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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만난 사람] 미래 직업 70%는 모르는 분야…기술 훈련 공들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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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크 바튼 맥킨지앤드컴퍼니 글로벌담당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 감소라는 어려움을 낳을 것이란 전망은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면서도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려면 모든 근로자들의 ‘기술 훈련’이 과거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 김춘식 기자]

“4차 산업혁명에 성공하려면 네 가지 요건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규제 완화, 보안 강화, 공감대 형성, 기술 훈련이 그것입니다.”

맥킨지 바튼 회장의 4차 산업혁명론
규제완화·보안강화·기술훈련 이어
‘민관 공감대’ 최우선 조건 꼽아
“앞서가는 나라는 독일·싱가포르
한국, 바이오·제약 투자 늘릴만”
대우조선 보고서 질문엔 답 안 해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드컴퍼니(맥킨지)’의 수장은 세계 경제계의 최신 화두인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어떤 ‘컨설팅’을 하고 싶을까. 지난달 28일 세계경제연구원이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마련한 ‘제4차 산업혁명과 한국경제의 미래’ 국제회의 참석차 방한한 도미니크 바튼(54) 맥킨지 글로벌담당 회장을 본지가 단독 인터뷰했다. 바튼 회장은 위와 같이 말하면서 “한국도 미리 대비해야 가까운 미래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 영감을 줄 만한 4차 산업혁명 선도국으로는 독일과 함께 아시아 국가 중에선 싱가포르를 꼽았다. 그는 최근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논란이 된 맥킨지 보고서에 대한 질문엔 함구한 채 “맥킨지도 혁신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4차 산업혁명의 성패는 뭐가 가를까.
“네 가지다. 첫째, 규제 완화다. 4차 산업혁명은 ‘사람들이 정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공유하느냐’에 달렸다. 이를 위해선 클라우드 환경에 보다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규제가 가로막아선 곤란하다. 둘째, 사이버 보안은 강화해야 한다. 다가올 완전 자동화의 시대엔 안전성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것이다. 셋째,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다. 사회 변화에 대한 공감이 사람들의 적극적 동참을 이끈다. 공공부문과 민간 사이 파트너십 확대는 필수다. 넷째, 기술 훈련이다.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려면 근로자들이 지금보다 숙련돼 있어야 한다.”

그는 여기까지 말한 뒤 “넷 중 가장 중요한 건 세 번째, 즉 공감대 형성”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이 준비 과정에서 참고할 만한 국가는.
“독일이다. 한국처럼 제조업 위주의 산업 구조를 가진 독일은 정부와 산업계가 긴밀하게 공조해 2012년 ‘산업 4.0(Industry 4.0)’ 정책을 발표하고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 준비 붐을 일으켰다. 연구·개발(R&D)과 펀딩에 활발하고, 지멘스나 바스프(BASF) 같은 기업도 여기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미래 전략을 세웠다. 아시아에선 싱가포르가 잘하고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환경을 잘 구축해 허브 국가로서 더 많은 아시아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준비를 끝냈다.”
인공지능(AI) 등의 발달로 인류가 일자리 감소라는 어려움에 처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지나친 비관론이다. 다만 ‘미래 직업의 70%는 우리가 모르는 분야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을 만큼 급변이 예상되는데, 근로자들의 숙련도가 뒤떨어지면 곤란해진다. 현재 모든 일자리의 45% 정도는 자동화로 대체가 가능한 경우다. AI는 이런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다. 기술 훈련에 공을 들이지 않으면 변화된 일자리에 잘 적응한 이와 그렇지 못한 이들 사이에 간극이 커져 사회 구조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저성장 추세는 어떻게 보나. 해법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성장세가 한층 둔화된 것은 맞지만 ‘평균의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 중국이나 인도처럼 연간 6~8%대씩 고성장하는 신흥시장이 있다. 또 향후 15년간 약 24억 명의 새로운 중산층이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생겨날 전망이다. 각국 정부와 산업계는 이들 지역에서 더 많은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신흥시장이 투자처로서 여전히 매력적이란 뜻인가.
“물론이다. 중국이나 인도뿐만이 아니다. 평균 경제 성장률이 낮다는 아프리카에서도 11개 나라는 지난 5년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특히 그랬다. 지역·기업별로 면밀히 들여다보면서 기회를 잘 포착해야 한다. 통화정책은 쓸 만큼 쓰지 않았나. 금리도 너무 낮은 상태로 유지되면서 곳곳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 많은 시장 개척에 나설 때 길이 보인다. IoT나 헬스케어처럼 전에 없던 수요를 더 창출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분야를 무기로 신흥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한국의 경우 최근 강점을 보이는 바이오·제약 분야의 투자를 늘릴 만하다.”

그는 인터뷰 도중 “지금 세계는, 통화정책은 이미 쓸 만큼 썼다”는 표현을 두 차례 썼다. 각국의 경제 싱크탱크들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전통적 통화정책은 도움이 못 될 것”이란 쓴소리를 내놓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거시경제 전문가인 황상필 한국은행 계량모형부장은 최근 한 심포지엄에서 “통화정책으로 금리를 낮출 경우 투자 기회비용 감소 등으로 투자가 증가하지만,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투자에 신중해지면서 금리 인하 효과도 제약된다”고 했다.
 
맥킨지가 한국에선 ‘대우조선의 독자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보고서로 논란에 휩싸였다.
“특정 기업에 대한 공식 언급은 계약 위반이라 어렵다. 이해해 달라. 다만 확실한 것은, 맥킨지 스스로도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추려 혁신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가 맡은 일의 40%는 5년 전엔 존재하지 않았던 일이다. 맥킨지는 결과지향적으로 움직이며, 늘 최고의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힘쓴다.”

◆ 맥킨지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다국적 경영 컨설팅 전문기업. 1926년 미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맥킨지가 시카고에서 설립했다. 영국 런던 등 세계 60여 개 국에서 120여 개 사무소를 뒀다. 한국엔 지난 87년 처음 진출, 91년 서울사무소를 공식 설립했다.

글=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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