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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축구·농구 다 와그라노, 속타는 부산 아재

2016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는 ‘저주 시리즈’로 불렸다.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한 롯데
4연속 가을야구 실패 깊은 수렁

80·90년대 4회 우승한 축구 명가
지난해 2부 강등 올해도 승격 좌절

농구도 올 시즌 1승5패 꼴찌 추락
실망한 팬들 등 돌려 관중도 꼴찌

‘염소의 저주’에 시달렸던 시카고 컵스는 1908년 이후 108년 동안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고, ‘와후 추장의 저주’를 받았다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68년간 무관에 그쳤다는 건 잘 알려진 이야기다. 컵스는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기적적으로 ‘염소의 저주’를 풀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는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클리블랜드는 미국 오하이오주 북부에 위치한 인구 40만 명의 소도시다. 클리블랜드는 프로야구와 프로농구·프로풋볼 팀을 거느린 스포츠 도시이기도 하다. MLB 인디언스를 비롯해, 미국프로농구(NBA) 캐벌리어스,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브라운스 등이 클리블랜드를 연고로 활약 중이다. 그러나 클리블랜드는 지난 1964년 브라운스가 NFL 우승을 차지한 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어떤 종목에서도 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해 뉴욕 타임스는 ‘저주에 시달리는 스포츠 도시’ 순위를 발표하면서 클리블랜드를 1위로 꼽았다. 올해 4월 NBA 캐벌리어스가 우승하면서 저주의 고리를 끊는가 싶었다. 그러나 MLB 인디언스가 월드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으며 저주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다.

미국에선 클리블랜드가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불운의 도시라면 한국에선 부산을 꼽을 수 있다. 부산을 연고로 한 프로구단들은 오랫동안 동반 부진에 빠져 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24년간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올해는 8위(66승78패)에 그치며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성적 부진은 흥행 저조로 이어졌다. 올해 롯데의 홈 경기 관중은 85만2639명으로 10개 구단 중 4위다. 그러나 부산 사직구장(2만6800석·66경기)과 울산구장(1만2038석·6경기) 등 홈 경기 좌석 점유율에서는 46.3%로 9위다. 롯데의 객단가(관중 1인당 입장 수익)는 6766원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에 그쳤다.

350만 명 인구의 부산은 ‘야구의 도시’다.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2008년 롯데의 홈 평균 관중은 2만1901명이었다. 단일 시즌 최다 평균 관중이었다. 사직구장은 응원가 ‘부산 갈매기’를 열창하는 팬들로 가득했다. “사직구장이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란 말도 이 때 나왔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2012년을 기점으로 부산의 야구 열기는 급속도로 식었다. 지난 5년간 감독이 세 번(양승호→김시진→이종운→조원우)이나 바뀌었다. 올 시즌 손승락(4년 60억원)·윤길현(4년 38억원) 등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 큰 돈을 썼지만 성과가 없었다. 특히 경남 창원을 연고로 하는 NC 다이노스에 14연패를 당하는 수모도 겪었다.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는 전신 대우 시절을 포함해 K리그 4회(1984·87·91·97년) 우승을 차지한 명문 구단이다. 90년대 후반 김주성(52)·안정환(40) 등 스타플레이어를 앞세워 인기를 끌었다. 99년 부산의 평균 관중은 2만2870명으로 전체 1위였다.

부산은 2000년 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한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에는 K리그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정몽규(53) 대한축구협회장이 구단주인 부산은 올 시즌 2부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예산(약 100억원)을 쓰고도 1부리그 승격에 실패(5위)했다. 올해 평균관중은 1534명에 불과했다. 부산팬 김기범(33)씨는 “요즘 홈경기를 가면 관중을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다. 서포터스 이름이 POP(Pride of Pusan·부산의 자부심)인데, 옛말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프로농구 부산 kt는 코리아텐더를 인수해 2004년 창단했다. 정규리그 1위에 오른 2010~2011 시즌에는 사직체육관에 한 경기 1만2693명이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고, 최근 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도 1승5패로 최하위(공동 9위) 다. 무기력한 kt의 경기에 부산 팬들은 분노하고 있다. 올해 평균 관중은 1894명으로 10개팀 중 꼴찌다.

최효석 부산 MBC 야구 해설위원은 “부산 연고 팀들이 모두 부진해서 팬들이 느끼는 허탈감이 크다.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도 보이지 않아 부산 시민들의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고 설명했다. 전용대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부산은 열정적인 스포츠 팬을 보유했고,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지자체의 지원도 다른 대도시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한국 최고의 스포츠 도시’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구단 운영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린·김원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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