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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터놓고 얘기하자” 예정된 1시간 넘겨 90분 단독회담

트럼프·아베 회담, 이방카·쿠슈너·펜스·플린 총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 둘째)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 셋째)가 17일 뉴욕 트럼프 자택에서 만났다. 맨 오른쪽은 딸 이방카, 맨 왼쪽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마이클 플린.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 둘째)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 셋째)가 17일 뉴욕 트럼프 자택에서 만났다. 맨 오른쪽은 딸 이방카, 맨 왼쪽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마이클 플린. [AP=뉴시스]

17일 오후 6시32분 미국 뉴욕 맨해튼 인터콘티넨털호텔 1층.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담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표정에선 안도감이 느껴졌다. 아베가 기자들 앞에 나타나 발표한 메시지는 딱 두 가지. 첫째는 “비공식 회담이라 자세한 회담 내용은 밝힐 수 없다”는 것. 아직 대통령 당선인 신분인 트럼프와의 대화를 일일이 밝힐 경우 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결례라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매우 따스한 분위기 속에서 흉금을 터 놓고 대화했고 트럼프는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확신했다”고 강조하는 대목에선 아베의 손 제스처가 커졌다. “서로 괜찮은 시기에 다시 만나서 보다 넓고 깊게 이야기를 나누기로 합의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가 이익 우선, 직감적 성격 공통점
아베 “당신과 오래 친밀하고 싶다”
골프 드라이버·셔츠 선물 주고받아
트럼프, 68층에서 내려와 배웅까지

트럼프 타워 꼭대기인 68층 트럼프 자택에서 이뤄진 이날 회담에는 트럼프의 ‘오른팔’ ‘왼팔’로 불리는 장녀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대기시켜 소개했다. 또 이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돼 명실공히 ‘트럼프의 외교 총괄’이 된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도 인사시켰다. 회담 후반부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을 합석하게 했다.

트럼프는 또 회담이 끝난 뒤 차량 대기장소까지 내려와 아베를 배웅했다. 서로가 최상의 예우를 갖추며 신뢰 쌓기에 나서는 모양새였다. 이날 회담에선 서로에 대한 배려가 유독 눈길을 끌었다.

아베는 이례적으로 약속시간 10분 전 회담장에 도착했다. “터놓고 깊숙한 대화를 하고 싶다”는 트럼프의 요청을 받아들여 통역과 단둘이서 회담장에 들어갔다. 트럼프도 마찬가지였다. 각료 인선 작업에 분주한 일정이었지만 “아베 총리에게 꼭 만찬을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을 의식한 아베 측이 정중히 사양했다고 한다. 회담 시간도 당초 예상했던 1시간에서 30분이나 길어졌다.

회담 후 아베는 트럼프에게 골프 드라이버를, 트럼프는 골프 셔츠와 골프용품을 아베에게 선물했다. 아베의 정치 롤모델인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 총리가 1957년 취임 직후 워싱턴을 찾아 당시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골프 라운딩으로 신뢰를 튼 것과 흡사한 전략이다.

일 정부 관계자는 “두 사람은 참으로 케미스트리(호흡)가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회담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자택을 찾아 훌륭한 친구 관계를 시작하게 된 것은 영광”이란 글과 사진을 올렸다.

한쪽은 ‘정치 로열 패밀리’에서 태어난 귀공자이고, 다른 한쪽은 외교·안보라고는 알지도 관심도 없던 사업가 출신. 하지만 두 사람 간에는 공통점이 많다. ‘강한 국가의 부활’을 외치고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을 도모하며 중국의 부상을 경계한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국가(사업)의 이익’에 도움이 되면 누구보다 발 빠르게 ‘직감’에 의한 결정을 하고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일본 측은 이날 아베는 의도적으로 예민한 주제는 깊숙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섣불리 초반부터 어긋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 다. 트럼프 측도 사전에 미 국무부 브리핑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아베는 트럼프 측에 몇 가지 힌트를 주었다고 한다.

먼저 자신이 금방 물러나지 않는 ‘장수할’ 동맹 지도자란 점이다. 아베는 이날 “당신과 ‘장기적으로(long-term)’ 친밀한 사이가 되고 싶다”는 말을 몇 차례 던졌다고 한다. 아베의 임기는 2018년 9월까지다. 하지만 내각지지율이 60%를 넘어서는 ‘고공 인기’로 내년 3월 자민당 승인을 거쳐 2021년 9월까지로 연장될 게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지지율 5%에 허덕이는 우리의 사정이 오버랩돼 착잡한 기분이었다. 아베 총리 숙소 로비에서 만난 일 정부 고위 인사는 기자를 알아보곤 대뜸 “한국은 정말 괜찮은 거냐”고 물었다. 그는 “부부가 집에서 싸우더라도 밖에 나와선 사이 좋게 하는 법인데 박근혜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도 못 오는 건 좀 심했다”고 걱정했다. 대꾸할 말이 없었다.

또 하나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 일 정부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이 문제를 이날 회담에서 어느 정도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는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다니구치 도모히코 내각 참여(자문역)가 회담 하루 전 CNN 등에 출연해 “독일은 (방위비 분담 비율이) 23%, 한국은 26%, 일본은 54%”라며 대대적인 홍보전에 나섰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일본은 한국(독일)과 다르다”란 점을 미국 언론을 통해 호소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4월 아베의 미 의회 합동연설 문안을 미국 측과 협의해 다듬었던 측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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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우리 분담률은 50%”라고 주장한다. 일본 측이 어떤 기준으로 그런 숫자를 인용했는지는 모르나 한국 정부가 “일본이 (이번 회담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해결해주면 좋겠다”고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면 큰 착각이었던 셈이다.

뉴욕=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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