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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탄핵으로 가고…내각제 개헌해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13일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해 "정치체제에 변화를 가져오지 않고선 안 된다. 내각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각제는 혼자 국가를 끌고 가는 게 아니다. 내각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함께 해야 하니까 개인적 횡포를 부릴 소지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 안팎에서 총리 1순위로 지목되는 김 전 대표는 "총리와 탄핵은 별개의 문제"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권한을 다 내려놓고 야당과 합의해서 총리를 선출하면 그 총리가 전권을 갖고 당분간 나라를 이끌어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차기 총리의 대선 출마 불가론에 대해선 "총리가 되는 순간 대선 출마는 어차피 불가능하다. (대선 출마 생각이 있는) 그런 사람이라면 총리를 안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관련, "대미 수출이 20~30조원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인터뷰 전문은 18일 발행되는 월간중앙 12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2일 광화문광장에 100만 명이 모여 '퇴진을 외쳤다. 그런데 야권에선 해법을 두고 논란이 있다.

"야당이 굉장히 애매모호한 거다. 어제 국민의 분노는 나라를 혼란에 빠트리라는 건 아니지 않나. 대통령을 그만두게 하는 방법은 법적으로는 사실 탄핵밖에 없다. 곧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시작한다고 하니까 국회에서는 탄핵안을 발의할 수밖에 없다. 탄핵 절차를 밟아서 통과되든 안 되든 그거야 나중에 생각할 일이다."

-탄핵으로 가면 절차가 너무 늦어지는 것 아닌가.

"늦어지지 않는다. 야당은 야당대로 이해관계가 있으니까 야당과 대통령 사이에 절충을 하는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권한을 다 내려놓고 대통령과 야당이 합의해서 총리를 선출하면 그 총리가 전권을 갖고 당분간 나라를 이끌어갈 수밖에 없다. 총리가 누가 되더라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는 별개의 문제다. 탄핵은 탄핵대로 국회에서 진행돼도 관계가 없다."

-검찰 수사도 못 믿겠다는 여론이 많다.

"검찰도 아마 어제 국민의 뜻을 파악했을 거다. 특검에서 다른 결과가 나오면 검찰은 자기 생존의 문제가 생긴다."

-총리가 될 사람은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다음에 총리가 되는 사람은 어차피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물러날 때까지 관리해야 할 사람이다. 그 사람보고 대선에 출마하지 말라는 게 무슨 필요가 있나. 총리가 되는 순간 대선 출마는 어차피 불가능하다. 그런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총리를 안 할 것 아닌가."

-야권 대선주자들의 입장이 엇갈리는 것 같다.

"이 사태는 결국 정치권이 해결해야 할 거 아닌가. 정치권이 시민과 어울려버리면 그 다음에 어떻게 행동할 건가에 대한 식별을 못하게 된다. 4ㆍ19나 6월 항쟁도 정치권이 공짜로 얻은 거다. 정치권이 아무런 기여를 안했다. 야권도 처음에는 자제하는 듯하다가 국민적 분노가 세지는 것 같으니까 '우리가 같이 했다는 걸 역사에 남기자' 그래서 다 나온 것 같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5%에 불과한데도 야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여전히 20%를 밑돈다.

"그 사람들의 한계다. 대통령에 대한 반대가 자기네에 대한 찬성으로 착각하면 큰일 난다. 그래서 내각제를 하자는 거다. 최순실 사태는 대통령제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내각제는 혼자 국가를 끌고 가는 게 아니다. 내각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함께 해야 하니까 개인적 횡포를 부릴 소지가 없다. 그 대통령제를 또 하면 대한민국은 발전할 가능성이 없다. 지난 70년 동안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했던 정치체제, 경제운용 체제를 바꾸려면 개헌을 1차적으로 해야 한다."

-총리가 되면 개헌을 제1과제로 삼을 건가.

"난 총리에 별 관심도 없다. 사람이 무슨 일을 하려면 모든 여건을 참작해서 ‘내가 하면 이런 일을 진짜 할 수 있다’는 확신을 했을 때 자리에 가는 거다. 총리에 대해선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ㆍ위로는 임금 한 명 있고 아래로는 만백성이 있다는 뜻)이라고 해서 대통령 다음에 제일 높은 사람이라고 착각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이번 총리는 다르지 않나. 대통령의 전권을 대행할 수 있다.

"이번 총리라는 게 단기간 동안 재직할 수밖에 없는데 그게 무슨 업적을 쌓을 수나 있는 기간이냐. 과도적으로 관리밖에 못하는 기간이다."

-제3지대론이 다시 탄력을 받는 듯하다. 예전엔 비박도 포함됐는데 이번 사태로 새누리당은 참여가 힘들어지지 않았나.

"정계가 개편되면 그럴 가능성이 꽤 크다고 본다. 나는 제3지대라 하지 않고 비패권지대라고 한다. 새누리당은 지금의 형태로는 정당으로서 지속하기 힘들거다. 국민으로부터 이미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새누리당은 공동의 책임을 져야 한다. 대통령한테 말 한 마디 못하고 지금까지 온 것 아닌가. 국민이 심판할 텐데. 비주류, 비박도 예외없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

-최순실 사태의 핵심에는 또 재벌이 있다. 결국 경제민주화인가.

"대통령이 관련된 부정적인 문제가 터질 때마다 전부 재벌이 관련돼 있다. 이번 사태도 삼성이 제일 먼저 최순실 딸 정유라 승마 지원해준 걸로 시작되지 않았나."

-해법은 내각제와 경제민주화로 정리된다. 수순은 어떻게 될까.

"경제민주화는 내각제가 이뤄진 후 다음 정부가 할 일이다. 국민의 분노가 대통령만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사회가 극도로 양극화돼서 기득권층과 비기득권이 부딪히면 저런 분노가 재계를 향해서도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정치민주화를 국민이 이룬 거지, 정치권이 이룬 게 아니다. 경제민주화도 정치권이 못 이루면 국민이 이루게 된다. 이번 사태도 분명히 재벌이 공범인데, 재벌에 대해선 별로 이야기를 안 한다. 그게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고질적인 과제다."

-미국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우리나라도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트럼프는 미국 위주로 가겠다는 거다. 당연히 트럼프가 말한 한미 방위비 분담 문제, 한미 자유무역헙정(FTA), 한미상호방위조약 등 처음부터 다시 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한미 관계는 상호관계가 아니라 갑을관계로 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미 수출이 20조~30조원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대미외교를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잘하는 게 아니다. 그게 가장 큰 문제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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