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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역사 고쳐 쓰면 결국 우리가 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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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문학상을 수상한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왼쪽)와 메리 덴마크 왕세자비. [AP=뉴시스]

일본의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67)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안데르센 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은 ‘동화의 아버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1805~75년)의 고향인 덴마크 중부도시 오덴세에서 열렸다. 무라카미는 메리 덴마크 왕세자비로부터 상금 50만 크로네(약 7000만원)와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 새끼』를 본 딴 동상을 수상했다. 그는 ‘고전적인 이야기와 팝 문화, 일본적 전통과 몽상적 리얼리즘, 그리고 철학적인 고찰을 대담하게 혼합하는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받았다.

안데르센 문학상 수상식서 쓴소리
평소 일본의 침략에 대해 사죄 주장

무라카미의 수상 연설도 화제가 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시상식에서 “역사를 수정하면 결국 우리 자신이 다친다”고 역사 수정주의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안데르센의 작품 『그림자』를 인용해 ‘그림자의 의미’란 제목의 수상 소감을 영어로 발표했다. 『그림자』는 주인을 떠난 그림자가 더 강한 존재가 돼 주인을 살해한다는 내용이다.

무라카미는 이 작품의 내용을 언급하면서 “인간 개개인에 그림자가 있듯이 모든 사회와 국가에도 그림자가 있다. 밝고 눈부신 면이 있으면 그것에 어울리는 어두운 측면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가끔 그림자에서 눈을 돌리거나 배제하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높은 담을 쌓고, 밖에서 오는 사람을 쫓아내더라도, 혹은 역사를 편리한 대로 고쳤다고 해도, 결국 자기 자신이 상처를 입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와 국가는 자신들의 그림자를 마주해야 한다. 이를 직시하지 않으면 그림자는 더 강한 존재가 돼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설에서 그림자가 무엇인지 정확히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최근 국제 정세나 일본 내 사회 문제 등에 비춰보면 난민이나 이민자에 배타적인 사회 분위기, 우파 세력의 역사 왜곡 시도 등을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무라카미는 그동안 일본의 주변국 침략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 인식을 비판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소설 『상실의 시대』로 유명한 무라카미는 앞서 2006년 체코의 ‘프란츠 카프카 상’을, 2009년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상’을 수상했다. 안데르센 문학상은 『성냥팔이 소녀』 『인어공주』 등의 명작을 남긴 안데르센을 기려 2007년 창설됐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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