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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급감한 연탄 기부, 벌써 추워지는 겨울

최종권 내셔널부 기자

최종권
내셔널부 기자

저소득 서민과 빈곤층은 경기침체로 요즘 어느 때보다 더 어렵다. 특히 올해 연탄 후원이 크게 줄어들면서 겨울나기 걱정이 태산이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때부터 개인·기업·공공기관 등의 후원을 받아 저소득층에 연탄을 무료로 나눠줘 온 비영리법인 ‘연탄은행’ 관계자들의 표정은 요즘 많이 어둡다. 14일 연탄은행에 따르면 전국 31곳 연탄은행에 들어온 연탄은 지난 9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25만 장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40만 장)보다 37.5%(15만 장)가 줄었다. 각 지역 연탄은행은 연탄 배달 스케줄을 잡아놓고도 후원이 줄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전국의 연탄은행 사정을 들여다보면 팍팍해진 기부 인심을 실감할 수 있다. 충북 연탄은행의 경우 지난 9월 10일부터 지금까지 182가구에 3만7000여 장의 연탄을 공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만여 장)과 비교하면 26%가 줄었다. 가득 차 있어야 할 창고에 남은 연탄은 900장에 불과하다.
연탄 기부가 줄어 14일 서울 노원구에 있는 서울연탄은행 창고 곳곳이 비어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연탄 기부가 줄어 14일 서울 노원구에 있는 서울연탄은행 창고 곳곳이 비어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강원도 춘천의 연탄은행은 지난 9월 28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 시행 이후 지난 10월 한 달간 모금한 연탄이 2만7000장뿐이다. 지난해 10월(6만 장)의 절반 수준이다. 전북 전주의 연탄은행도 10월 한 달간 모금한 연탄이 3만 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만 장)의 절반도 안 된다.

연탄은행 측은 청탁금지법 시행과 최근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와중에 기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줄어든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체 연탄 후원의 70% 정도를 차지했던 공공기관·기업의 참여가 줄어든 것을 크게 아쉬워하고 있다. 허기복 연탄은행 대표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합법적인 기부나 후원에도 인색해지고 최근 최순실 사태까지 불거지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맘때 하루 30~40통씩 걸려왔던 후원 문의도 요즘엔 서너 통으로 줄었다고 한다.

허 대표는 “빈곤층 한 가구당 한 달에 연탄 150장을 보냈지만 하는 수 없이 가구당 100장으로 줄여서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와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분출하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는 전국에서 100만 명이 모여 촛불을 밝혔다. 유모차를 몰고 나온 주부, 수능을 코앞에 둔 고3생, 80대 노인까지 거리에서 “나라를 바로 세우자”고 외쳤다.

잘못된 정치를 바꾸려는 촛불은 활활 계속 밝혀야 마땅하다. 동시에 한 장에 573원 하는 연탄으로 추운 겨울을 버텨야 하는 빈곤층 이웃에게도 눈길과 온정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글=최종권 내셔널부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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