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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순실 측근 박원오 “문체부 국장 잘린 거 봤냐” 삼성 협박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최순실(60)씨 딸 정유라의 승마 훈련을 지원하기 위해 삼성을 협박한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8일 “박씨가 지난해 8월 ‘승마선수단 구성 및 200억 지원 프로젝트’를 삼성 측에 제안하면서 ‘문체부 국장 잘리고, 승마협회 직원들 날아간 거 보지 않았나. 그런 리스트를 누가 줬겠냐’며 협박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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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최씨의 측근으로 정유라를 승마계에서 키워준 인물로 지목받고 있다. 정씨가 어렸을 때 처음 말을 타고 훈련을 시작한 곳이 뚝섬 서울승마훈련장이었는데 당시 박씨가 훈련원장이었다. 박씨는 정씨의 훈련 편의를 봐주면서 최순실-정윤회 부부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승마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을 끌어들여 유망 선수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자기 이익을 챙기는 인물들이 스포츠 분야에 가끔 있는데 박씨가 그 전형”이라고 말했다. 실제 박씨는 ‘전무’로 불렸지만 2009년 1월 이후 승마협회에서 받은 공식 직함이 없다. 2008년 12월 승마협회 공금 87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이 확정돼 실형을 살았다. 승마협회 규정상 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은 임원을 맡을 수 없다. 그러나 그는 전무 해임 이후에도 폭넓은 인맥을 앞세워 승마계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러다 최씨가 비선 실세로 위세를 떨치자 회장사인 삼성에 ‘승마 선수 육성’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접근해 왔다.

최씨와 박씨의 관계는 ‘승마선수단 구성 및 200억 지원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불과 넉 달 만인 2015년 말에 틀어졌다. 승마업계에서는 그 이유를 각자의 이해관계가 달랐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승마업계 관계자는 “최씨는 딸의 지원을 확보하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었으나 박씨가 자기 비즈니스에 골몰하면서 관계가 삐걱댔다”고 전했다.
검찰은 8일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 특혜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수사관들이 삼성 서초사옥에서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검찰은 8일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 특혜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수사관들이 삼성 서초사옥에서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박씨의 ‘자기 비즈니스’는 선수단 선발 과정과 지원금 관리 등을 의미한다. 박씨가 제안한 프로젝트는 삼성 지원을 받을 선수단을 6명 규모로 꾸리도록 설계돼 있었다. 박씨는 정유라씨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의 선수를 자신의 입김으로 뽑으려 했다. 당시 승마선수들 사이에서는 박씨가 꾸리는 전지훈련단을 ‘로또’로 여겼다. 승마 전지훈련은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금전적 부담이 큰데 이를 기업 후원으로 대신할 수 있어서다. 더구나 훈련을 마치고 나면 국가대표 선발과 메달권 진입 가능성도 높일 수 있었다. 박씨는 선수 선발을 앞세워 승마 분야에 영향력을 넓히고 삼성 지원금도 주무를 생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수단 구성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로또 당첨’을 놓고 승마선수들 사이에서 파벌 싸움이 치열해졌다. A선수를 포함시키면 B선수 쪽에서, B씨를 뽑으면 또 다른 선수 쪽에서 극심하게 반대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등 내홍이 심해졌다.

승마업계 관계자는 “최씨는 선수단 구성 지연으로 딸에 대한 지원이 빨리 확정되지 않아 답답해하던 차에 박씨가 자신의 위세를 앞세워 이권 챙기기에만 골몰하는 걸 괘씸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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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독일에 있는 최씨의 회사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와 별도 지원 계약을 맺은 것도 이 과정에서 불거졌다. 최씨는 박씨에게 선수단 구성과는 별도로 정유라만 먼저 지원받을 수 있도록 삼성과 별도 계약을 맺을 것과 독일로 직접 송금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삼성은 박씨에게 “법적 요건을 최대한 갖추기 위해 용역비 지원 형식으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수차례에 걸쳐 건너간 삼성 지원금 35억원은 정유라의 말 구입비와 훈련비 등에 사용됐다.

글=박태희·송승환 기자 adonis55@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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