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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화 그려주고 간판도 꾸며주고…상생 앞장선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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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군 전북도립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창작스튜디오 소속 작가 5명이 그린 상관면 주민들의 초상화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 강성은 작가]

1일 전북 완주군 전북도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 1층 다목적룸. 얼굴에 주름이 깊게 파인 할머니·할아버지 초상화 스무 점이 걸려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이 들어선 상관면에 사는 67~82세 노인 10명의 얼굴을 그린 작품들이다.

전북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작가 5명
29일까지 주민 10명 그린 초상화전
식당 등 마을 상점 5곳 간판도 설계

전시된 초상화들은 도립미술관이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어르신 초상화 그리기’의 결과물이다. 미술관 측이 지역 주민과의 화합을 위해 ‘상생(相生) 프로젝트’를 기획·추진했다. 작품은 도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한 강성은·이가립·유목연·임희성·박성수씨 등 작가 5명이 지난 8월 말부터 두 달여간 그렸다. 창작스튜디오는 예술가들이 일정 기간 거주하며 창작·전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다. 잠자는 공간, 식당, 작업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 21일 일반에 공개된 초상화의 재료는 연필부터 목탄·물감까지 다양했다. 화풍(畵風)과 그림 크기도 제각각이다. 창작스튜디오는 완주군이 5년간 상관면사무소 건물을 무상으로 빌려줘 성사됐다. 도립미술관은 옛 면사무소 건물을 2억9000만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뒤 지난 2월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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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의 ‘상점 간판 바꾸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신리카센타 간판 제막식.

초상화 작업에는 작가 1명과 어르신 2명이 짝을 이뤘다. 모델 1명당 두 점씩의 초상화를 그렸다. 작가들은 경로당과 창작스튜디오를 오가며 초상화를 완성했다. 작품 완성도를 높이고 평균 나이가 75세인 노인 모델들의 낯가림을 없애기 위해서다. 강성은 작가는 “백발(白髮)의 아마추어 모델들이 초상화 작업을 좋아하시도록 만드는 게 우선이었다”며 “어떻게 그렸으면 좋겠는지를 먼저 물어보고 최대한 원하시는 방향으로 그렸다”고 말했다.

주민들 역시 작가들이 그림을 그리는 작업실을 수시로 드나들었다고 한다. 평생 처음으로 그려지는 자신들의 얼굴이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해서다. 이는 작가와 모델마다 다양한 버전의 초상화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 됐다. 도립미술관은 오는 29일 전시회가 끝나는 대로 초상화를 당사자들에게 기증할 예정이다. 주민 서성종(81)씨는 “초상화를 영정(影幀)으로 써야겠다”며 반겼다. 안재웅(73)씨는 초상화 두 점 중 하나를 아내와 어깨를 나란히 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창작스튜디오 작가들은 또 하나의 상생 프로젝트인 ‘마을 상점 간판 바꾸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우선 신리카센타·신리건강원·대동국수공장·바보식당·표순대 등 5곳이 지난달 20일 새 간판을 달았다.

작가들은 가급적 참신한 간판을 만들기 위해 해당 가게 업주들과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간판 위에 핑크색 타이어가 돌아가는 신리카센타 간판은 이런 협업 끝에 탄생한 작품이다. 핑크색 타이어는 폐타이어를 재활용했다. 강 작가는 “자동차 공업사답게 역동적이고 밝은 느낌을 살리기 위해 간판에 속도감 있는 글꼴을 썼다”고 설명했다. 신리카센타 김현호 대표는 “20년 만에 간판을 바꿨는데 ‘잘됐다’ ‘특이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손님들이 많다”며 “멋진 간판 탓에 손님이 크게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도립미술관 정우석 학예연구사는 “창작스튜디오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를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도록 주민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한 게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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