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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교과서’ 여론에…교육부, 국정화 강행하려다 후퇴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이 2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관계자와 답변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이 부총리는 예정대로 28일 국정교과서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오종택 기자]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이 2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관계자와 답변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이 부총리는 예정대로 28일 국정교과서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오종택 기자]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정화 연기나 국·검정 혼용은) 정해진 바 없으며 교과서 내용 공개 후 국민 의견을 청취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주말마다 촛불시위가 이어지면서 국정교과서에 대한 반대 여론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발언은 국정화 후퇴 또는 포기로 해석된다. 이 부총리는 사실 지난 일주일 내내 국회와 학계·언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 국정화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교문위 회의 전날 밤 늦게까지도 교육부 관료들과 토론을 벌였다. 익명을 요청한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에 국정화를 강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걸 충분히 인식했다”며 “(재검토는) 부총리의 결정이며, 박근혜 대통령과는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당 관계자들도 이날 이 부총리의 발언을 듣고 당혹스러워할 정도로 당정 간 협의도 없었다.

"이렇게 심하게 거부할 줄 몰랐다"
지지했던 보수단체 등 돌리자 부담
교육부 "재검토는 부총리의 결정"
내년 국정교과서 시행 불가 가닥

교육부의 이러한 정책 선회는 지난 10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발생 직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교육부는 국정교과서 명칭을 ‘대한민국 역사교과서’로 명명했다. 검정교과서의 좌편향성 문제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한 ‘독재 미화’란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해 28일 공개될 현장 검토본에선 지난 10월 완료된 개고본(改稿本)보다 박정희 정부에 대한 서술을 더욱 세밀히 따졌다. 게다가 국정교과서는 ‘최순실 교과서’라는 비판 여론에 대해 관계 없다고 해명해왔다. 박성민 교육부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부단장은 “교과서의 퀄리티가 높으면 국민들도 인정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를 비롯해 몇몇 교육부 관료들은 “지난 네 차례 시위에서 드러난 촛불 민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실무 관계자 역시 “학생들이 교과서 내용도 보지 않았는데 ‘국정’이란 이름만으로 이렇게까지 심하게 거부할 줄은 몰랐다”고도 했다. 또 국정화 정책을 지지해줄 버팀목이 사라진 것도 정책 변화의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국정화를 찬성했던 보수성향 교원단체인 한국교총마저 결의문을 내고 반대했다. 이명박 전 정부 당시부터 국정화 논리를 내세운 학자들은 국정화와 관련해 자신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그런 적 없다”고 부인하는 등 일제히 목소리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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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교육부의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다. 연말까지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폐기 수순을 밟거나 국정화 적용 시기를 1년 늦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쓰도록 돼 있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수정해 적용시점을 2018년으로 늦춰야 한다. 고시 개정을 위한 행정예고(25~30일), 각 학교의 교과서 선정·주문과 출판사의 생산·배포(한 달)까지 약 두 달이 걸린다. 늦어도 12월 말까지는 고시를 개정해야만 학교 현장에 차질이 없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여론 수렴이란 이유로 한 달 정도 시간을 벌면서 대통령 탄핵 등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뜻”이라며 “교육부 입장에선 국정화 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을 얻고 싶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글=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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