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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치료비·통증 걱정↓ 제2의 노년 설계 튼튼한 무릎 선물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나이 많은 세대가 흔히 겪는 만성질환이다. 관절염 말기가 되면 무릎 연골이 닳아 없어져 극심한 통증을 겪는다. 이들에게 인공관절수술은 최후의 보루다. 그러나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비용 부담 때문에 치료를 망설인다. 노인의료나눔재단은 이런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노인 무릎 인공관절수술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치료비 걱정을 덜어줘 건강한 노년생활의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4월 인공관절수술 지원 사업을 통해 무릎 건강을 되찾은 김근숙씨가 최원호병원 재활센터, 공원(원 안)에서 다리운동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조상희

지난 4월 인공관절수술 지원 사업을 통해 무릎 건강을 되찾은 김근숙씨가 최원호병원 재활센터, 공원(원 안)에서 다리운동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조상희

퇴행성 무릎관절염 말기 환자
유일한 희망 인공관절수술
대한노인회 6년째 뒷바라지


서울 은평구에 사는 김근숙(77) 할머니는 15년 전부터 무릎 통증이 서서히 시작됐다. 통증이 있다 없다를 반복하다 최근 2~3년 새 더 심해졌다. 손주 4명을 키우고 집안 살림을 혼자 하다 보니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워낙에 깔끔한 성격이라 아파도 무릎을 꿇고 수시로 걸레질을 하곤 했다. 그러는 동안 김 할머니의 무릎 연골은 닳아 없어졌다.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했지만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자식들은 안타까워 ‘수술을 받자’고 설득했다. 김 할머니는 “이 나이에 무슨 큰돈을 들여 수술하느냐. 견딜 만하다”고 만류했다.

하지만 무릎은 오래 버티질 못했다. 버스 한 정류장을 걸어가는 데 3~4번은 쉬어야 했다.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복지관에 가는 것도 건너뛰는 일이 잦아졌다. 걸음걸이가 이상해진 건 물론 11자(字)여야 할 다리가 O자 모양으로 변했다. 꼼짝없이 집에만 있으니 착잡한 마음만 커졌다. 그러다 아들로부터 노인의료나눔재단의 ‘인공관절수술 지원 사업’을 전해들었다. 수술비 일부를 지원해 준다는 얘기에 수술을 받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고심 끝에 김 할머니는 지난 4월 양쪽 무릎에 인공관절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집도한 최원호병원 최원호(정형외과) 원장은 “뼈끼리 자주 부딪쳐 매끈해야 할 무릎뼈가 울퉁불퉁하게 변형됐고, 이것이 극심한 통증을 낳았던 이유”라며 “인공관절수술을 받고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날마다 복지관까지 걸어가
김 할머니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병원을 찾아 수술 경과를 계속 체크한다. 무릎 통증이 사라져 일상생활이 한결 편해졌다. 그 덕에 매일 아침저녁으로 30분씩 걷기 운동을 한다. 날마다 복지관에 가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스트레칭, 단전호흡법 강의를 들으며 체력을 관리하고 있다. 그는 “수술 후엔 재활운동이 아주 중요하다고 배웠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무릎 수술을 계기로 건강하고 활기차게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다”고 웃었다.

무릎 건강은 노인의 행복한 삶을 가늠하는 지표 역할을 한다. 다리가 불편하면 스스로 움직이기 힘들 뿐만 아니라 낙상, 외상을 당하기 쉽다. 건강한 노년을 만끽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특히 무릎 관절은 쓰면 쓸수록 닳는 소모성 조직이다. 한번 닳으면 재생되지 않는다. 무릎관절염 말기 환자는 뼈와 뼈가 완전히 붙어버린다. 뼈가 부딪치는 마찰력이 점점 커져 통증을 유발한다. 신체활동이 줄면서 근력도 덩달아 약해진다. 주위 뼈와 관절을 지탱해 주지 못해 통증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럴 땐 수술을 받는 편이 낫다. 통증이 심한데 수술을 못 받으면 다른 질환까지 악화된다. 최원호 원장은 “걷지 못해 집에만 있으면 당뇨병·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이 심해지고 비만이 잘 생긴다. 건강을 완전히 잃을 수 있어 통증을 무작정 참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올 상반기 1000명 이상 혜택 받아
대한노인회(회장 이심)는 퇴행성 관절염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2011년부터 무릎 인공관절수술 지원 사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에는 보건복지부의 지원 아래 노인의료나눔재단을 출범해 의료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1000명 이상이 인공관절수술을 지원받았다. 이달에도 신청을 계속 받으며 노인들의 무릎 건강을 챙기고 있다.

말기 환자에게 인공관절수술은 유일한 대안이다. 닳아 없어진 연골을 대신해 특수 제작한 인공관절을 삽입하면 기능이 회복된다. 약물·물리치료로는 낫지 않고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을 만큼 아픈 환자에게 적합하다. 다리가 O자나 X자형으로 구부러진 경우도 수술 대상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지난 3월 수술비를 지원받은 신명섭(83) 할아버지는 “1~2년 전부터 한쪽 무릎이 아파 거동을 제대로 못했다.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200만~300만원 하는 비용에 도통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다행히 지원 사업 덕분에 마음의 부담을 덜고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공관절의 수명은 20년 정도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수명은 점점 더 늘고 있다. 치료법도 진화해 수술 부담도 적어졌다. 수술 후 재활운동에 신경을 쓴다면 무릎 건강을 빨리 되찾을 수 있다. 노인의료나눔재단 나병기 상임이사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해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제2의 노년을 설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65세 이상 800명 인공관절수술비 이달 말까지 지원” 
말기 관절염 환자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치료비다. 자식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치료를 포기해 버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노인의료나눔재단 나병기(사진) 상임이사에게 무릎 인공관절수술비 지원 사업 현황과 신청 방법을 물었다.

-수술비 지원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노인 인구의 40%에 가까운 약 250만 명이 관절염을 앓고 있다. 이 중 약 35만 명은 경제적으로 어려워 수술을 받지 못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적기에 치료하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정보 부족과 비용 문제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노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 시작했다.”

-얼마나 많은 노인이 혜택을 받았나.
“2011년부터 2014년 11월까지 대한노인회 사업으로 약 800명이 수술을 받았다. 노인의료나눔재단이 정식으로 출범한 지난해에는 약 2000명이 지원사업을 통해 새로운 삶을 찾았다. 올해 수술비 국고보조 예산은 26억원으로 약 2600명에게 인공관절수술비를 지원한다. 이달 말까지 계속 신청을 받는다. 700~800명은 더 지원할 예정이다.”

-지원 대상자는 어떻게 결정되나.
“무릎관절염으로 고통을 받는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 구비 서류를 전국 보건소나 주민센터, 대한노인회 지회에 제출하면 된다. 대리 신청도 상관없다. 지원 대상자는 수술 대상 여부와 소득 수준을 고려해 선정한다. 한쪽 무릎을 기준으로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한다. 수술은 전국 병원에서 이뤄진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ok6595.or.kr)를 참고하거나 전화(1661-6595)로 문의하면 된다.”

-인공관절수술 후 만족도는 어떤가.
“무릎이 아파 걷기 힘들어지면 환자는 사회로부터 스스로 격리되기 시작한다. 게다가 통증은 산모가 아이를 낳는 진통과 비견될 만큼 심하다. 수술 후에 환자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벅찬 감정을 느낀다. 일상생활은 물론 택시 운전을 시작한 사례도 있다. 수술 경과가 좋아 홍보 도우미를 자처하는 사람이 꽤 많다.”

-또 다른 지원 계획이 있다면.
“퇴행성 무릎관절염 수술을 받은 노인들의 사회 복귀를 도울 계획이다. 예컨대 수술 후 가사 서비스나 재활치료, 취업 같은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려고 한다. 기존 지원 사업의 학술적인 토대를 공고히 하고 정부 및 다른 기관과의 협업에 더욱 힘쓸 것이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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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