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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다문화여성 글쓰기 교육…“한국어 문예집 내는 게 목표”

10일 전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문예지 발간을 위한 글쓰기 교육’에 참여한 이주여성들이 김은주 지도사에게 시 쓰기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김준희 기자]

10일 전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문예지 발간을 위한 글쓰기 교육’에 참여한 이주여성들이 김은주 지도사에게 시 쓰기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김준희 기자]

“시는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솔직하게 쓰는 거예요. 어렵지 않지요.”

중국·러시아 등 10개국 출신 19명
전주다문화센터서 시·수필 배워
“초등학생 딸 일기 맞춤법 봐주기도”
수업 결과물 엮어 내달 문집 출간

10일 오전 전북 전주 중앙시장 내 전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김은주(52·여) 글쓰기 지도사가 외국에서 시집 온 이주여성 10여 명을 대상으로 ‘시 쓰기 수업’을 하고 있었다. 김 지도사는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처럼 비교적 짧고 쉬운 한국 시를 소개하면서 수업을 진행했다. 이때 갑자기 방글라데시 출신 이연아(37·여)씨가 “선생님, 송사리가 뭐예요?”라고 물었다. 김 지도사가 “물고기”라고 답하자 이씨는 “아, (전주)천변에서 봤어요”라며 웃었다.

전주 지역 이주여성들이 문예지 발간을 목표로 한국어 배우기에 나섰다. 전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지난달 6일 개강한 ‘문예지 발간을 위한 글쓰기 교육’에 10개국 출신 이주여성 19명이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한국어 교육은 오는 24일까지 8주 과정으로 진행된다.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수업에는 중국·러시아·일본·베트남·태국 출신의 이주여성들이 참여하고 있다. 센터 측은 수강생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시와 수필 등 다양한 형식의 글로 엮어 다음달 문예지로 발간할 방침이다. 주수진(44·여) 사회복지사는 “한국어가 서툰 이주여성들에게 글쓰기 교육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한국 생활 적응에 도움을 주는 게 수업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주여성들은 앞서 지난 3일에는 한국에서 겪은 일들을 토대로 한 상황극을 펼치기도 했다. 4명씩 조별로 한글 대본을 쓰고 배역을 맡은 상황극에서는 한국 생활의 어려움이 소개됐다. 몽골 출신 간제제그(38·여)씨 조는 이주여성 2명이 시장에서 고등어를 사는 상황을 다뤘다. 극 중에서 생선가게 주인은 이주여성들이 “고등어가 싱싱하지 않은 것 같다”고 하자 “생선은 다 냄새 나지 뭘…”이라며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외국 사람들이라 말도 안 통하고 문제도 참 많네”라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가게 주인은 한국인 손님이 나타나자 태도가 급변했다. 이주여성들은 웃는 얼굴로 한국 주부에게 싱싱한 고등어와 덤까지 챙겨주는 주인의 모습을 보며 모두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진 상황극에선 한국인 시어머니와 베트남 며느리 간 문화적인 차이를 담아 이주여성들의 애환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들 이주여성이 한국어 공부에 빠진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한국 생활 7년 차인 간제제그씨는 “수업시간에 자녀 얘기나 한국에서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다”고 말했다. 일본인 야마구치 카나코(40·여)씨는 “초등학교 1학년 딸이 일기를 쓸 때 띄어쓰기나 받침을 가르쳐 줄 수 있어서 너무 보람 있다”고 했다. 수강생 중 유일한 남성인 일본인 가타오카 타다아키(67)씨는 “30년 넘게 일본과 한국을 왔다갔다 했는데 이제는 한국인 아내와 죽을 때까지 한국에서 살려고 한국어를 배운다”고 말했다. 김 지도사는 “이주여성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것이 한글 받침과 조사”라며 “남은 강좌에서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최대한 높임으로써 더욱 알차게 문예지를 꾸미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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