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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적 사태라도 합법적 룰로 푸는 게 순리”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는 7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사회 원로들을 만나 정국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회동 뒤 문 전 대표는 “대통령이 거국 중립내각 구성 후 국정에서 손을 떼는 것이 해법”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뉴시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는 7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사회 원로들을 만나 정국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회동 뒤 문 전 대표는 “대통령이 거국 중립내각 구성 후 국정에서 손을 떼는 것이 해법”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뉴시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남재희(82) 전 노동부 장관과 박승(80) 전 한국은행 총재,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인 안경환(68) 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정국 대처법을 물었다.

문재인 만난 사회 원로들 조언
남재희 “대통령 하야 주장은 성급”
안경환 “극단적 체제 변경 안 돼”
박승 “안보 챙기고 민생 협조를”

세 사람은 한목소리로 문 전 대표가 국정 공백에 대해 책임감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남 전 장관은 “문 전 대표가 (야권 인사 가운데) 가장 신중하고 바른 태도를 취하는 게 아니냐”며 “혁명적 사태를 혁명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부작용이 많다”고 강조했다. 야권 대선주자 가운데 문 전 대표가 대통령 하야를 꺼내지 않고 있다는 점을 거론한 발언이었다. 문 전 대표는 하야 요구를 한 적은 없지만 “정치적 해법을 찾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중대 결단’을 할 수 있다”는 선까지 압박 수위를 끌어올려 놓은 상태다. 하지만 남 전 장관은 “국민감정은 바로 하야지만, 좀 성급한 이야기”라며 “충분히 법적 절차를 진행한 다음에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이미 대통령은 좀비 대통령”이라는 말도 했다.

안 전 위원장도 “비록 밤마다 (촛불)집회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과거에 경험했던 아주 극단적인 체제 변경 같은 것은 좀 더 신중하게 고려돼야 하지 않겠느냐”며 하야 문제에 부정적 의견을 냈다.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국민성장’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 전 총재는 “국정 공백이 장기화할 우려가 있는 게 큰 문제”라며 “문 전 대표가 안보와 국방을 각별히 챙겨봐야 하고, 경제와 민생에 관심을 갖고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조언했다.

문 전 대표는 “이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을 더 부끄럽게 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뜻을 존중해서 국정의 공백과 혼란을 하루빨리 끝낼 수 있는 결단을 스스로 내려주는 것이 박 대통령에게 남은 마지막 도리”라고 주장했다. 이에 남 전 장관이 “가급적 합법적 룰에 따라서 풀어나가는 게 순리”라고 하자, 문 전 대표는 “그렇게 해야 되는데, 국민, 특히 야권을 지지하는 지지층들은 분노 때문에 ‘야당이 뭐하느냐’ ‘빨리 하야 대열에 동참하라’는 압력이 있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이날도 대통령 하야 카드를 선택하지 않았다. 회동 뒤 문 전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박 대통령이 ‘국회와 협의해 총리를 추천하고,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한 후 국정에서 손을 떼는 게 해법’이라는 데 공감했다”며 “총리를 바꾸고 개각을 하면 거국 중립내각의 법무부 장관으로 하여금 (최순실씨 국정 농단 사건) 수사를 지휘하게 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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