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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조선업계, 3년 뒤 LNG 추진선 특수 기대

천연액화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LNG 추진선이 수주 절벽 앞 조선업계를 구할까.

2020년 국제 협약 환경 기준 강화
정부, LNG 추진선 육성 대책 발표
노후 선박 교체 사이클 당겨질 듯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열린 제18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LNG 추진선박 연관산업 육성 방안’을 보고했다. 앞으로 전세계 LNG 추진 선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마련한 대비책이다.
국제 운항 선박은 국제해사기구(IMO)협약에 따라 2020년 1월부터 황산화물(SOx) 함유 비율이 0.5% 이하인 연료를 사용해야 한다. 현재 기준(SOx 함유비율 3.5% 이하)에서 한층 강화된 것이다. 새 요건을 맞추려면 국제 운항 선박은 ▶저황연료(디젤 등)를 쓰던지 ▶연소후 배기가스에서 황을 제거하는 장치를 추가로 부착하거나 ▶근본적으로 황이 없는 LNG를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업계에선 이 방법 중 경제성이 가장 높은 LNG 추진선 신규 발주와 LNG 연료 사용이 가능하도록 선박을 정비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육성안에도 이를 전제로 한 지원책들을 담았다. 주된 내용은 ▶정부·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부터 LNG 추진선을 시범 도입하고 ▶ LNG 추진선의 항만시설 사용료를 감면해주는 등 세제 지원책을 펴고 ▶중장기적 LNG 추진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이다.

세계적으로 LNG 추진선은 흔치 않다. 기술적으로 설계와 건조가 쉽지 않고 비용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선급협회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77척이 운행되고 있고 이중 3분의 1 정도는 카페리로 쓰이고 있다. 국제 운항 선박이 6만대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치다. 하지만 규제 도입으로 앞으로는 컨테이너선 등으로 LNG 추진선의 용도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지원 안에서 정부가 2025년까지 국내 발주선박 중 LNG 추진선의 비율을 10%(20척)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운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렇게 되면 최악의 수주 절벽을 맞고 있는 조선 업계의 숨통이 다소 트이기 때문이다. 올해 빅3의 누적 선박 수주는 33억 달러로 연초 목표의 10% 정도에 그치고 있다. 선박 수주가 최악을 통과하고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지만 지난 3년간 이어진 수주 가뭄 때문에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정부에서 LNG 추진선 수주가 나오고 관련 산업을 육성할 경우 조선사들은 업황 개선이 점쳐지는 2018년 상반기까지 버틸 여지가 생긴다. 현재는 유가가 떨어지면서 조선업체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해양플랜트 입찰이 중단됐고, 내년 9월 하순에나 신규 입찰이 시작될 예정이라 그 전까지 버틸 물량이 절실하다. 2020년 1월부터 황산화물 규제가 시작되니, LNG 추진선 발주에서 인도까지 2~3년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2018년 이전 발주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 조선 업계의 희망섞인 계산이다.

조선 업계는 그동안 황 함유량 제한 규제 발표, 선박평형수 처리창치(BWMS) 규제 발효 등으로 세계 노후 선박 교체 사이클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해 왔다. BWMS 규제도 해양생태계 파괴와 교란을 방지하기 위해 선박 평형수의 유해 수상생물과 병원균을 제거한 뒤 배출하도록 규정한 법안으로 역시 조선업계에선 호재 요인으로 꼽힌다. 2020년까지 이 요건을 갖춰야 하는 400t급 이상 선박은 100만~500만 달러를 들여 배를 수리하는 것보다 신규 발주를 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 박무현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 중고선의 95%가 기계식 엔진을 탑재하고 있어 황산화물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연히 LNG 추진선 시대가 개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5000척에 달하는 탱커선이 8년의 시간을 두고 전량 이중선체선으로 교체된 것보다 더 많은 선박 교체 수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엑손 발데스 호의 알래스카 좌초를 계기로 의무화된 이중선체선이 세계 조선업의 호황을 이끈 것처럼, 황산화물 규제에서도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영선 기자, 세종=이승호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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