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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부친 재산이 최씨 일가 종잣돈…최태민 추징법 만들어야

1975년 9월 2일 대한구국선교단과 서울시의사회의 자매결연식에 큰영애 박근혜양이 참석했다. 오른쪽은 총재 완장을 두른 최태민 총재. [중앙포토]

1975년 9월 2일 대한구국선교단과 서울시의사회의 자매결연식에 큰영애 박근혜양이 참석했다. 오른쪽은 총재 완장을 두른 최태민 총재. [중앙포토]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뿌리는 22년 전 사망한 아버지 최태민(1912~94)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목사’보다 ‘무당’에 가까운 최태민의 정체를 비롯해 권력형 비리를 통한 축재 과정, 숨겨 놓은 재산의 실체 등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방치한 것이 오늘 최씨 일가의 비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최씨 일가의 대물린 권력형 비리가 하나둘 드러나면서 부당하게 형성된 이들의 일가 재산을 국가가 환수해야 한다는 사회적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구국선교단과 미르는 꼭 닮은꼴
권력 앞세워 기업 상대로 돈 뜯어
88년 기준 120억 빌딩 등 축재
22년 전 죽은 최태민이 나라 흔들어
전두환 추징법처럼 재산 환수를

신흥종교·이단문제 전문가로 활동하다 테러를 당해 숨진 고(故) 탁명환(1937~94) 국제종교문제연구소 소장은 생전의 기록에서 ‘최태민의 재산’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탁 소장은 “최태민이 재벌급 기업인들에게 받은 돈으로 아현동 고개에 있던 서울신학대학 건물을 매입했다. 그 건물은 당시 너무나 덩치가 크고 비싼 값이라 12년간이나 감히 누구 한 사람 살 엄두도 못 내는 것이었다”며 “최태민이 나와서 9억원에 매입했다. 지금(글을 쓴 1988년)으로 따지면 90억원이 훨씬 웃도는 돈이다. 게다가 수리비 등 3억원을 더해서 12억원쯤 들었다. (88년 기준으로) 120억원짜리 건물인 셈이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당시 최태민이 숨겨둔 재산의 덩치가 컸고, 그게 최순실 일가 재산 축적의 종잣돈으로 쓰였다는 얘기다. 탁 소장은 “당시 야인 생활을 하던 김종필씨도 최태민의 그러한 행각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를 했고, 바로잡아보려 했으나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고 밝혔다. 그때마다 큰영애(박근혜 대통령)가 ‘방패막이’를 자처했기 때문이라고도 전했다.

탁 소장의 기록에 의하면 지금 최순실의 국정 농단 수법은 ‘아버지의 노하우’를 그대로 빼다 박았다. 최순실이 설립한 ‘미르 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최태민이 창설한 ‘구국선교단’과 ‘구국십자군’에 해당한다. 전자는 한류를 통한 애국(愛國), 후자는 멸공을 통한 구국(求國)을 내세웠다. 실은 둘 다 국정 농단과 재산 축재를 위한 핵심 창구였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권력으로 재벌급 기업인들을 압박해 돈을 뜯어내는 방식도 흡사했다. 한마디로 ‘그 아버지에 그 딸’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당한 10·26 사건 직후 신촌의 S호텔과 청계천7가의 S호텔에 최태민을 겨냥한 수사본부가 꾸려졌다. 수십 명의 수사진이 달라붙어 한 달간 전국적 규모로 수사를 했다. 당시 수사책임자는 도모 검사였고, 현재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탁 소장은 “당시 수사에서 15억여원의 행방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고 생전에 의혹을 제기했다.

수사진 앞에서 최태민은 예금통장 등 돈 문제에 대한 모든 책임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돌렸다고 한다. 시해당한 박정희 대통령의 자녀를 어떻게 대할지는 당시 정치적 문제였다. 이런 정치적 고려 끝에 결국 최태민에 대한 수사 결과는 발표조차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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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최태민에 대한 수사 결과를 남김 없이 공개하고 지금은 ‘최순실 일가의 재산’이 돼 있을 최태민의 재산 내역을 밝히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당시 수사기록은 어딘가에 남아 있고, 최태민을 수사했던 검사들도 생존해 있다. 나아가 ‘최태민 추징법’을 제정해 부정 축재 재산은 국가가 환수할 필요도 있다. 전례도 있다. 불법 취득 재산에 대한 ‘전두환 추징법’이 2013년 국회에서 제정·시행됐다. 불법재산인 줄 알면서도 가족 등 제3자가 이를 취득한 경우 추징·환수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7일 ‘최태민·최순실 특별법’을 이달 중 발의해 부정한 방법으로 축적한 재산을 환수할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백성호·문병주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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