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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건강·근로·돈 수명도 늘리자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사람이 너무 빨리 달려서 모자만 공중에 남아 있고 몸은 저 멀리 갔다가, 다시 돌아와 모자를 가지고 달려가는 만화 장면들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속도가 너무 빠르면 여기에 적응하지 못해 부작용들이 생기는 수가 많다. 우리나라 평균 수명도 40년 동안 2년마다 1년씩 길어졌으니 엄청난 속도다. 그러다 보니 길어진 수명에 적응하지 못해 갭(gap)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수명은 길어졌는데 건강수명은 길어지지 않다 보니 아픈 기간이 길어 삶의 질이 떨어진다. 이 외에도 근로수명과 돈의 수명이 수명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개인적, 사회적으로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다.

첫째, 건강수명을 늘려서 평균수명과의 갭을 줄여야 한다. 건강수명이란 평균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활동이 불편한 기간을 뺀 수명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2015년 건강수명이 73.2세로 평균수명 82.3세와는 약 9세 차이가 있다. 15년 전과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여자는 남자에 비해 3년 정도 더 아프니 유념해야 할 일이다. 유럽 등은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가 7세 정도이다.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은 개인적인 삶의 질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중요하다.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 수가 2030년에는 730만 명이 되고 2040년이면 약 12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일 이 시기에 평균수명 증가에 비해 건강수명이 따라주지 못한다면 많은 사람이 오랜 기간을 질병을 치료하는 데 보내야 한다. 사회적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된다.

둘째, 인적자본 수명인 근로수명을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는 주된 직장에서 퇴직하는 연령이 55세 전후이니 그 이후 활동할 수 있는 기간만도 30년이 남는다. 이 기간 동안 별다른 일을 하지 않다 보니 수명에 비해 정작 인적자본 가치는 일찍 사라져버린다. 나의 가치를 너무 빨리 퇴장시켜버리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문제다. 55~74세의 인구가 2030년에 1500만 명, 2040년에는 1450만 명이 된다. 총 인구의 30%에 해당하는 이들 인적자본 가치가 사장될 위험에 있다.

장수사회에서는 제일 수지 맞는 것이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이다. 일본의 수제구두 명인 키쿠치 다케오는 55세에 대학교에 입학하여 10년 동안 구두공부를 했다. 65세에 공부가 끝났으니 나이 들어 헛일했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90세가 넘어서도 일을 하고 있으니 이 투자는 잘한 셈이다. 장수시대에는 이것이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 일반적인 게 된다. 북유럽은 고령자 의무교육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대학교까지의 교육에만 집중되어 있는 우리의 교육체계도 고령화 시대에 맞게 빨리 변해야 한다.

셋째, 돈의 수명을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 65세 이상은 금융자산의 85%를 예적금과 같은 단기자산으로 갖고 있다. 고령자들뿐 아니라 젊은 세대의 퇴직연금 구성도 단기성 자산이 75%를 넘는다. 퇴직연금은 50년 이상을 운용해야 하는 초장기성 자산임을 감안하면 추운 겨울에 짧은 팔을 입고 있는 셈이다.

돈의 수명을 늘리는 방법은 연금과 장기투자이다. 연금은 종신토록 받는 것이기에 아주 수명이 긴 자산이다. 다만 방어적이고 보수적인 자산이므로 수익성보다는 리스크를 피한다는 관점에서 보유해야 한다. 장기투자는 무작정 자산을 오래 가지고 있자는 뜻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을 선택하자는 의미다. 1년의 시간으로 자산을 바라보면 예적금, ELS(주식연계증권), 단기채권 정도가 적합한 자산이 되나, 5~10년의 시계로 보면 인프라펀드, 리츠(REITs), 사모투자펀드, 해외주식, 해외채권 등으로 대상이 확대된다.

고령사회 초기 국면인 지금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자산이 약 1000조원에 이르는데, 2040년까지도 이 규모는 크게 확대된다. 국민연금이 줄어들 때면 퇴직연금이 증가한다. 이들 자산을 연금과 투자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명이 어깨동무를 하고 달려갈 때 네 다리가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건강수명, 근로수명, 돈의 수명을 늘려 평균수명의 리듬을 따라야 한다.


김 경 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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