구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은행 연쇄 부도가 일어날 수 있다.

렌치 총리가 사임하면 이탈리아의 EU 탈퇴, 이른바 ‘이탈렉시트(Italexit)’ 움직임도 빨라질 수 있다. 2009년 창당 후 렌치 총리의 민주당과 대등한 수준으로 급부상한 급진 좌파 정당(제1야당) 오성운동은 유로존 탈퇴와 리라화 복귀, 이탈렉시트를 목표로 내걸고 있다.

국민투표 부결은 한국 증시에도 악재다. NH투자증권 김병현 연구원은 “이탈리아 개헌안이 부결된다고 해도 이탈렉시트(이탈리아의 EU 탈퇴)로 연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이탈리아 부실 은행권의 연쇄도산과 유럽 전역으로의 리스크 전염 가능성은 우려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국민투표가 지난 6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보다는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투표 결과에 맞춰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금융시장 안정화를 꾀할 것으로 보고있다. ECB는 앞서 이탈리아 국민투표 결과로 변동성이 확대되면 국채매입을 확대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12월 8일 ECB를 시작으로 15일 미국·한국, 20일 일본에서는 각국 통화정책회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양적완화 정책이 유럽 자산 가격의 버블을 확대했다고 언급해 ECB의 통화정책기조의 변화 가능성도 세계경제의 변수로 꼽히고 있다. KTB투자증권 김윤서 연구원은 “각국 금리정책은 2017년의 예고편이라는 점과 글로벌 자본 흐름의 방향성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환율, 금리, 유가 등 가격변수가 불안정할수록 ‘믿을 것은 실적’이라는 인식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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