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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복·상복 다 터졌네, 한국 사위 니서방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오른쪽)가 한국 프로야구 진출 6년 만에 정규시즌 MVP로 뽑혔다. 니퍼트는 이날 다승·평균자책점·승률상도 받았다. 니퍼트는 이날 시상식에 1년 전 결혼한 아내와 함께 등장했다. 아내와 입맞춤 하며 기쁨을 나누는 니퍼트. [뉴시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오른쪽)가 한국 프로야구 진출 6년 만에 정규시즌 MVP로 뽑혔다. 니퍼트는 이날 다승·평균자책점·승률상도 받았다. 니퍼트는 이날 시상식에 1년 전 결혼한 아내와 함께 등장했다. 아내와 입맞춤 하며 기쁨을 나누는 니퍼트. [뉴시스]

‘니서방’이 웃다가 울었다.

올 다승·평균자책점·승률 3관왕
최형우 제치고 MVP까지 수상
한국말로 “여보, 사랑해” 입맞춤

더스틴 니퍼트(35·두산)가 1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다승(22승)·평균자책점(2.95)·승률(0.920) 등 3관왕에 오른 니퍼트는 프로야구 출입기자단 투표에서 1위표(8점) 62장, 2위표(4점) 35장, 3위표(3점) 2장 등 총 642점을 얻어 530점의 최형우(33·삼성)를 제쳤다. 기아자동차 K7 하이브리드(3600만원 상당)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은 니퍼트는 “(키 2m3㎝인 내가 탈 수 있는지) 문을 열어봤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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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결혼한 한국인 아내와 함께 시상식장을 찾은 니퍼트는 소감을 발표하다가 벅찬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믿기지 않는다. 이 눈물은 동료들을 위한 것이다. 나이를 먹고 있는 내가 쟁쟁한 후보들을 이겨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무대 위에선 팀 동료를 찾았지만 무대에서 내려오자 아내만 바라봤다. 니퍼트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둘은 보란듯 입을 맞췄다. 니퍼트는 한국말로 “여보, 사랑해”라고 말했다. 2014년 전처와 이혼한 니퍼트는 지난해 여러 부상이 겹쳐 6승(5패)밖에 올리지 못했다. 힘들 때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올해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니퍼트는 “아내에 대한 나쁜 내용의 글들 때문에 힘든 시간이 있었다. (아내가) 지나가듯 말했지만 상처가 있었다. 그래도 아내는 나를 잘 내조해줬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두산 팬들은 그를 ‘니느님(니퍼트+하느님)’이라 부르며 경의를 표한다. 그러나 아내 앞에서 그는 다정한 ‘니서방’이었다.

두산 선수들은 그를 ‘(니)퍼트 형’이라고 부른다. 두산에서 6년을 뛰는 동안 니퍼트가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당시 스카우트 담당자의 말을 들어보면 니퍼트가 왜 한국에서 롱런했는지 알 수 있다.

니퍼트는 지난 2010년 텍사스 소속으로 샌프란시스코와의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 나섰던 불펜 투수였다.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와 쓸만한 체인지업을 던졌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입지가 불안했다.

두산 스카우트 담당자는 “당시 니퍼트는 항상 마이너리그로 떨어질 걱정을 했다. 그래서 일본이나 한국에서 뛸 생각도 갖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일본 지진에 대한 걱정 때문에 일본 팀 입단을 꺼린다는 얘기도 들어 에이전시(보라스 코퍼레이션)와 적극적으로 협상했다”고 전했다.

두산이 본 니퍼트의 최고 강점은 ‘투구 각도’다. 큰 키 덕에 릴리스 포인트가 높아 ‘내려 꽂는’ 피칭이 가능하다. 한국 타자들은 키 2m가 넘는 정통파 투수를 상대할 기회가 없었다. 이 담당자는 “당시 니퍼트가 슬라이더도 던지긴 했지만 실전에서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두산에서 선발로 던지며 슬라이더와 커브의 완성도를 높였다. 계속 발전하는 과정을 본 두산 투수들이 ‘퍼트 형’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니퍼트가 한국에서 2년간 26승을 거두자 2012년 말 요미우리와 소프트뱅크 등 일본의 부자구단들이 스카우트에 나섰다. 그러나 니퍼트는 한국 생활에 충분히 만족했다. 니퍼트가 성공하자 다른 구단들도 키 2m 안팎의 대형 투수들을 찾았지만 니퍼트처럼 강력하면서 꾸준한 선수가 없었다.

지난해 부진과 부상 때문에 올해 니퍼트의 성적을 걱정하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35세 나이에도 니퍼트의 파워는 떨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기술적으로 매년 발전하고 있다. 경기 초반에는 강력한 직구로, 후반에는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2016년 두산의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의 일등공신은 단연 니퍼트였다.

외국인 투수로는 2007년 두산 다니엘 리오스에 이어 두 번째, 타자를 포함해도 네 번째 MVP를 그가 차지한 것도 당연했다.

김효경·김원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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