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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성적과 구단 모기업 실적의 함수관계] NC·소프트뱅크 약진, 삼성·요미우리 부진

프로야구 스토브 리그가 한창이다. 올해 9위의 쓴맛을 본 삼성라이온즈는 올해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히는 최형우를 떠나보냈다. 지난해 박성민에 이어 다시 강타자를 잃은 것이다. 두산의 3루수 이원석을 영입했지만 최형우가 빠져 전반적으로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또 다른 FA 최대어인 김광현·양현종·차우찬의 진로에 따라 각 팀의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일본에서도 리그 우승에 실패한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절치부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모리후쿠 마사히코 등 상대팀 주전 선수 사냥에 나서고 있다.

모기업의 체계적 지원·관리 없인 우승 어려워 …
새 시스템·비전 가진 팀이 강해

‘야구가 바로 사회를 투영한다’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말처럼 야구는 사회의 축소판이다. 팀의 성적과 플레이 스타일 등을 통해 모기업과의 함수관계를 읽을 수 있다. 김도균 경희대 체육학과 교수는 “한국은 구단 중심으로 팀이 운영되기 때문에 모기업의 운영 방침과 경영 성과가 팀 분위기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산업구조와 트렌드의 변화, 기업의 흥망성쇠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잘 드러난다. 일본 프로야구는 전통적으로 철도회사와 언론사의 주무대였다. 80년대 12개 구단 중 철도회사와 언론사를 모기업으로 둔 구단은 각각 6개, 3개였다. 그러던 것이 버블 붕괴와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의 몰락, IT·유통기업의 부상과 맞물려 달라졌다.

 
“야구가 바로 사회를 투영한다”
현재 일본 프로야구 최강으로 꼽히는 팀은 소프트뱅크 호크스. 난카이전기철도, 백화점 체인 다이에가 보유하던 팀을 소프트뱅크가 2004년 인수했다. 2011년부터 6시즌 동안 일본시리즈를 세 차례, 리그 우승을 네 차례나 차지했다. 소프트뱅크의 매출은 2011~2015년 5년 간 185%, 영업이익은 48% 불어났다. 일본 재계 30위권에서 8위(매출액 기준)로 올라섰다. ‘새로운 조직 실현과 신시장 개척’이라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경영철학이 구단의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신인 선수 육성과 함께 통계에 기반한 기동력 있는 야구를 선보이며 일본 야구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올 시즌 일본시리즈를 제패한 니혼햄 파이터스 역시 팀과 기업이 함께 성장했다. 니혼햄 파이터스는 1·2군을 묶는 선수 통계시스템을 개발해 선수의 현재 가치와 성장 가능성 등을 분석해 팀을 운영하고 있다. 160㎞의 강속구를 뿌리는 오타니 쇼헤이와 화려한 변화구를 자랑하는 다르빗슈 유 모두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성장했다. 모기업인 니혼햄 역시 내수시장에서 선전하며 지난해 매출은 2011년 대비 21%, 영업이익은 74% 불어났다. 비전과 동기 부여, 능동적인 변화, 열린 시스템이 성공의 비결이다. 신흥강자들의 선전 덕에 이들 팀이 속한 퍼시픽리그는 올해 1113만2526명의 관중을 동원해 2년 연속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한 일본 언론인은 “비주류 취급을 받던 퍼시픽리그가 센트럴리그만큼의 인기를 누리게 된 점은 일본 경제·산업의 변화의 단면”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비해 세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정통의 강호들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본시리즈 22회, 리그 36회 우승을 달성한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올 시즌 리그 수위 결정전에서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밀렸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1~9번을 모두 슬러거로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선수층이 두텁다. 하지만 짜임새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마케팅 스타 영입에만 열을 올린 까닭이다. 그럼에도 올해 관중 수는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일본 야구팬의 절반이 자이언츠팬’이란 말도 이제 구문이 됐다. 이런 와중에 2004년 4866억엔이던 요미우리신문의 매출은 2014년 3982억엔으로 뚝 떨어졌다.

주부닛폰방송 산하로 센트럴리그의 강자로 꼽히는 주니치 드래건스도 최근 부진하다. 2011년 리그 1위를 달성한 후 내리막을 탔고, 올해는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다. 주부닛폰방송 매출도 이 기간 320억~330억엔, 영업이익은 20억엔 안팎에 정체됐다. 철도회사 산하인 세이부 라이온스와 한신 타이거스도 각각 리그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CJ경영연구소 관계자는 “프로야구에서 나타나듯 미디어·철도 등 기업은 과거 성공방식을 지키는 데 급급한 나머지 시대 변화를 쫓아가지 못했다”며 “한국·중국 조선사에 밀린 미쓰비시중공업이 고급선박·터빈 사업으로 회생에 성공했듯 새로운 활력 요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만큼 선명하지는 않지만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기업 실적과 구단 성적의 상관관계가 일부 드러난다. 가장 관심이 가는 곳은 삼성·롯데 등 올해 경영상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힌 기업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역대 8회 우승, 국내 프로야구 첫 4회 연속 우승을 거둔 강팀이지만 올해 9위로 부진했다. 구단주 변경에 따라 운영비를 줄였고 FA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붙잡지 않았다. 용병 수혈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선수단의 분위기가 침체됐다. 2015년까지 라이온즈의 모기업이었던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라는 허들을 만났다. 공교롭게도 시즌 중반 중위권을 노리던 삼성 라이온즈도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를 즈음해 9위로 주저앉았다.

올해 세 번째로 많은 71억8900만원의 연봉을 지출한 롯데 자이언츠도 8위에 머물렀다. ‘형제의 난’과 오너 일가의 검찰 조사 등 모기업의 대형 악재가 시즌 내내 팀 분위기를 짓눌렀다. 7월까지는 5~6위를 달렸지만, 검찰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8~9월 성적이 고꾸라졌다. 롯데쇼핑은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6% 감소하는 등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분위기 따라 성적 좌우되기도
이에 비해 새롭게 뜨는 기업의 성적은 준수했다. 올해 2위를 차지한 NC 다이노스는 창단한 지 4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모기업인 엔씨소프트도 올해 역대 최대인 1조원 매출,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등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주가도 35%나 올랐다.

NC 다이노스는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바이블처럼 받아들여지는 ‘세이버매트릭스(Sabermetrics)’를 선수 영입 등 팀 운영 전반에 도입했다. 세이버메트릭스란 선수의 타격 습관과 투구 패턴 등 여러 경우의 수를 종합한 야구의 빅데이터를 뜻한다. 최적의 타선과 선발 주기, 경기 전략을 세우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엔씨소프트는 소프트웨어 회사답게 새로운 시스템을 쉽게 받아들였다. 박희준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는 “지금까지의 경영은 인과관계와 직관에 따랐지만, 네트워크 체제 돌입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빅데이터 등의 새로운 기법들은 기존에 경제·경영학 이론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부분의 유의미한 포인트를 뽑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두산베어스의 강점은 니혼햄파이터스처럼 강력한 2군 육성을 통한 두터운 선수 층이다. 플랜트·중장비 등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는 두산의 경영전략과 닮았다. 두산은 올해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김유경 기자 neo3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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