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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탁 기자의 바이오 이노베이터 (4) | 정세주 눔 대표] 없던 시장? 값싸고 편리한 시장 만들었죠

성공은 실패를 두려워 않는 도전에서 비롯되게 마련이다.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바이오산업이 주목받는다. 바이오 강국을 꿈꾸며 숱한 실패를 딛고 도전을 이어온 혁신기업과 CEO를 소개한다.

미국 최대 모바일 당뇨 관리 프로그램… 2018년부터 美 의료보험 적용

정세주 눔 대표는 지난 3월 23일을 생생히 기억한다. 생각 못했던 낭보가 날아온 날이다. 2018년 1월부터 미국에서 모바일 당뇨 관리 서비스가 의료보험 적용 대상이란 소식이었다. 눔이 제공하는 건강관리 솔루션 ‘눔 코치’는 2014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는 최초로 미국 질병예방본부(CDC)에서 당뇨 예방 프로그램으로 승인받은 서비스다. 지난 2년 간 눔은 글로벌 보험사와 손을 잡고 당뇨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시장을 넓혀왔다. 건강수가 적용 소식은 눔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다. 정세주 대표는 “당뇨 예방을 위한 의료 행위에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하는 개정법안이 발표돼 고무적”이라며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커다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눔 코치’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건강 관리 앱으로 꼽힌다. 회원수 4600만 명에 달하는 스타 서비스다. 눔은 2008년 미국 뉴욕에서 구글 수석 엔지니어 출신의 아텀 페타코브와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가인 정세주 대표가 공동 창업했다. 눔은 8년간 승승장구했다. 첫 서비스인 ‘카디오트레이너’는 2009년 구글이 선정한 최고의 안드로이드 앱으로 뽑혔다. 2010년엔 뉴욕타임스에서 최고의 건강관리 앱 개발사로 선정됐다. 2012년에 선보인 ‘눔 코치’는 3년 8개월 간 구글 플레이 건강 분야 매출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한계도 있었다. 매출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이었다. 벤처기업의 출구 전략은 인수합병(M&A) 아니면 상장이다. 정 대표는 회사를 키우는 것을 선택했다. 정보기술(IT) 산업의 글로벌 기업이 M&A를 제의해 온 일도 있지만 거절해왔다. 눔과 함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신성으로 떠올랐던 기업들이 있다. 창업가들은 지분을 수백억 원에 넘기며 성공 신화를 기록했다. 런키퍼는 아식스로, 미스핏은 파슬에 인수됐다. 정 대표는 “사회에 기여하는 수조원 가치의 기업을 내 손으로 키워보고 싶어 M&A 제의를 거절해왔다”고 말했다.
 
눔 코치 회원 수 4600만 명
눔은 그동안 사업 방향을 크게 세 번 바꿨다. 첫 앱 ‘카디오트레이너’는 헬스 트레이닝 앱이다. 적절한 운동량을 표시하며 건강 관리에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회원도 빠르게 늘었다. 눔 관계자들은 회원 대부분의 관심사가 다이어트인 점에 주목했다. 눔 서비스에서 다이어트 분야를 대폭 강화하면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2012년 눔 코치가 등장한 배경이다. 눔 코치는 3년 8개월이나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번번이 매출 100억원 벽에 부딪쳤다. 정 대표는 “수천만 명 유저를 확보한 게임기업이었다면 이미 매출 수천억 원을 넘어섰을 것”이라며 “건강 관리 앱의 한계를 느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필요를 느꼈다”고 말했다.

눔 관계자들은 가장 많은 자금을 확보한 분야를 정리했다. 보험·병원·제약사다. 이들과 협력하며 회사를 키울 방법을 연구했다. “눔의 장점은 무엇인지, 상대가 필요로 하는 점을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주며 함께 성장할지 고민했습니다.” 눔 코치에 당뇨병 예방 관리 솔루션을 넣은 배경이다. 당뇨병을 선택한 이유는 비만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눔은 비만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기업이다. 당뇨 관리는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비만 관리와 유사하다. 실제로 비만과 당뇨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국 정부는 의료비용 절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이를 위해 예방이란 개념을 더 강하게 도입하고 있습니다. 질병을 치료하는 것보다 발병하기 전에 관리해서 예방하면 의료비를 크게 줄일 수 있고 실제 국민 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저희가 주목한 시장입니다.”
모바일 앱 최초로 미국 질병예방본부 승인
미국 공식 당뇨 예방 프로그램(DPP)으로 2002년 뉴잉글랜드 의약저널에 실린 ‘당뇨병 예방 연구법’이 있다. 미국 건강 관리 기관 대부분이 이 매뉴얼을 사용한다. 당뇨 발병 직전에 나타나는 증상이 있다. 3년 이내 당뇨 발생률이 높아지는 위험기다. 이를 전 당뇨기라고 한다. 예방 프로그램을 적용하면 전 당뇨기 3년 후 당뇨 발병할 확률이 58%나 감소했다. 정 대표는 이 프로그램을 앱으로 만들어 눔 코치에 적용했다. 지금까지는 당뇨 예방 프로그램을 받으려면 의료기관에 직접 다녀오거나 프로그램 진행 과정을 전화로 상담해야 했다. 당뇨 관리 앱을 만들어 제공한 덕에 프로그램 참여자가 늘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당뇨 예방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우리는 없던 시장을 새로 만든 게 아닙니다. 직접 의료기관을 찾거나 전화로 진행했던 상담을 모바일 앱으로 대체했습니다. 가격이 합리적이고 사용도 더 편하게 만들었을 뿐이지요.”

눔 코치는 2014년 모바일 앱으로는 최초로 미국 질병예방본부(CDC)에서 당뇨 예방 프로그램으로 승인받았다. CDC 홈페이지에 나온 추천 프로그램에 당당히 눔 코치의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보험사와의 협력도 늘렸다. 미국 대형 보험사인 애트나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고객 서비스를 위해 눔의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고 싶어했다. 애트나는 직접 앱을 개발해왔다. 하지만 고객 만족도가 낮았다. 업계에서 자리 잡고 인정받는 눔의 앱을 그대로 활용하길 원했다. 유럽 최대 보험사인 알리안츠에서도 같은 제의가 들어왔다. 보험사가 눔의 건강 예방 프로그램을 자사 회원들에게 제공해 미리 건강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주로 당뇨 같은 만성질환에 적합하다. 정 대표는 이를 ‘인슈어테크(insurance+technology)’ 산업이라고 불렀다. 글로벌 보험사인 애트나·알리안츠생명와의 제휴 덕에 업계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이미 이 부문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 달한다. 2016년 들어 병원과의 협업도 급물살을 탔다. 뉴욕 자마이카 병원, 위스콘신 최대 의료기관인 오로라 헬스케어와 계약을 하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2018년 1월엔 더 큰 변화가 있다. 모바일 당뇨 관리 서비스가 보험수가 적용 대상이 된다. 미국 의료보험 관리 기관은 CMS(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다. 이 기관은 65세 이상 노인과 저소득층의 의료보험을 관리한다. 가입자 수가 무려 2200만 명에 달한다. 늘어나는 의료비용에 고민하던 CMS는 모바일 앱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당료 예방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눔 코치’도 주목받았다. 예컨대 사용자의 5%만 당료를 피할 수 있어도 환자 110만 명의 치료비를 줄일 수 있다.

정 대표에겐 확장성이 중요한 이슈다. 점점 고착화되는 앱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지가 고민이다. 헬스 트레이너 앱을 다이어트로, 그리고 당뇨 관리 분야로 영역을 넓혀온 이유다. 눔은 당뇨 관리에서 진단 분야로 확장을 준비 중이다. 심혈관계 질환 관리도 주목한다. “글로벌 IT 기업과의 다양한 협업도 진행 중입니다. 눔이 쌓아온 경험과 기술을 살려 사회에 도움이 되는 건강 관리 솔루션을 꾸준히 제공하겠습니다.”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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