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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미의 취향저격 상하이] ⑭ 해 질 녘엔 루프탑 바에서 칵테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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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바의 야경. 상하이 사진가들이 손꼽는 촬영명소다.


상하이를 혼자 여행하며 가장 외로웠던 순간은 칵테일 한 잔을 앞에 두고 홀짝이던 때다. 황푸강의 물길이 내려다보이는 루프탑(Roof Top) 바에 앉아 일몰을 감상하며 마셨고, 시시각각 색깔이 변하는 동방명주의 거대한 구슬 앞에서 마셨다. 애잔하게 향수를 자극하는 올드 재즈 공연을 들으며 마시기도 했다. 혼자 보내기에 이 순간들은, 너무 로맨틱했다. 아껴두었던 낭만 넘치는 칵테일 바를 소개한다.
 

뷰바 32층의 실내석. 33층은 야외 테라스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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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와이탄의 칵테일 바 중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곳은 북쪽 끝에 위치한 뷰바(VUE Bar)다. 하얏트 온더 번드 호텔 32·33층에 있다. 33층이 야외 루프탑 바인데 자쿠지 욕조와 선베드가 있어 공중에 뜬 동남아 리조트 분위기다. 여기선 왼쪽으로 푸동 금융성이 한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으로는 와이탄 유럽 건축군이 도미노처럼 이어진다. 이곳을 찾아간 날은 운좋게 화요일이어서 해피아워를 이용할 수 있었다. 화요일 오후 5시30분부터 7시까지는 100위안에 음료 2가지와 미니 버거 등 스낵 한 가지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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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쿠지가 있는 뷰바의 야외 테라스.


해피아워가 딱 일몰 시간대와 겹쳐 노을과 야경을 여유롭게 감상하기 좋았다. 상하이 사진가들이 뷰바를 최고의 야경 촬영지로 꼽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야외 테라스석에 앉으려면 1000위안이 넘는 자릿세를 내야 하므로, 실내에 자리를 잡고 한손에 칵테일을 들고 나가 경치를 감상하는 것이 좋다. 워낙 사진 애호가들이 자주 찾아서인지, 야외 테라스에서는 엄격하게 삼각대 사용을 금하고 있다.
 

뷰바와 정반대쪽에 위치한 차르바. 좀더 친근하고 캐주얼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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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바에서 아쉬웠던 점은 다소 불친절하고 경직된 분위기였다. 캐주얼하면서도 친근한 분위기로 따지면 ‘차르바(Char Bar)’가 더 나은 선택이다. 차르바는 복장 규정도 없고, 이용객도 젊은 남녀가 많아서 훨씬 친근한 분위기다. 뷰바와 정반대인 와이탄 남쪽 끝, 인디고 호텔 꼭대기층에 있는 야외 루프탑 바다. 오른쪽으로는 바벨탑처럼 우뚝 솟은 상하이 타워를, 정면으로는 황푸강 양안의 와이탄과 푸동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하류로 흘러나가는 황푸강 물길 위에 떠 있어서, 마치 거대한 유람선 위에 오른 기분이었다.
 

와이탄에 위치한 하우스 오브 블루스 앤 재즈. 재즈 공연을 보며 칵테일을 마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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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탑바에서 일몰을 보며 한참 시간을 보내더라도, 아직 저녁 10시도 안됐을 것이다. 상하이의 밤을 그냥 보내기 아쉽다면 재즈 클럽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상하이 재즈의 역사는 조계지였던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지금도 올드 재즈를 공연하는 클럽이 많다. 보통 외국 밴드와 가수를 초청해 수준 높은 공연을 보여주는데, 와이탄의 ‘하우스 오브 블루스 앤  재즈(House of Blues and Jazz)’가 대표적이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9시30분부터 새벽까지 공연하는데, 주말에만 입장료 50위안을 받는다. 나머지 요일에는 음료를 시키면 공연이 무료다. 여기서는 특별한 칵테일 ‘상하이 스윙(Shanghai Swing)’이나 ‘재즈 온 더 번드(Jazz on the Bund)’를 마셔봐야 한다. 상하이 스윙은 보드카에 딸기 리큐어(Liqueur), 사과 시럽을 넣어 달콤하다. 재즈 온더 번드는 버번 위스키를 베이스로 꿀과 생강, 오렌지 주스를 첨가해 만든다. 가격은 한잔에 98위안이다.

버번 위스키가 들어간 재즈 온 더 번드는 생각보다 알콜 도수가 높아 금방 취기가 올랐다. 그래도 까치발로 서서 열심히 공연을 봤다. 나이든 흑인 여가수는 열정적이었고, 여유가 넘쳤다. 그녀의 힘있는 목소리가 발 디딜틈 없이 모여든 사람들 틈새를 비집고, 내게 안겨왔다. 내안에 몰랐던 감각이 깨어나 몸이 절로 들썩여졌다. 만약 행복과 웃음을 음악으로 장르화할 수 있다면, 그건 바로 재즈였다. 지금 이순간, 함께 웃으며 춤을 출 누군가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루프325의 야외 테라스 좌석. 런민공원과 주변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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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특별한 경험은 애프터눈 칵테일이었다. 화려한 3단 트레이에 담겨 나오는 티 푸드(Tea Food)를 칵테일과 함께 즐기는 것이다. 런민공원(人民公園)의 오래된 시계탑 건물 옥상에 자리한 레스토랑 루프325(Roof 325)에서는 오후 2시30분부터 5시까지 애프터눈 칵테일을 선보인다. 백조 모양 슈크림빵과 초콜릿 브라우니, 티라미수 케이크, 과일 타르트, 스콘, 크렘 브륄레, 연어 샌드위치, 프로슈토 루꼴라 샌드위치, 음료 두 잔이 포함된 가격이 198위안이다. 음료는 티 뿐만 아니라 칵테일을 선택할 수 있는데, 파크호텔(The Park Hotel), 그랜드 씨어터(The Grand Theatre), 래이스 트랙(The Race Track)등 바에서 보이는 옛 건물들을 메뉴로 만들어 흥미롭다. 직원에게 추천을 부탁했더니 보드카와 크랜베리 리큐어 베이스의 ‘1933’을 골라줬다. 로제와인처럼 붉은 빛깔에 달콤하고 가벼운 맛의 칵테일이었다. 1933은 이 건물이 세워진 연도로, 당시 런민공원은 중국 최초의 경마장이었다. 시계탑 건물은 1950년대에 도서관으로 이용하다가, 지금은 미술관으로 바뀌었다. 야외 테라스석에 앉으면 런민공원의 녹음을 바라보며, 옛날 경마장 트랙을 상상해볼 수 있다.

혼밥과 혼술에 익숙한 사람도 ‘혼칵(혼자 마시는 칵테일)’ 앞에서는 외로움을 이길 재간이 없을 것이다. 원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술을 마시고, 멋진 풍경을 보면 소중한 사람이 떠오르는 법이다. 만약 소중한 사람과 함께 상하이에 간다면, 로맨틱한 칵테일 타임을 놓치지 말길 바란다. 비록 혼자일지라도 망설이지 마시길. 붉은 낙조를 바라보며 마시는 칵테일 한 잔이, 잠들어있던 연애 세포를 흔들어 깨워줄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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