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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퍼스트펭귄] 1200억 썼죠, 망하고 싶어도 못 망해요

크리스탈지노믹스 조중명 대표
조중명 대표는 “올해 들어 그간 신약 후보 물질을 찾고 신약을 연구·개발해 온 데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조문규 기자]

조중명 대표는 “올해 들어 그간 신약 후보 물질을 찾고 신약을 연구·개발해 온 데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조문규 기자]

요즘 조중명(67)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가 웃는 날이 늘었다. 신약 개발 성과가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해서다. 조 대표는 2000년 회사를 창업해 신약 개발에 매달려 왔다. 벤처캐피털 투자금과 국책 과제 지원금을 받아 개발비로 사용했다. 코스닥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도 모두 개발비로 털어 넣었다. 조 대표는 “지금까지 한 1200억원 정도 쏟아 부었는데, 이쯤 되면 망하고 싶어도 못 망한다”며 너털 웃음을 지었다. 노력한 성과가 이제야 나오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대기업 박차고 나와 신약에 도전
관절염·급성 백혈병 치료제 등 개발
성과 나오며 터키·미국 등에 수출
2000년 회사 설립 뒤 첫 영업이익

지난 1월 크리스탈지노믹스는 터키의 제약사 티알팜에 145억원 규모의 관절염 치료제 아셀렉스의 기술 수출을 이뤄냈다. 아셀렉스는 지난해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개발한 국산 22호 신약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아셀렉스의 중국 시장 진출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엔 미국 바이오 기업에 신약 기술을 수출하는 길을 열었다. 앱토즈바이오사이언스에 급성백혈병 신약인 ‘CG 026806’ 기술을 3530억원에 수출하기로 했다. 계약 방식은 초기 계약금에다 임상 성공 시 나머지 계약금을 받는 조건이다. 계약 덕에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올 상반기 매출액 107억원, 영업이익 1억5925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0년 7월 회사 설립 이후 16년 만에 첫 영업이익이다. 소감을 묻자 조 대표는 “이제 첫 걸음을 뗀 정도”라며 “앞으로도 주요 경비를 제외한 모든 수익을 신약 개발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LG화학 바이오텍연구소장 출신이다. 서울대 동물학과를 나와 미국 휴스턴대에서 생화학 박사를 받고 1996년 귀국해 LG에서 일을 시작했다. 매년 그에게 제공된 연구비는 450억원에 달했다. 대기업 우산 아래서 안락한 생활도 가능했지만, 그는 더 큰 도전을 원했다. 회사가 원하는 연구가 아니라 직접 혁신 신약을 개발하고 싶었다.연구소 직원 10여명과 함께 크리스탈지노믹스를 설립한 이유다.

조 대표는 성공을 확신했다. 그만큼 기술력에 자신이 있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연구팀은 2003년 세계 최초로 비아그라 작용 원리를 분석해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표지에 실었다. 자금 마련을 위해 일본 증시 상장을 준비하자, 한국 증권거래소는 새로운 제도까지 만들며 이들의 코스닥 상장을 도왔다. 2006년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기술평가제도를 통한 1호 코스닥 상장 바이오벤처가 된 배경이다.

기술력은 인정받아 왔지만,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설립 후 단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자 그를 “양치기 소년”이라고 부르는 사람까지 나왔다. 거의 다 개발했다고 말만 했지 성과를 보여주지 못해서다. 조 대표는 개의치 않고 연구를 진행했다. 그렇게 16년을 버텼다. 힘들 땐 미국의 바이오 벤처 길리어드를 보며 위안을 삼았다고 한다. 길리어드는 20년 간 적자를 기록하다 신약 개발에 성공해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섰다.

조 대표의 내년 목표는 기술 수출 2건이다. 암세포 특이 분자 표적 항암제와 슈퍼박테리아 박멸 항생제다.

그는 “올해 들어 그동안 연구·개발해온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신약 개발에 계속 성공해 국내 바이오벤처의 모범 사례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조중명(67)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
서울대 동물학과를 나와 미국 휴스턴대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 귀국해 2000년까지 LG화학 바이오텍연구소장을 지내다 크리스탈지노믹스를 설립했다.
글=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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