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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미국] 30대에 맨해튼에 첫 호텔…지고는 못사는 ‘거래의 달인’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5일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 유세 도중 아내 멜라니아를 소개하며 그의 볼에 입을 맞추고 있다. 트럼프는 8일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5일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 유세 도중 아내 멜라니아를 소개하며 그의 볼에 입을 맞추고 있다. 트럼프는 8일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70)는 이민자의 후손이다. 1946년 독일계인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와 스코틀랜드 태생인 어머니 메리 애니의 3남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대통령 당선된 트럼프는 누구
자수성가한 독일계 이민자 후손
뉴욕군사학교서 ‘마초’ 기질 익혀

종잣돈 100만 달러로 부동산 사업
초고층 빌딩 ‘트럼프 제국’ 일궈

98·99년 사업차 한국 두 차례 방문
대우건설과 합작 ‘트럼프 월드’ 분양

그의 아버지는 뉴욕 브루클린과 퀸스 일대에 중산층과 서민용 임대주택을 지어 자수성가한 부동산 개발업자다. 자식들에게 공사장에 떨어진 못이 있으면 주우라고 할 정도로 검소하고 철저했다. 그는 트럼프에게 “인생은 경쟁”이라고 가르쳤다. 경쟁에서 이겨야만 살아남는다는 승부사 DNA가 트럼프에게 각인됐다. 트럼프는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아버지”라고 말한다.
도널드 트럼프의 어린 시절 모습. 트럼프는 1946년 뉴욕 퀸즈에서 태어났다. [중앙포토,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의 어린 시절 모습. 트럼프는 1946년 뉴욕 퀸즈에서 태어났다. [중앙포토, AP=뉴시스]

어린 시절 트럼프는 문제아였다. 2학년 때 음악 교사를 때려 눈을 멍들게 한 일도 있었다. 어려서부터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었다.

트럼프의 부모는 열세 살의 트럼프를 사립 기숙학교인 뉴욕군사학교에 집어넣었다. 규율과 남성다움을 강조하는 군사학교 문화가 사춘기의 트럼프를 지배했다.

그는 이어 뉴욕의 포덤대에 진학해 2년을 다닌 후 아이비리그에 속한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로 편입해 경제학을 전공했다.
1975년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자신의 5성급 호텔에서 아버지 프레드와 같이 선 트럼프. [중앙포토, AP=뉴시스]

1975년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자신의 5성급 호텔에서 아버지 프레드와 같이 선 트럼프. [중앙포토, AP=뉴시스]

대학 졸업 후 트럼프는 아버지처럼 부동산 개발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아버지와는 스케일이 달랐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100만 달러(현재가치 680만 달러, 약 78억원)를 종잣돈으로 맨해튼에 뛰어들었다. 당시 맨해튼은 불황이었다. 거리엔 노숙자가 넘쳐났다. 하지만 트럼프의 눈에는 기회가 보였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 졸업 후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아 부동산 개발업자가 된 트럼프(사진 왼쪽), 장녀 이방카와 함께한 트럼프(오른쪽). [중앙포토, AP=뉴시스]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 졸업 후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아 부동산 개발업자가 된 트럼프(사진 왼쪽), 장녀 이방카와 함께한 트럼프(오른쪽). [중앙포토, AP=뉴시스]

28세의 트럼프는 그랜드 센트럴 역 인근의 코모도 호텔 재개발을 선택했다. 뉴요커들은 20대 젊은이의 무모한 도전으로 여기고 무시했다. 그의 수완이 빛을 발했다. 그는 호텔 하얏트와 손을 잡았고, 은행에선 융자를 받았다. 뉴욕시로부턴 40년간 재산세 면제라는 유례없는 지원을 이끌어냈다. 수천만 달러를 절약한 셈이었다. 80년 재개장한 호텔은 대성공이었다. 그는 일약 뉴욕 부동산업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그의 나이 34세 때였다. 곧이어 5번가에 센트럴파크가 내려다보이는 58층짜리 호화 주상복합 빌딩인 트럼프타워를 세웠다. 아파트는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트럼프타워는 그의 본거지가 됐다. 트럼프는 맨해튼 곳곳에 자신의 이름이 붙은 초고층 빌딩을 올리며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바꿔나갔다. 트럼프가 스스로 밝힌 재산 규모는 87억 달러(약 9조9000억원)다.

그가 부동산 재벌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비결은 ‘거래의 기술’로 집약된다. 시련의 시기였던 90년대를 헤쳐 나온 과정도 그랬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기대하며 카지노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한 것이 화근이었다.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에 세운 트럼프 타지마할 카지노가 망했다. 그의 사업은 네 차례의 파산을 겪었다. 그러나 그는 파산법을 이용하고 은행과의 벼랑 끝 협상에서 재기의 기회를 얻어 기사회생했다. 95년 그가 신고한 손실만 9억1600만 달러(약 1조원). 이후 18년간 소득세를 면제받은 것도 그가 다시 일어서는 밑천이 됐다. 이 때문에 그는 대선 과정에서 세금 회피 의혹에 시달렸다.
92층 건물인 트럼프 타워 시카고 앞을 지나는 트럼프(사진 왼쪽), 1999년 대우건설 초청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대우건설은 ‘트럼프 월드’ 아파트를 선보였다. [중앙포토, AP=뉴시스]

92층 건물인 트럼프 타워 시카고 앞을 지나는 트럼프(사진 왼쪽), 1999년 대우건설 초청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대우건설은 ‘트럼프 월드’ 아파트를 선보였다. [중앙포토, AP=뉴시스]

2000년대 트럼프는 대중 속으로 높이 날아올랐다. 2004년 NBC방송의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견습생)’를 진행하면서다. 연봉 25만 달러의 트럼프 계열사 관리자를 채용하는 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트럼프는 참가자들에게 “너는 해고야(You’re fired)”라는 독설을 퍼부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트럼프 자신이 대중 스타가 된 것이다. 그는 최근까지 미스USA, 미스유니버스 등 미인대회를 열어왔다. 그는 부와 명성에 대한 대중의 욕구를 꿰뚫고 있었다.

부동산 개발과 TV 출연 과정에서 트럼프는 중요한 역량 하나를 키웠다. ‘언론 다루기’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내용이더라도 기사가 크고 많이 실리면 결국 자신에게 유리한 홍보가 된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언론이 나를 이용하듯이 나도 언론을 이용한다. 일단 주목받으면 내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다”(저서 『불구가 된 미국』)는 계산이 형성됐다. 언론 활용술은 정치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에게 최고의 무기가 됐다.

트럼프는 하루아침에 정치판에 뛰어들지 않았다. 2000년 개혁당 경선에 출마했다가 포기했고, 2012년엔 공화당 경선을 저울질하다가 불출마했다. 하지만 2013년 100만 달러를 들여 은밀히 대선 성공 가능성을 조사했다. 정치적 야망을 오랜 기간 숙성시켜 온 셈이다. 개발 구상-건설-홍보-매매라는 부동산 프로젝트 순서와 다르지 않았다.

트럼프는 술·담배·마약을 하지 않는다. 여덟 살 위인 형의 죽음이 계기였다. 형은 과음으로 43세에 죽었다.

그는 세 번 결혼해 5명의 자녀를 뒀다. 슬로베니아 모델 출신인 지금 부인 멜라니아와는 2005년 혼인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주목받고 있다. 대우건설이 99년부터 서울·부산 등 7곳에 분양한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트럼프 월드’가 한 가지 사례다. 브랜드 사용료가 700만 달러에 달했다. 트럼프는 98년과 99년 두 차례 방한했다. 당시 대우건설 초청으로 방한했던 트럼프는 “한국 아파트의 온돌 마루나 보안시스템이 미국에도 적용할 만한 것 같다”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 경제계엔 트럼프가 나온 와튼스쿨 출신이 꽤 있다. 이봉서(한국능률협회장) 전 상공부 장관, 안용찬 애경그룹 부회장, 구본걸 LF 회장 등이다. 이들은 ‘와튼 클럽 오브 코리아’라는 모임을 유지하고 있다.
관련 기사
 
트럼프의 삶 그리고 도전
1946년 7월 14일 뉴욕 퀸즈에서 출생
58 뉴욕군사학교(중·고교) 입학
64 포덤대학 입학
66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편입
68 와튼스쿨 졸업
71 ‘트럼프 그룹’ 물려받아 부동산 개발사업 시작
77 이바나 트럼프와 결혼
78 맨해튼 그랜드하얏트 호텔 개장
81 맨해튼 트럼프 플라자 개장
83 맨해튼 트럼프 타워 개장
87 공화당 입당
88 맨해튼 플라자 호텔 인수·트럼프 재단 설립
89 타임지 표지 게재
90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 타지마할 카지노 개장
91 이바나 트럼프와 이혼
92 영화 ‘나홀로 집에2’ 출연
93 말라 메이플스와 재혼
96 미스유니버스 조직위원회 인수
99 메이플스와 이혼, 개혁당 입당
2000 개혁당 대선후보 출마 후 경선 포기
2001 민주당 입당
2003 NBC 방송 ‘어프렌티스’ 진행
2005 멜라니아 트럼프와 재혼, 트럼프대학 설립
2009 공화당 입당
2015 공화당 대선 경선 출마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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