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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 구글 검색 엔지니어링 매니저

구글은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브랜드(2292억 달러 가치)다. 한국의 취업준비생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외국계 기업도 구글코리아다. 구글 본사에서 일하는 첫 한국인 직원 이준영 매니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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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구글 본사에서 일하는 ‘구글러(구글 직원)’이준영(45) 씨는 검색 엔지니어링 매니저다. 그는 구수한 경상도식 영어 발음으로 미국 마운틴뷰 ‘구글플렉스’를 누비며 구글의 검색 기능 개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매니저가 구글에 입사한 때는 2003년 9월. 입사 전 그는 야후코리아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 매니저는 “당시 최고 인터넷 기업은 야후였고 구글은 야후의 하청업체와 같은 위치였다”며 “그러나 구글과 함께 일해 보니 검색 품질이 야후보다 훨씬 앞서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발자 특유의 호기심이 발동해 무작정 입사 원서를 들이밀었다”며 “사실 당시에는 구글이 망하지 않기를 바랐지 이렇게 성장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웃었다.

‘글로벌 대세’ 구글의 첫 한국인 직원


사실 그는 어릴 적에는 유학이나 어학 연수는 꿈도 꾸어보지 못했던 자칭 ‘시골러’다. 7남매의 막둥이로 태어나 경남 김해 산골짜기에서 자란 촌뜨기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마산으로 전학을 가서야 4차로를 처음 봤다. 하루에 서너번 버스가 다니던 고향과는 차원이 다른 세상이었다. 마산 경상고를 다니며 대학 진학을 고민할 때 그는 집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부산대(전산학과)를 선택했다. 당시 스탠퍼드·매사추세츠공대(MIT) 같은 미국 명문대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다.

 
김해 촌뜨기서 ‘구글러’ 된 지 13년

그런 ‘촌뜨기’가 미국에 왔으니 처음엔 어리둥절할만도 했다. 이 매니저는 어릴 적김해 산골짜기에서 마산으로 막 전학 왔을 때랑 비슷했다고 했다. 하지만 직장 내에서의 생활은 되레 편했다고 했다. 이 매니저는 “구글에선 국적은 물론이고 출신 학교·나이·경력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며 “온전히 실력과 성과만 보기 때문에 다른 것 신경 쓰지 않고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됐다”고 회고했다.

그가 꼽은 구글의 성공 비결은 개방성과 자율성이다. 서로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공개하는데 익숙하다. 예컨대 매주 목요일 열리는 ‘TGIF’ 행사에서 직원들은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 등에게 회사 정책에 대한 칭찬과 격려는 물론 신랄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직원들은 이처럼 자유롭고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내가 구글의 주인이다’는 의식을 갖게 된다. 이는 업무에 대한 열정과 몰입으로 이어진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피드백을 기준으로 이뤄지는 평가 시스템도 구글의 강점이라고 이 매니저는 생각한다. 상사 한두 명이 하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이 입체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모두 결과에 수긍한다. 무엇보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로부터 평가를 받기 때문에 내가 이룬 성과와 문제점을 선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구글에서 ‘스펙’과 ‘프로필’ 대신 열정·능력이 성공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것도 이런 문화가 뿌리 내렸기 때문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구글이 혼자만 잘하는 스타일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이 매니저는 2010년대 초반 한국 연구개발(R&D)센터를 확장하면서 ‘구글 내에서 연간 채용 인터뷰를 가장 많이 한 사람’이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직접 사람을 뽑을 때 가장 중시한 게 바로 ‘팀워크’였다. 이 매니저는 “구글에선 아무리 똑똑해도 팀워크에 문제가 있을 것 같다면 채용 자체가 안 된다”며 “동료들과 협업하면서 능동적으로 일하는 게 진정한 구글리니스(Googliness·구글 기질)”라고 말했다.

그는 밖에서 보는 구글과 안에서 느끼는 구글은 큰 온도차가 있다고도 했다.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고 아무 때나 게임·당구를 즐기는 등 자유롭고 느슨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엄청난 책임감과 치열함이 녹아 있다는 것이다. 이 매니저는 “최고의 성과와 업무 효율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 자유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인재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환경을 만들어 주지만 업무와 성과에 대한 최종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바로 구글러 개인이라는 의미다.

그는 “미국·중국의 명문대 수석 졸업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매일 밤을 새워 일하는 곳이 바로 구글”이라며 “환상을 갖고 입사했다가 1년도 안 돼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덧붙였다.

 
미국·중국 명문대 졸업생도 밤새 일해

그 역시 구글에서 인정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새벽까지 e메일을 주고받은 뒤에야 침대에 누웠고 출퇴근 시간이 아까워 재택근무를 하기도 했다.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꾸준한 독서와 대화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 매니저는 “내 역량이 부족하면 동료와 커뮤니케이션이 안 될 뿐 아니라 팀 업무 전체가 차질을 빚게 된다”며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내가 13년간 구글에서 일할 수 있던 비결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항상 고민하면서 꾸준히 자기 계발을 이어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구글에 입사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매년 입사지원서를 내는 사람은 300만 명. 이 중 0.23%인 7000여 명만이 채용된다. 10차례가 넘는 면접을 거치는데, 매 번 다른 질문과 평가로 지원자를 심사한다. 입사하더라도 냉혹한 인사 평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분기마다 성과 측정이 이뤄지며, 하위 5%에게는 주의가 내려진다. 이후 성과가 향상되지 않으면 담당 업무를 변경하거나 구글을 떠나야 한다. 구글에서는 연차를 기준으로 승진시켜주거나, 연봉을 올려주는 일은 없다.

하지만 복지는 최고 수준이다. 구글에는 ‘150의 법칙’이라는 독특한 철학이 있다. 직원들의 150피트(약 46m) 이내에 반드시 음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사인 미국 마운틴뷰 ‘구글플렉스’에는 25개의 카페테리아·푸드트럭·스낵바 등이 있고 직원들은 이를 무료로 이용한다. ‘20% 룰’도 있다. 근무 시간의 20%는 현재 맡은 업무와 관계없이 해보고 싶은 일이나 잘할 수 있는 일에 사용하라는 것이다. G메일·애드센스 등 구글의 핵심 서비스가 이를 통해 탄생했다.

마운틴뷰(미국)=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사진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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