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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과 창업] “아이디어 가진 청년상인 찾아요” 문 활짝 연 전통시장

지난달 5일 서울시 창업 교육을 받기 위해 모인 정릉시장 청년 상인들. [사진 iceo실전마케팅연구소]

지난달 5일 서울시 창업 교육을 받기 위해 모인 정릉시장 청년 상인들. [사진 iceo실전마케팅연구소]

지난달 27일 서울 정릉시장에 사탕 가게 ‘땡스롤리’를 연 홍미선(31)씨는 세 자녀의 엄마다. 어쩔 수 없이 ‘경단녀(결혼·육아 등을 이유로 퇴사해 직장 경력이 단절된 여성)’가 됐지만 창업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다. 그러던 중 서울시의 ‘전통시장 청년상인 육성사업’을 통해 시장 골목 한켠에 23㎡(약 7평) 짜리 가게를 냈다. 이곳에선 홍씨가 평소 자녀를 위해 가정에서 만들던 카라멜과 사탕을 판다. 방부제와 합성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건강한 간식거리로 입소문이 나며 창업 한 달여 만에 3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홍씨는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둔 동네 엄마들이 주요 고객”이라며 “큰 돈을 벌겠다는 욕심보다는 자녀를 키우면서 일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전통시장에 창업할 청년상인을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20~39세 청년이 지원 대상이었다. 사업계획서 심사와 면접을 통해 총 20팀을 선정했고, 이중 홍씨를 포함한 4팀이 정릉시장에 가게를 냈다. 이들에게는 1년간 임차료와 보증금 일부를 지원한다. 임차료는 3.3㎡당 월 11만3000원 이내로, 최대 113만원(33㎡당)까지 지원한다. 보증금은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1년 후 임대차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보증금을 시에 반환하고, 창업자의 판단에 따라 계약을 갱신하면 된다. 이외 전문가의 1:1 창업 멘토링을 비롯해 홍보·마케팅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서울시, 임차료·보증금 지원 사업
이색 사탕 가게·선술집 속속 오픈
구로시장·정릉시장 등 활기 찾아

서울시 관계자는 “각 구청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모집공고를 냈는데, 홍보가 미흡해서인지 지원자 수가 예상보다 적었다”며 “아이디어는 있지만 창업 자금이 부족한 20~30대 청년에겐 비교적 적은 자본금으로 창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20일 구로시장을 찾은 방문객들. [사진 신인섭 기자]

20일 구로시장을 찾은 방문객들. [사진 신인섭 기자]

서울시가 지난해 1월 조성한 구로시장 ‘영프라쟈’ 골목에는 청년상인 가게 20여 곳이 몰려있다. 지난해 1기 4팀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는 16팀이 2기로 들어왔다. 선술집 ‘입춘’을 운영하는 박수혁(32)씨와 남보현(29)씨도 그중 하나다. 이들은 올 초까지만 해도 푸드트럭으로 시내 곳곳을 누비며 장사를 했다. 한곳에 정착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청년상인 지원사업을 알게 됐다. 박수혁씨는 “초보 창업자에겐 월세 지원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며 “같은 시기에 창업한 이웃 가게 사장들과 소통하며 공동으로 홍보 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청년상인으로 선정돼 구로시장서 디저트 가게를 창업한 이성미씨. [사진 신인섭 기자]

청년상인으로 선정돼 구로시장서 디저트 가게를 창업한 이성미씨. [사진 신인섭 기자]

디저트 가게 ‘삼봉빠’를 연 이성미(34)씨 역시 구로시장 2기 멤버다. 평소의 제빵 취미를 살려 창업에 뛰어 들었다. 앞서 1년 가량 각종 플리마켓(벼룩시장)과 장터에 참가해 직접 구운 빵과 디저트를 팔며 시장 반응을 살폈다. 이씨는 “어떻게 창업을 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에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지원을 받는다고 만만하게 볼 게 아니라 현장 경험을 쌓는 등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외에도 전국 지자체와 중소기업청·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이 나서 전통시장 내 청년창업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통해 낙후된 전통시장을 부활시킨다는 취지다.
구로시장 영프라쟈 가스배관 옆엔 청년창업 가게 16곳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구로시장 영프라쟈 가스배관 옆엔 청년창업 가게 16곳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중소기업청은 올해 전국 11개 시장에서 103개 점포에 대한 창업 지원을 실시했다. 이와 별도로 청년몰 16곳을 조성해 341개 점포를 열었다. 청년몰은 청년상인 점포가 20개 이상 모인 거리다. 서울시는 청년상인을 먼저 모집해 특정 시장에 배치했다. 이와 달리 중소기업청은 전통시장이 각 시·군·구에 먼저 신청해 지방중기청의 현장평가를 거쳐 시장을 먼저 선정한 후 청년상인을 모집한다.

시장마다 지원대상과 방식은 다르지만 20~30대 청년층을 대상으로 사업계획서 심사 후 선정해 자금을 지원하는 점은 동일하다. 중소기업청의 경우 점포당 2500만원 이내에서 청년상인 가게를 지원한다. 임차료 지원은 서울시와 동일한 수준인 3.3㎡당 월 11만3000원 이내다. 여기에 인테리어 비용의 60% 내에서 최대 60만원(3.3㎡당)까지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다. 점포는 전통시장과 상점가 내 빈 점포를 주로 활용한다. 지난 3월부터 지역별 모집을 거쳐 운영 중에 있으며 현재 구미시 선산봉황시장, 평택시 통복시장 등에서 청년상인을 모집 중이다.

전통시장 안 청년창업 지원 사업은 개인 창업에 비해 비교적 손쉽게 가게를 열 수 있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올해 초 창업한 한 청년상인은 “기존 전통시장이 워낙 낙후돼있다 보니 상권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아무리 월세 지원이 된다 해도 입소문이 날 때까지 최소 1년은 버틸만한 자금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청년상인 컨설팅을 맡은 iceo실전마케팅연구소 김상미 대표는 “전통시장 손님 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블로그나 SNS 등을 통해 온라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글=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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