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낙엽꽃이 만드는 두 번째 봄

가을이 깊어 간다. 아침에 눈을 뜨고 마주하는 창밖의 가을빛이 이렇게 아름다웠었나 싶다. 가을은 해마다 같은 시기에 같은 모습으로 변함없이 찾아왔을 텐데 매번 다르게 느껴지니 신기하기만 하다. 카뮈는 가을을 일컬어 ‘모든 잎이 꽃이 되는 두 번째 봄’이라고 했다. 저마다 발산하는 잎의 이 독특한 색깔들은 식물이 겨울을 앞두고 줄기에서 잎으로 가는 통로를 차단하면서 엽록소는 사라지고 남은 보조 색소들이 발산하며 나타나는 것이다. 한마디로 추위를 대비해 몸의 체적을 줄이는 것이다.



이 색소들은 보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해충을 쫓는 부수적인 임무도 갖고 있다. 이미 수천만 년 전부터 나뭇잎을 떨구어 땅에 양분을 만들고 해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 온 중요한 과정이 소리없이 묵묵하게 이어져 온 것이다.



도시남자 이장희, 전원 살다 -17-

이러한 과학적 사실이 아니더라도 가을은 멋지고 신비스런 무대다. 우리 가족은 그 배경 위에 단역이 되어 맘껏 가을을 누렸다. 아이들이 모아 온 가을 빛깔의 자연은 땅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식물들의 모습 그 자체다. 그래서 흙 위에 내려앉은 그들은 어느 하나 흙빛과 어울리지 않는 게 없나 보다. 하늘빛에 겹쳐 매달려 있던 초록빛과는 또 다른 매력이다.



집 근처에서 주운 것들을 들고 들어와 그림도 그리고 집 안도 장식한다. 풍성하게 억새가 장식된 부엌, 테이블 유리 아래 끼운 낙엽, 커다란 책들을 골라 책장 사이에 눌러 놓은 단풍잎들, 아이들이 꾸민 낙엽 카드들까지 집 안 깊숙이 가을이 스민다. ‘낙엽꽃’이 만발한 두 번째 봄 속의 오래된 풍요로움을 여기 그림으로 담아 본다.



 



 



이장희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