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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 이후 진도 팽목항에 세월호 추모 발길 ‘부활’

지난 21일 진도 팽목항을 찾은 추모객들이 박 대통령 퇴진 등의 내용을 담은 리본과 깃발 주변을 지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지난 21일 진도 팽목항을 찾은 추모객들이 박 대통령 퇴진 등의 내용을 담은 리본과 깃발 주변을 지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철제 난간에 묶인 빛바랜 노란 리본들이 바닷바람에 나부꼈다. 낡은 리본들 옆으로는 간절한 바람이 담긴 샛노란 새 리본들도 눈에 띄었다. 리본에는 ‘온전한 세월호 인양’ ‘미수습자를 가족품으로’ 등의 문구가 빼곡히 적혀 있다.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리본도 새로 묶였다. 추모객들 사이로 어린 자녀를 품에 안고 걷던 한 아버지는 2년 7개월 전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는 듯 굳은 표정으로 먼바다만 바라봤다. 지난 21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의 모습이다.

유가족들 “박 대통령 물러나버리면
인양 차질 생길까봐 목소리도 못내”

팽목항에는 이달 들어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늘어나고 있다. ‘최순실 사태’ 이후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박 대통령이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면서다. 팽목항 인근의 미수습자 가족 임시숙소 외부 벽면에 부착된 세월호 당시 타임테이블에도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은 비워져 있다.

정부가 그동안 발표해온 것과 달리 세월호 연내 인양이 무산된 것도 팽목항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1일 “겨울철이 되면서 작업여건이 악화됐다”며 “이르면 내년 4월에나 인양이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 공백 의혹에 관심이 쏠리면서 추모객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 공백 의혹에 관심이 쏠리면서 추모객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팽목항을 찾은 추모객들은 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세월호 참사는 정부도 어쩔 수 없었던 안타까운 사고”라고 생각했던 이들도 “박 대통령에게 큰 책임이 있다”고 했다. 대통령이 사고 초기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피해 규모가 커졌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부인과 함께 남도여행을 왔다가 팽목항을 찾은 이해민(60·경남 거제시)씨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때도 그렇고 현재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퇴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사죄하는 차원에서라도 7시간의 비밀을 밝혀야 한다”는 추모객들도 있었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12일과 19일에도 집회 현장 대신 팽목항을 찾아온 추모객들이 있었다. 팽목항 임시분향소에 놓인 2권의 방명록은 이달 들어 방문한 추모객들이 남긴 글로 100여 장이 채워져 있다. 지난 19일자 방명록에는 “박근혜는 7시간의 행적을 밝힌 뒤 책임지고 퇴진하라!!”는 글이 쓰여져 있다. 같은 날 “100만인의 촛불을 보고도 끄떡 않는 대통령, 이미 우리 가슴 속에서는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행동하는 양심이 필요한 때입니다”라는 글도 남겨졌다.

팽목항에는 미수습자 9명을 기다리는 가족들 중 3가족이 여전히 머무르고 있다. 팽목항에서 세 번째 겨울을 맞이하는 단원고 2학년 조은화·허다윤 양의 부모, 동생 권재근씨와 조카 권혁규군을 찾는 권오복(61)씨다. 다른 미수습자 가족들도 때때로 팽목항을 찾는다.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53)씨는 “누구보다도 박 대통령에게 실망했지만, 혹여 지금 대통령이 물러나면 세월호 인양이 더 늦어질까 하야 목소리를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허씨는 “몸은 팽목항에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촛불을 든 국민들을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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