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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인줄 알고 운동하면 어깨 더 악화

일러스트 강일구 ilgook@hanmail.net



20년 넘게 테니스를 즐기는 김모(55)씨는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사내 테니스대회에 나가느라 무리하게 연습한 뒤부터 종종 오른쪽 어깨가 아팠다. 며칠 지나면 괜찮겠지 하고 견디던 김씨는 점점 팔을 들어 올리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주위에선 오십견이 온 것 같다고 찜질과 스트레칭을 권했다. 며칠 동안 온찜질과 스트레칭을 해봤지만 통증은 더 심해지기만 했다. 어느날 자다가 어깨가 너무 아파 잠이 깬 김씨는 다음날 정형외과를 찾았다. 김씨는 어깨 관절의 운동범위와 통증 정도, 근력 등을 진찰받은 뒤 엑스레이검사와 MRI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어깨를 감싸는 근육인 회전근개(回轉筋蓋)가 파열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수술을 하지 않으면 증상이 더 심해질 거라는 얘기를 들은 김씨는 관절경으로 파열된 근육을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한 달 동안 보조기를 착용하면서 안정을 취한 김씨는 6개월 뒤엔 가벼운 운동을 할 만큼 일상생활을 회복했고 1년 뒤엔 테니스도 다시 칠 수 있게 됐다.



혼동하기 쉬운 어깨 질환, 회전근개 파열

어깨가 아프면 흔히 오십견으로 생각하기 쉽다. 오십견은 50세 어깨라는 의미로 질환명은 아니다. 오십견은 유착성 관절낭염이 공식 명칭이다. 어깨 부위의 만성 관절통과 운동장애가 특징이다. 관절을 싸고 있는 관절낭의 염증 때문에 관절운동에 문제가 생기면서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어깨가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일 수 없다는 의미로 동결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2년 뒤 자연 치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절반 정도는 충분한 기간이 지나도 심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운동 범위에 제한이 남는다.



회전근개 파열은 오십견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 질환이다. 회전근개는 어깨관절 주위를 덮고 있는 4개의 근육인 극상근·극하근·견갑하근·소원근을 가리킨다. 이 근육은 어깨관절의 회전운동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회전근개 파열은 4개 근육 중 일부 또는 전체가 약해지거나 찢어지면서 나타난다. 나이가 들수록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 특별한 외상 없이 파열될 수 있다. 과도하게 어깨를 쓰거나 외상이 반복되는 것도 영향을 준다.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회전근개 파열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회전근개 파열 환자수는 2011년 40만2867명에서 2015년 58만9759명으로 4년새 46.4% 증가했다. 2015년 기준 연령별 환자비율은 50대 31.3%, 60대 23.3%, 40대 18.1% 순이다. 예전보다 스포츠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도 환자가 느는 원인으로 추측된다.



문제는 회전근개 파열을 오십견으로 착각하고 치료시기를 놓치는 데 있다. 지난해 어깨질환으로 서울성모병원을 찾은 환자 1598명을 조사한 결과, 오십견 환자 310명, 회전근개 파열 환자 929명, 오십견과 회전근개 파열을 동시에 진단받은 환자 359명이었다. 오십견 환자 중 회전근개 파열을 앓고 있는 환자가 53.7%로 조사됐다. 회전근개 파열은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과 물리치료만으로 호전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수술까지 해야 한다. 근육이 찢어졌기 때문에 자연 치유를 기대하긴 어렵다. 회전근개 파열은 근육을 최대한 쓰지 않아야 하는데 오십견으로 오해하고 스트레칭이나 근력운동을 많이 해 어깨 근육과 관절 손상이 더 심해지는 것도 문제다. 질병 초기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회전근개 파열과 오십견의 차이는 팔의 운동 범위가 다르다는 데 있다. 오십견은 모든 방향으로 운동 범위의 제한이 있는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특정 방향의 움직임에 문제를 보인다. 또 스스로 팔을 움직이거나 타인의 도움으로 팔을 움직일 때 오십견은 모두 팔을 움직일 수 없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스스로는 움직일 수 없어도 타인이 도와주면 정상에 가깝게 움직이기도 한다. 어깨 부위의 광범위한 통증을 호소하는 오십견과 달리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의 바깥쪽 부위에 통증이 있는 경우가 많다. 영상의학검사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오십견은 골다공증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울퉁불퉁하게 뼈가 자라는 골극이 나타나고 대결절의 형태도 변한다.



회전근개 파열의 치료는 급성기에는 관절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증상을 조절하는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통증이 어느 정도 줄어들면 관절의 운동범위를 회복하기 위해 스트레칭과 근력강화 운동을 한다. 이때 회전개를 강화하기 위한 운동과 견갑골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같이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회전근개 주위에 점액낭염이 같이 있다면 주사제로 치료한다. 스테로이드 제재로 증세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근육이 파열되거나 염증이 생기는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용량과 횟수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다면 파열된 정도와 위치, 근위축 상태 등과 환자의 건강상태를 감안해 파열된 근육을 봉합하는 수술이나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최소 침습수술인 관절경 수술이 많이 이뤄진다. 수술 뒤에는 파열 정도와 동반 질환을 고려해 재활치료가 진행된다.



어깨 관절은 우리 몸에서 많이 쓰이는 관절 중 하나다. 따라서 오십견이나 회전근개 파열을 예방하려면 관절 주변 인대나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전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고 개인의 운동능력에 맞게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당뇨병이나 갑상선질환·심장질환·이상지질혈증 등이 있거나 담배를 피우면 오십견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평소 건강관리가 필수다. 특히 배드민턴이나 철봉 운동이 오십견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김양수 객원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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