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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엄청 몰릴 미국 인프라 업종 관심 가져라





‘예측 불가능 시대’ 전문가 11인의 투자전략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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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 12시 35분. 개장 후 2014까지 오르던 코스피 지수가 77포인트(3.9%)나 하락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우세하다고 보도했던 외신들이 잇따라 도널드 트럼프가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을 바꾸면서다. 느긋하게 점심 식사를 하던 국내 대표적인 가치투자가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황급히 모든 펀드매니저를 소집했다. 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영국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된 이후 두 번째 ‘예측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고민하지 않았다. 곧바로 수백억어치 주식을 매수했다. 허 부사장은 “시장 상황에 휩쓸려 주가가 하락했다면 싼값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며 “브렉시트 때도 투자원칙을 지켰고 그때 사들인 종목은 현재까지 5% 이상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처럼 ‘예측불가능 시대’엔 허 부사장처럼 확고한 투자 원칙과 빠른 판단이 나침반이 될 수 있다. 중앙SUNDAY가 금융사의 증권·부동산·외환·자산운용 전문가 11명의 조언을 바탕으로 최근의 불확실성 공포에 맞서 현명하게 자산을 굴리는 5가지 전략을 뽑았다.



 



[‘예측’ 하지 말고 ‘변동성’을 주시하라]



‘트럼프 쇼크’가 맞다. 코스피 지수는 하루 단위로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고 있다. 9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후 2% 넘게 하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바로 다음날 2.3% 오르며 안정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3일째인 11일엔 외국인 매도세로 0.9% 떨어졌다.



상당수 금융전문가는 트럼프 당선 여파,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국내 정치 불안 등 국내외 변수로 금융시장은 연말까지 변동성이 클 것으로 봤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말까지 각국의 정치·경제 전문가들이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을 점검하는 동안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며 “1948년 대선에서도 토마스 듀이가 여론 조사에서 앞섰으나 실제로 해리 트루먼이 승리하면서 한 달간 S&P 500지수가 고점 대비 약 10% 하락했다”고 말했다.



특히 연말 최대 변수로 꼽히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놓고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린다. ‘금리 인상시기나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비관론과 ‘저금리 정책을 고수한다’는 낙관론이다. 의견이 분분한 것은 트럼프 당선자의 통화정책 노선이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치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며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동시에 자신을 ‘저금리 인간(low interest rate person)’이라고 지칭하면서 저금리를 선호하는 상반된 입장을 보여왔다”며 “통화정책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발언으로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만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시장의 관심사는 다음달 4일로 예정된 이탈리아 국민투표로 옮겨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도 시장 예측과 반대로 투표가 부결될 경우 마테오 렌치 총리가 물러나고 반유럽연합(EU) 운동을 펼치는 제1 야당인 오성운동이 집권할 수 있다”며 “그 결과 유로화시스템이 흔들리고 보호무역주의가 유럽으로 확산되면 세계 금융시장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엔 금펀드가 골드바보다 낫다]



투자 심리가 불안할 때는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게 현명하다.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조건부채권(RP),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 금융상품으로 자금을 굴리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다. 강지현 하나은행 도곡PB센터장은 “고액자산가들은 이미 7~8월부터 만기가 돌아온 상품은 현금으로 보유하거나 단기금융상품에 넣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 중에서도 금값이 올 들어 많이 올랐다. 10일 기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값은 온스당 1265.5달러로 연초 이후 17% 상승했다. 특히 트럼프가 당선이 확정된 직후엔 5% 이상 급등하며 1338.3달러까지 치솟았다. 설문 응답자 중 3명은 금 투자가 앞으로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위험회피(헤지) 수단으로 유리할 것으로 추천했다. 강 센터장은 “다만 단기적으로 투자할 경우엔 골드바 같은 현물(現物)보다 금펀드가 낫다”면서 “최근 금값이 많이 오른데다 실물로 구입하려면 부가가치세·거래수수료 등 15% 안팎의 추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펀드는 각국 증시에 상장된 금광 업체 등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11일 기준)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26개 금펀드(ETF 제외)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7.5%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4%)과 비교하면 성과가 뛰어나다.



 



[미국 건설·물류·금융업에 주목하라]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인플레이션, 정확히는 리플레이션(Reflation)이 주목 받고 있다. 리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나는 현상 또는 불황기에 통화 완화와 재정 확대로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자는 저금리 기조 속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기업 감세 정책으로 경제 살리기에 나설 것”이라며 “이는 연준 의장을 놓고 옐런과 경합했던 로렌스 서머스 미국 전 재무장관(하버드대 교수)이 3년 전 미국이 구조적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기 위한 해결책으로 제시한 방법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유승민 팀장 역시 “앞으로 미국 정부는 대규모 재정정책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기대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이며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리플레이션으로 투자 가치가 오를 곳은 미국 기업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돈이 몰릴 기업은 건설·운송 등 인프라 업종이다. 곽현수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자는 인프라 투자 공약으로 제시한 금액은 약 1조 달러로 클린턴 후보의 공약(2750억 달러)에 비해 3배 이상 많다”며 “2011년 이후 5년간 침체했던 산업재 주가가 오를 것”으로 봤다. 또 최근 트럼프 정권 인수팀이 금융권 규제 강화 법안인 도드-프랭크법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해 금융주도 수혜 업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업종이 공약을 넘어 실제로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분석한다. 트럼프 정치후원금의 절반 가량이 건설과 운송 그리고 금융업종에서 모였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에선 이미 인플레이션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당선 직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올 들어 처음으로 2%를 넘어섰고, 다음날 0.15%포인트 상승하는 등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이미 시장은 트럼프의 재정확대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프라 투자에 따른 원자재 수요가 늘 것을 고려하면 원자재 관련 통화인 호주 달러가 미국 달러보다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매력적인 대체투자를 찾아라]



변동성이 큰 장에선 주식 등 전통적인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헤지펀드·경영참여형 사모펀드 같은 대체 투자에 나서야 한다. 이승호 하나대투증권 청담금융센터 상무는 “요즘은 시장을 예측하기 어렵고 불확실성도 커져 마땅한 투자처를 찾는 게 쉽지 않다”며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야만 적어도 5%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올 들어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이 커진 분야도 한국형 헤지펀드(투자형 사모펀드)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주식·채권·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국내외 시장과 상관없이 연 5~7% 꾸준한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단 사모펀드에 속하기 때문에 49인 이하 소수 투자자만 가입할 수 있다. 7일 NH투자증권(지난달 28일 기준)에 따르면 전체 헤지펀드 수는 212개로 지난해 말(36개)보다 176개 증가했다. 이 중 인벡스자산운용의 ‘인벡스 공모주 1호’가 올 들어 수익률 21.2%를 올려 1위다. 파인밸류자산운용의 ‘파인밸류 IPO플러스’(14.5%), 브로스자산운용의 ‘브로스 형제R’(14%)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뱅크론·농산물 등 다양한 방식의 대체투자 펀드도 유망투자처로 꼽았다. 뱅크론펀드는 신용등급이 낮은 미국 중견기업에 담보를 받고 자금을 빌려주는 변동금리형 선순위 담보대출에 투자하는 펀드다. 특히 변동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에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 이자가 올라가 펀드 수익률이 상승하는 게 특징이다. 올 들어 세계적인 이상 기온 현상이 잦아지면서 농산물 펀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농산물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11일 기준)은 3%다. 조재영 NH투자증권 강남PB센터 부장은 “올 겨울엔 태평양 수온이 평균보다 낮아지는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농산물 펀드 수익률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세차익 노린 부동산은 정리해라]



부동산 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 이후 투자 심리가 위축된데다 향후 부동산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 팀장은 “내년부터 2년간 76만 가구가 쏟아지기 때문에 본격적인 공급과잉을 겪을 것”이라며 “여기에 부동산 시장을 받쳐온 저금리가 연말께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로 흐름이 바뀔 수 있어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실수요자라도 대출은 집값의 30%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집값이 정점을 찍고 2008년처럼 침체기에 빠질 수 있을까. 김연화 팀장은 “다양한 부동산 규제가 쏟아진 것은 비슷하지만 당시엔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 대외적인 영향이 더 컸기 때문에 현재와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양용화 하나은행 PB사업본부 부동산 센터장 역시 “현재 분양시장만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2008년처럼 전반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지는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가능성은 낮지만 공급과잉으로 2020년 무렵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 할 수 있다”며 “입주 물량이 몰리는 지역에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부동산을 갖고 있다면 연말까지 정리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은 위축된 반면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연 4~5%대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어 자산가들의 관심이 여전히 많다. 김연화 팀장은 “올 들어 수익형 부동산 가격도 많이 올라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역세권 중심으로 수익률뿐 아니라 공실률이 5% 미만인지 꼼꼼하게 살펴본 후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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