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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시대, 아직도 인간이 필요한 이유

아트센터 나비 ‘AI와 휴머니티’전
프랑스 작가 모리스 베나윤의 ‘브레인 팩토리’. 뇌파 측정 수신기를 머리에 쓰고 감정을 데이터 시스템으로 변환, 시각화한 추상 조각을 3D 프린터로 뽑아낸다.

프랑스 작가 모리스 베나윤의 ‘브레인 팩토리’. 뇌파 측정 수신기를 머리에 쓰고 감정을 데이터 시스템으로 변환, 시각화한 추상 조각을 3D 프린터로 뽑아낸다.

주요 언론사가 힐러리 클린턴이라 헛짚은 제45대 미국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를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는 정확한 분류작업으로 예견했다.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 대국에서 최종 승리한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는 인류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줬다. 15일 서울 서린동 아트센터 나비(관장 노소영)에서 개막하는 ‘아직도 인간이 필요한 이유: AI와 휴머니티’는 전시 제목에서 이미 21세기 문명이 대면하고 있는 ‘고도 기술시대의 윤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효율성과 합리성에서 인간이 따라갈 수 없는 초 지능과 우리는 어떻게 어울려 살아갈 것인가.

노소영 관장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기계에게 윤리적 삶을 가르치다 보니 어떻게 사는 게 더 인간다운 것인가 질문하게 되고 예술과 기술의 훌륭한 협업이 가능해졌다”고 인사했다. “정의와 사랑 등 더 높은 가치를 인공 지능에게 가르쳐 줄 방법은 아직 없지만 그래서 더 인류애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트센터 나비와 함께 작업한 아르만도 아리스멘디 IBM 왓슨그룹 부사장은 “AI는 이미 실용 분야뿐 아니라 음악 작곡과 패션 등 예술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이용되고 있다”고 긍정적 청사진을 펼쳐보였다. 기업마다 AI를 바라보는 관점이 상이함은 ‘오그멘티드 인텔리전스(증강 지능)’, ‘코그니티브 인텔리전스(인지 지능)’ 등으로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다. 노 관장은 “창작자 뿐 아니라 일반인도 이미 우리 곁에 와있는 인공지능을 생각하고 미래를 준비하자는 뜻에서 역설적인 전시 제목을 붙였다”고 말했다.
영어 동화 교사 ‘로보 판다’.

영어 동화 교사 ‘로보 판다’.

국내외 미술가와 프로그래머, 디자이너가 출품한 15점은 난이도와 내용 모두 들쭉날쭉하고 낯설지만 진지한 문제의식은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아이들에게 환영받을 법한 영어 동화 교사 ‘로보 판다’는 귀여운 로봇 판다의 역할이 인공지능의 긍정적 미래상을 보여준다. 재활 의료 분야에서 활약할 ‘라파엘 스마트 재활 솔루션’은 뇌졸중 같은 중추신경계 질환 환자들이 센서가 달린 장갑을 끼고 다양한 실생활 프로그램을 연습하는 게 듬직했다.

전시도 볼 만 하지만 관련 프로그램이 알차다. AI 관련 ‘넥스트 콘텐트 콘퍼런스’가 15~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콘퍼런스 룸에서 ‘미래,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열린다. 아르만도 아리스멘디 IBM 부사장이 기조연설하고 켄릭 맥도웰 구글 프로듀서,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골란 레빈 카네기멜론대 교수, 모리스 베나윤 홍콩 성시대 교수 등이 발표한다. 다음 달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에서 이어지는 ‘글로벌 AI 해카톤(해킹하다+마라톤 합성어, 한정된 시간 동안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실행에 옮기는 활동)에는 서울대 바이오지능 연구실, 아트센터 나비 E.I Lab, 조지아공과대 뮤직 테크놀로지 센터, 뉴욕대학 인터렉티브 텔레커뮤니케이션, 영국 골드스미스대학 디지털 스튜디오 등이 참여한다.

전시는 내년 1월 20일까지. 02-2121-1031.

글·사진=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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