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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와 트럼프 만남의 이면…계급장 뗀 두 남자의 '복수극'

두 남자가 처음으로 만났다. 한 남자는 현재의‘세계 권력.’ 다른 남자는 한 달여 뒤의 ‘세계 권력’이다. 두 남자는 피부색만큼이나 정치적 목표, 배경 등이 확연히 다른 사람이다. 둘은 지난 몇 년 동안 서로를 조롱하며 상대를 치열하게 깎아 내린 사이다. ‘사적 원한’이 아주 깊고 큰 사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10일 마침내 백악관에서 만났다. 두 대통령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AP=뉴시스]

두 남자가 처음으로 만났다. 한 남자는 현재의‘세계 권력.’ 다른 남자는 한 달여 뒤의 ‘세계 권력’이다. 두 남자는 피부색만큼이나 정치적 목표, 배경 등이 확연히 다른 사람이다. 둘은 지난 몇 년 동안 서로를 조롱하며 상대를 치열하게 깎아 내린 사이다. ‘사적 원한’이 아주 깊고 큰 사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10일 마침내 백악관에서 만났다. 두 대통령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AP=뉴시스]

영화의 어떤 시나리오보다 극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피하고 싶었던 순간이다. 반대로 트럼프 차기 대통령 입장에서는 절치부심 꿈에 그려왔던 순간. 일단 겉으로는 정권 인수인계라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두 남자의 치열했던 ‘개인 간 골목 싸움’이 들어있다. 그래서일까. 예정된 15분 미팅은 90분으로 늘어났다.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오바마 실명 "배리 소토로(Barry Soetoro)”
2008년 경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 캠프가 오바마의 미국 출생에 의혹을 제기했었다. 잠잠해진 이 이슈를 트럼프가 3년 뒤에 다시 끄집어냈다.

트럼프 “오바마 실명은 배리 소토로”
오바마, 만찬장서 트럼프 'X망신' 줘
두 '세계 권력'의 극적 백악관 만남


2011년 3월 라디오 프로그램 ‘로라 잉그럼 쇼’에서 트럼프는 “그(오바마 대통령)는 출생증명서가 없거나, 만약 있다면 거기에는 그에게 아주 안 좋은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또 폭스뉴스 ‘폭스&프렌즈’에 출연해 “오바마의 실명은 배리 소토로다. 이후 그는 '버락 후세인 오바마'로 이름을 바꿨다. 일반인들이 오바마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며 오바마를 의혹 투성이의 인물로 묘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어머니 앤 던햄이 인도네시아 출신의 로로 소토로와 결혼하며 한동안 ‘배리 소토로’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오바마는 1980년 남가주 옥시덴탈 칼리지 재학 중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어머니와 할머니에게 “더 이상 나를 배리라고 부르지 마라(No more Barry)”라며 자신의 출생 때 이름인 ‘버락’으로 불러달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또 오바마가 과거 백인 테러리스트 빌 에어스와 어울리고 다녔다는 점도 집중 부각했다.(※에어스는 시카고 지역에서 교육개혁 운동을 하면서 오바마와 친분을 다졌다. 에어스는 1960년대 국방부 등을 상대로 폭탄 테러를 시도해 체포된 바 있다.)
백악관 만찬서 트럼프 조롱
트럼프가 자신의 이름과 출생지를 비롯해 인생 자체에 대해 수많은 의혹을 제기하자 오바마도 가만히 있을리 만무. 2011년 말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에서 오바마는 작심하고 트럼프를 공격했다. 트럼프도 초청된 만찬 자리에서 오바마는 "내 출생 논란이 끝났기 때문에 트럼프가 이제 달 착륙이 조작됐는지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트럼프를 조롱했다.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져나왔다.

오바마는 또 “하와이 주가 내 출생신고서를 공개했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내 출생 비디오를 공개하겠다”면서 디즈니 만화 ‘라이온 킹’의 인트로 부분을 동영상으로 틀었다. 이어 “나의 출생신고서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이제 트럼프는 이보다 훨씬 중요한 (총격사망한 힙합거물인) 2팍과 노토리어스 B,I.G.를 누가 살해했는지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조크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나온 조크는 트럼프의 신경을 건드릴만 했다.

오바마는 “당신은 ‘실레브리티 어프렌티스(NBC 프로그램)’를 진행하며 정말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지 않나”라며 “릴 존(랩퍼)과 미트 로프(록커) 중에 누가 더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했는지 판단하기 위해 그는 새벽까지 잠을 못 이뤘을 것이다. 결국 개리 비지(할리우드 배우)를 해고했는데, 나 역시 결정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정말 잘 결정했다”며 트럼프를 조롱했고 청중은 웃음바다가 됐다.

중앙 자리에 앉아있던 트럼프는 오바마의 조롱에 애써 웃는 표정을 지었다. 오바마는 최고 권력자였고, 그는 일개 부동산업자였다. 뉴욕타임스 등 언론은 이 순간이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작정한 계기라고 전했다.
'칼 돋은' 공개 설전
트럼프는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직후에 돌풍을 일으켰다. "오바마는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그의 말에 지지자들이 열광했다. '트럼프 돌풍'이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잡히면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돌자 오바마도 다시 트럼프 맹공에 들어갔다. 지난 2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고, 8월에는 "대통령으로서 적합하지 못하다”고 비난했다.

특히, 선거 캠페인 막바지에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 보다 더 열심히 유세 활동을 했다. 평정심을 잃지 않고 ‘쿨’하기로 유명한 오바마지만 지난 2주 동안 유세하면서 흥분되고 격앙된 모습도 보였다. 지난 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 때 청중이 소란을 피우자 "조용히 하세요(Hold up)!”라고 18번이나 외쳤다. 마치 '트럼프가 당선되는 것을 절대 볼 수 없다'는 듯 했다. 보수언론 브라이트바트는 당시 장면에 대해 "오바마가 평정심을 잃었다(Obama lost his cool"이라고 전했다.
첫 역사적 만남
11월10일.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인 자격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을 받고 백악관을 찾았다.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과는 처음 만나는 것”이라며 “(오바마는) 아주 좋은 사람”이라며 “인수인계 과정에서 그의 조언도 계속 들을 것이며, 그와 아주 만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바마도 "트럼프가 성공해야 미국이 성공하는 것"이라며 부드러운 정권 이양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수사'에 불과하다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두 대통령은 계급장을 떼고 한판 붙고 싶은 감정을 숨기고 있다.

원용석 LA중앙일보 기자 won.yongsu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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