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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촛불집회] 95만 촛불…전국 각지서 들불처럼 일어난 민심

 
19일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95만여 개의 촛불이 타올랐다. 서울에선 광화문 등에서 65만명(경찰 추산 18만명)이 집회와 행진을 하며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지방에서도 광주 5·18민주광장에 6만여 명(경찰추산 2만여 명)이 참여한 것을 비롯해 부산·대구·대전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촛불 집회가 열렸다.
 

중학교 3학년 학생이 내자동 입구 경찰에게 꽃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박종근 기자]


서울에서는 낮 12시 무렵부터 청계천 등 도심 곳곳에서 각종 집회가 열렸다. 오후 6시부터 광화문에서 열린 본 집회에선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시민들은 '바람이 불면 촛불이 꺼질 것'이라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에 맞서 'LED 촛불' 등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경복궁역 인근에선 경찰과 청와대 방향 행진을 주장하는 시위 참가자들이 밤 늦게까지 대치했다. 한 중학교 3학년 학생은 방어선을 구축한 경찰들에게 꽃을 전달하며 "비폭력"을 외쳐 시위대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1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진행된 횃불시위.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는  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통해 훼손된 민주주의를 바로 잡겠다 며 80년 5월 광주에서 열린 횃불시위를 재현했다.

1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진행된 횃불시위.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는 "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통해 훼손된 민주주의를 바로 잡겠다"며 80년 5월 광주에서 열린 횃불시위를 재현했다.

광주에서는 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진행된 '횃불시위'가 재현됐다. 시민 50여 명이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에 횃불을 들고선 가운데 출정가 제창과 시국선언문 낭독이 이어졌다. 이날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는 인구 73만 명(현재 147만명)이던 5·18 당시 30만 명이 참여한 시위를 재현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이날은 또 초·중·고교생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 등 학생들이 대거 참여했다. 광주 집회장을 찾은 학생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이석빈(15·중2)군은 "대통령이 국민의 세금으로 전세계를 빙빙 돌아다니더니 머리가 돈 것 같다"며 "해외 순방에 국민의 혈세 수십억원씩을 펑펑 써대는 대통령은 하야하라"고 말했다. 각종 특혜를 받아 이화여대에 입학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 등을 겨냥한 분노의 목소리도 쏟아냈다. 지난 17일 수능시험을 본 김민철(18·고3)군은 "누구는 죽어라 공부를 하는데 누구는 말 한마리만 사면 명분대생이 될 수 있는 상황에 분통이 터져 집회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또 집회장 안팎에서 '수능이 끝났다. 박근혜도 끝났다' '나랏일 손떼라' 등의 피켓을 들고 국정농단사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도 판단한다. 18세에게도 투표권을 달라'며 투표권을 요구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광주 5·18민주광장에 모여 촛불집회를 여는 시민들. [사진 오종찬 기자]

광주 5·18민주광장에 모여 촛불집회를 여는 시민들. [사진 오종찬 기자]

 
광주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한 이재명 성남시장. [사진 오종찬 기자]

광주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한 이재명 성남시장. [사진 오종찬 기자]

이재명 성남시장도 이날 광주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이 시장은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에서 함께 촛불집회를 하게 돼 영광"이라며 "민주주의를 뒤흔든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또 "역사적으로 학생들이 집회에 나와서 권력이 이긴 적이 없다"며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대통령에게 우리가 월급주는 머슴임을 일깨워주자"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주최 측 추산 5만여 명(경찰추산 1만여 명)이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다. 이날 오후 5시 사전집회를 시작으로 서면 쥬디스태화 백화점 등에서 ‘박근혜 하야 10만 부산 시국대회’가 열렸다.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대통령 하야·퇴진’, ‘이게 나라냐’, 박근혜 대통령을 사법처리하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하야’ 구호를 일제히 외쳤다. 수능을 마친 고3 학생 등 청소년들은 ‘청소년이 주인이다’ 고 적힌 팻말을 들고 나왔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도 많았다. 고교 2학년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나라 돌아가는 걸 보니 도저히 공부가 안 돼 나왔다”며 퇴진을 요구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표창원 의원 사회로 ‘부산시민과 함께하는 시국토크’를 열고 “부산이 일어나면 정권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대전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대전 10만 시국대회`. [사진 김성태 기자]

대전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대전 10만 시국대회`. [사진 김성태 기자]

대전에서는 둔산동 타임월드 인근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대전 10만 시국대회’가 열렸다. 시민 1만5000여 명(경찰추산 5500명)이 참석한 집회에는 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새누리당 해체’ ‘이게 나라냐’ ‘재벌도 공범’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수능을 마치고 친구들과 촛불집회에 참가했다는 김윤석(18)군은 “그동안 나오고 싶었지만 수능 때문에 참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본인의 잘못을 모르는 것 같아 학생들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세종시 호수공원에서도 오후 5시30분부터 시민 1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집회가 열렸다.

충북 청주에서는 오후 5시 충북도청 앞에서 촛불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1만명(경찰추산 4500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도로에 앉은 시민들은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분노를 드러냈다. 임예성(17)군은 “대통령은 검찰조사와 특검 수사에 성실히 응하고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에서는 춘천시 석사동 로데오 사거리 등에서 촛불시위가 열렸다. 박근혜 정권 퇴진 춘천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는 강원대학교 놀이패 ‘한마당’의 길놀이,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대구시 중구 동성로서 열린 촛불집회. [사진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시 중구 동성로서 열린 촛불집회. [사진 프리랜서 공정식]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LED촛불시위를 벌였다. “촛불은 바람이 불면 다 꺼지게 돼 있다”는 김진태 의원의 발언에 꺼지지 않는 LED촛불을 들고 나왔다. 김준성(50)씨는 “김 의원의 촛불 발언에 화가나 1000원짜리 LED촛불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도 광주시 퇴촌면 비롯해 수원·성남·화성·시흥·군포·오산 등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19일 오후 5시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사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국민주권 경기운동본부’ 발대식과 ‘수원시민 촛불문화제’가 잇따라 열렸다. 시민들은 ‘수원시민 열 받았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헌법 파괴 국기문란 박근혜 퇴진’, ‘국민의 뜻이다 박근혜 퇴진’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제주에서는 역대 촛불집회 중 최대 규모인 6000여 명(경찰 추산 2000여명)이 모였다. 이날 오후 6시 제주도내 103개 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은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박근혜 하야 촉구 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집회 시작된 직후인 오후 6시쯤 주최 측이 준비한 5000개의 촛불이 동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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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서는 가족단위 참가자, 각계 인사들의 참여가 줄을 이었다. 특히 중·고교 청소년과 대학생은 물론 초등학생까지 나와 촛불을 들었다. 허자연(35·여·제주시 오라동)씨는 “어린 아이들에게 누나·오빠들이 왜 저렇게 목소리를 크게 내며 분노의 함성을 외치고 있는지 직접 보고 느낄 수 있게 해주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임문철 제주행동 상임대표는 “단순히 비판만 하고 불평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새로운 제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앞으로 나가자”고 호소했다.

광주·부산·대전·청주·춘천·수원·제주=최경호·황선윤·신진호·최종권·박진호·김민욱·최충일 기자 ckhaa@joongang.co.kr
영상=최재선 choi.ja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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