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돈 빼는 큰손들, 바람 빠지는 글로벌 펀드 시장

돈의 흐름이 달라지는 것일까. 5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자산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 경기침체와 저유가 영향으로 돈을 빼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기사 이미지
펀드 리서치 회사인 윌리스 타워스 왓슨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세계 500대 펀드의 총 자산규모는 76조7160억 달러(약 8경7517조원)를 기록했다. 2014년 78조 달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1.7% 줄어든 것이다. 세계 500대 펀드들이 운용하는 자산규모가 근 십년 사이 뒷걸음질을 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23.1%) 때와 2011년(-2.1%)이 유일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산유국의 국부펀드들이 돈을 회수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2014년 이후 국제유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요 석유수출국들은 적자의 늪에 빠졌다. 이들 산유국들이 회수한 투자금은 465억 달러(약 53조원)으로 FT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들 산유국 국부펀드들의 자금 회수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이들 산유국은 7분기 연속 투자금을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올해도 이들 국부펀드들이 회수한 투자금은 1분기 동안에만 88억 달러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500대 펀드 자산 5년 만에 첫 감소
산유국 국부펀드 7분기 연속 회수
연기금, 수수료 부담에 “직접 운용”
수수료 싼 지수 추종 펀드 인기

지역별로는 미국계 펀드(-1.1%)보다 유럽계 펀드(-3.3%)의 자금이탈 폭이 컸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을 비롯해 마이너스 금리, 유럽경기 불안이 이어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심리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기사 이미지
윌리스 타워스 왓슨의 루바 니쿨리나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를 변화의 요인으로 들기도 했다. 세계경기 침체로 투자수익률이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수수료’ 부담을 느낀 연기금과 국부펀드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외부 자산운용사에 자금을 맡기는 것보다 직접 돈을 굴려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캘스타스(캘리포니아주정부 교원연금·Calstrs)는 지난달 외부 펀드매니저들에게 맡긴 200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과도한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투자 수익이 변변찮다”는 이유에서였다. 캘스타스는 기금의 50%를 외부 투자사들에게 맡기고 있었지만 이 비율을 40%로 줄인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잭 에네스 캘스타스 대표는 “수익률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나은 펀드매니저를 찾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외부 펀드매니저에게 10달러를 지불하는 것보다 내부에 1달러를 쓰는 게 낫다”고 밝혔다.
기사 이미지
투자유형별로 보면 우량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와 지수를 따라가는 형식의 패시브 펀드에서 공히 자금이 빠져나갔다. 미국 시장 기준 액티브 펀드는 전년 대비 5360억 달러 감소한 18조7890억 달러를 기록했다. 패시브 펀드는 3050억 달러 줄어든 5조2160억 달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세계 경기 위축 영향으로 패시브 펀드 시장이 향후 대안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운용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7대 자산운용사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이들의 순상환액 규모는 약 500억 달러로 이중 상당수가 액티브 펀드에서 빠져나갔다. 지난 12개월 간(10월 기준) 액티브 펀드에서 2950억 달러가 빠져나간 반면 패시브 펀드에는 2950억 달러가 몰렸다. 돈의 흐름이 달라진 데에는 액티브 펀드의 부진한 수익률이 한몫했다.FT는 “유럽에서 판매된 미국의 주식형 펀드 99%가 미국 증시의 대표지수인 S&P500의 지난 10년간 지수변화를 추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크리에이트 리서치의 아민 라잔 최고경영자(CEO)는 “액티브 펀드 매니저가 투자환경 변화 속에서도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투자 과정을 다시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패시브 펀드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Y글로벌은 패시브 펀드의 대표적인 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가 그 과실을 누릴 것으로 봤다. 올해 8월 기준 3조4000억 달러 규모에 달했던 EFT 시장은 2020년 두 배에 달하는 6조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