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검찰, 꼼수 부리면 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

어제 전국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네 번째 토요 촛불집회가 열렸다. 서울을 비롯해 부산·대구·광주 등 전국에서 95만 명(주최 측 추산)이 집회에 참가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3 학생들까지 촛불 대열에 합류해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가 몸통이다’를 외쳤다. 평일에는 일하고 주말엔 집회를 하는 것이 이제 많은 시민의 일상사로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몇 주간의 침묵을 깨고 국정 전면복귀 수순을 밟고 있다. 일부 부처 차관 인사(16일), 청와대 비서진·대사 임명장 수여(18일)에 이어 이번 주에는 6주 만에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또 다음달에 있을 한·중·일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한다. 전국이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로 뒤덮이고 있는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겠다며 후안무치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설

지난주 검찰의 조사 요구에 불응한 박 대통령이 검찰의 1차 수사가 마무리되는 시점(20일)에 맞춰 국정 복귀의 의욕을 보이는 것은 뭔가 거대한 시나리오가 작동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어제 촛불집회에 맞서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과 자유총연맹 등 보수 단체들이 박 대통령 퇴진을 반대하는 맞불집회를 한 것이나 “대통령 퇴진 요구는 인민재판”(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이라거나 “촛불은 바람이 불면 다 꺼지게 돼 있다”(김진태 새누리당 의원)는 옹호성 발언들이 터져나오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쯤에서 사태를 마무리 짓고 스스로 면죄부를 주려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달라질 건 하나도 없다. 국민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 일당이 그동안 어떻게 국정을 농단하고 헌정을 문란시켰는지를 목도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모금 과정에서 대기업을 압박해 강제로 돈을 뜯어내고 멀쩡한 기업인을 협박해 해외로 내쫓은 게 드러났다. 인사·이권 개입도 모자라 자신의 입맛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부 부처(문화체육관광부)의 장차관과 간부들을 강제로 옷 벗게 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월권과 비리를 저질렀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과 재학 과정에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부당한 특혜가 있었다는 사실도 교육부 감사 결과 드러났다. 국민은 이 모든 일이 박 대통령의 지시나 개입, 혹은 방관 속에 이뤄졌다고 의심하고 있고, 그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3주째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5%에 머물고 있는 것이나 국민 10명 중 9명이 대통령의 퇴진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한국갤럽)가 이를 증명한다.



박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이런 엄중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2선 후퇴든 퇴진이든 대통령이 이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는 한 시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을 것이며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검찰 역시 한 점 부끄러움 없이 투명하고 철저하게 진상을 가려내야 할 책임이 있다. 오직 사실과 법률만 따라가겠다는 결연한 각오를 보일 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오늘(20일) 오전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일괄 기소하면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들의 범죄 사실과 함께 박 대통령의 지시·공모 관계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늦장 수사, 눈치 보기 수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핵심 피의자들에 대해 뒤늦게 압수수색을 벌이거나 주말(19, 20일)에 공소장을 작성해야 한다는 이유로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선을 긋는 등 수사 의지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검찰이 오늘 수사 발표를 통해 박 대통령의 범죄 혐의 부분을 어떻게 기술, 발표할 것인가에 전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만약 꼼수를 부려 진실을 외면하고 시민들의 분노를 비켜가려 한다면 국민의 엄청난 저항에 직면할 것은 물론 검찰의 명예에도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이는 검찰에도 불행한 일일뿐더러 국민의 분노와 국정 혼란을 가중시키는 역사적 과오로 남게 될 것이다.



촛불집회로 드러난 민심은 분명해졌다. 검찰엔 투명한 수사를, 박 대통령에겐 진실 담긴 고해성사를 요구하고 있다. 은근슬쩍 국정에 복귀하려는 꼼수는 더 거센과 분노와 저항을 부를 뿐이다.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은 없다.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