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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쪽 선비정신 아쉬운 시대, 퇴계·남명 찾는 발길 이어져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이 국가적 위기의 해법을 역사에서 찾을 수 있을까. 선비정신이 하나의 교훈이 될 것이다. 요즘 선비정신 교육으로 발길이 이어지는 경북 안동 도산서원(陶山書院)과 경남 산청 덕천서원(德川書院)을 찾아가 보았다. 두 서원에 모셔진 퇴계(退溪) 이황(李滉)과 남명(南冥) 조식(曺植) 선생은 영남학파의 양대 산맥이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1501년 같은 해 태어나 동시대를 살았다. 이들은 생전에 만난 적은 없지만 다같이 어지러운 시대를 맑고 의롭게 이끌려 했고 교육을 통해 그 뜻을 실천했다.
퇴계 이황의 안동 도산서원
지난 1일 선비 교육에 참가한 포스코 부장단이 퇴계 선생이 제자를 가르치던 도산서당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안동=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1일 선비 교육에 참가한 포스코 부장단이 퇴계 선생이 제자를 가르치던 도산서당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안동=프리랜서 공정식]

“대여섯 사람이 들어서면 꽉 찰 방입니다. 서당이 이렇게 작아요?”

도산 선비문화수련원 27만명 수료
기업 임원, 외국인 찾아 청렴 배워
“방 한 칸, 마루 한 칸 작은 서당
선생의 검소·청렴 되새기는 계기”

지난 1일 경북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 도산서원 안 도산서당 앞. 이날 오전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에 입교한 포스코 직원이 안내자의 설명을 믿기 어렵다는 듯 되물었다.

도산서당은 방 한 칸, 마루 한 칸, 부엌이 전부다.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이 57세에 직접 설계하고 지어 제자를 가르친 공간이다. 이 시기는 퇴계의 전성기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크고 화려한 서당을 지을 수 있었다. 선비의 검소와 절제가 배인 공간이다. 안내는 창원교육장을 지낸 하상수(63) 수련원 지도위원이 맡았다. 하 위원은 “퇴계 선생은 끼니마다 세 가지 반찬만 드셨을 만큼 검소하셨다”며 “그런 걸 전하고 싶어 아침에 창원에서 달려왔다”고 말했다. 가슴에 ‘경(敬)’자를 새긴 제복 차림의 연수생들은 모두 두루마기에 유건을 쓴 뒤 퇴계 선생의 위패가 있는 상덕사(尙德祠)에 두 번 절했다. 선비의 길을 따르겠다는 다짐이다.

포스코는 올 들어 임원에 이어 부장단으로 선비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뿐만이 아니다. 선비문화수련원 교육생은 2002년 224명으로 출발한 뒤 지난해는 7만3000여 명으로 늘었다. 현재까지 배출한 연수생만 31만2000명에 이른다. 범위도 공무원·교원·군인·기업인에서 학부모와 외국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는 10만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물질적으로는 풍요해졌지만 정신적으로는 더 빈곤해진 작금의 풍토에 대한 해답을 선비정신에서 찾기 위해서다. 특히 ‘김영란법’ 시행에다 부패 사건이 이어지면서 요즘은 선비들의 청렴이 주목을 받고 있다.
 
퇴계 이황

퇴계 이황

연수생들은 첫 번째 강의에서 퇴계의 삶을 접했다. 퇴계는 단양군수에서 풍기군수로 옮길 때 이삿짐이 책 상자 2개와 옷 보따리 1개, 수석 2개가 전부였다고 한다.

수련원 이사장인 김병일(71) 전 기획예산처 장관은 “청렴하지 않으면 결코 존경받는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배려하는 것도 선비의 덕목이다. 퇴계의 가르침을 이어받은 후학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 의병장 등으로 기꺼이 몸을 던지며 배운 걸 실천했다.

포스코 부장단 40여 명은 1박2일 동안 퇴계 종손과의 대화, 퇴계 명상길 산책, 종가 체험 등을 한 뒤 수료증을 받았다. 연수생들은 특히 퇴계 16대 종손 이근필(85) 옹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방문객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을 낮추는 모습에 놀란다. 연수에 참가한 권영철(53) 포스코 스테인리스압연부장은 “퇴계 선생의 삶을 통해 검소와 청렴을 근본부터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안동=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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