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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외숙 한의사의 소중 동의보감] <끝> 평소 생활 습관의 중요성, 동의보감도 강조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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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동의보감』을 편찬한 허준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합니다. 한국 한의학의 근간이 되는 책이 바로 『동의보감』이기 때문이죠. 한의학에 대한 이야기는 『동의보감』을 얘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그러니 『동의보감』을 직접 지은 허준에 대해 알게 된다면 한의학을 이해하기도 더 쉽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허준과 동의보감

허준은 조선시대 선조와 광해군 때의 어의였습니다. 어의란 임금님을 치료하는 의사를 말하죠. 할아버지가 경상도우수사를 지내는 등 뼈대 있는 무관 집안 출신이지만, 어머니가 정실부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신분상으로는 서자였어요. 그렇지만 좋은 가문 출신답게 어릴 때부터 교육을 잘 받으며 자랐죠. 그는 총명하여 경전과 사서에 밝았다고 합니다. 요즘으로 치면 국·영·수·과 등의 주요 과목 공부를 잘했다고 하는 것과 비슷하겠지요.

허준이 언제, 어떤 계기로 의학에 관심을 두고 공부했는지에 관해서는 기록이 없습니다. 다만 의원이 드물고 의학 기술이 변변치 않았던 그 시절에 여러 사람을 잘 치료한 사실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벼슬길로 나아갔다고 해요. 그가 벼슬을 하게 된 것이 추천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의과에 급제한 결과인지 역시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그의 의술이 뛰어났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임금님의 건강을 담당하는 의사들과 더불어 임금님을 직접 진찰할 기회도 생겼고, 그 과정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관직이 높아진 거죠.

허준은 1590년에 당시 세자였던 광해군의 두창(痘瘡·천연두)을 치료함으로써 선조 임금에게 의원으로서의 실력을 확실히 인정받고 이듬해 당상관(왕과 같은 자리에서 정치의 중대사를 논하고 정치적 책임이 있는 관서의 장관을 맡을 자격을 지닌 품계에 오른 사람)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당시 서자는 신분 상승에 제한이 있었지만, 허준은 왕가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죠. 나중에는 양반 중 하나인 동반까지 오르는 등 자신의 출생신분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선조는 평소 신임하던 허준에게, 임진왜란으로 혼란스럽던 시기인 1596년에 의서를 편찬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그 무렵은 명나라에서 들어온 새로운 의학이 전통 의학과 섞이는 바람에 이를 정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또한 전쟁을 겪으면서 기근과 역병(전염병)이 발생해 제대로 된 의서가 시급히 요구되는 상황이었지요. 처음에는 선배 어의를 비롯한 여러 명의 의사들과 같이 편찬하기로 했지만, 전쟁 중에 뿔뿔이 흩어져 정유재란 이후에는 거의 혼자 책임을 맡아 편찬하다시피 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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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새로운 의서는 세 가지 원칙 아래 지어졌습니다. 첫째, 사람의 질병이 조섭(평소의 건강 관련 생활습관)을 잘못해 생기므로 수양을 우선으로 하고 약물 치료를 다음으로 할 것. 둘째, 처방이 너무 많고 번잡하므로 요점을 간추리는 데 힘쓸 것. 셋째, 국산 약 이름을 적어 백성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할 것 등이었다고 합니다. 허준은 그 시대까지의 유명 의서들을 참고해 14년의 집필 기간을 거쳐 광해군 2년인 1610년에 마침내 『동의보감』을 완성하게 됩니다.

『동의보감』은 내경(內景)·외형(外形)·잡병(雜病)·탕액(湯液)·침구(鍼灸) 등 5편으로 구성된 백과전서(百科全書) 형태의 의서입니다. 일본·중국에도 전해져 중국판 서문에는 ‘천하의 보배(寶)를 천하와 공유한 것’이라 하였고, 일본판 발문(跋文)에서도 그 가치를 매우 높이 평가했다고 합니다. 또 훌륭한 처방들이 많아 지금까지도 다양하게 사용되는 등 오늘날 한의학 이론의 근간을 이루고 있죠. 우리나라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된 『동의보감』은 2009년 7월 31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다시 한 번 그 가치를 인정받았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쓸모없어지거나 잘못되었다고 밝혀지는 지식도 많지만,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거나 더욱 빛을 발하는 지식도 있습니다. 『동의보감』 또한 당시까지의 지식을 바탕으로 편찬됐기 때문에 지금 와서 보면 일부 잘못된 지식도 있습니다. 하지만 4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의 생리, 병리는 크게 변화가 없으므로 『동의보감』의 주요 내용들, 즉 치료보다 생활 관리와 섭생을 우선하여 예방을 중요시하던 근본정신은 현대에도 통용되고 있죠. 뿐만 아니라, 한의학적인 치료방법은 초목(草木)이나 동물, 광물 등 자연물을 약재로 이용하기 때문에 인체에 대한 부작용도 적은 편입니다.

요즘은 과학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물질이 합성돼 나날이 생활의 편리를 더해주고 있는 시대입니다. 한편으로 화학적인 합성물은 인체가 걸러 내거나 대사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죠. 조상의 지혜를 바탕으로 한 자연적인 건강 관리법인 한의학적인 양생법(건강관리법)과 치료법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 생활 속에서 잘 활용되는 시대가 오기를 소망해봅니다.

구리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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