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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메운 고교생·주부·직장인 수만 명 “대통령 비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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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지난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비켜”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3만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으나 충돌은 없었다. [사진 오종택 기자]

‘시민들에게 자신감이 붙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나름의 질서를 형성했다. 물리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는 곧 다른 시민에 의해 제지됐다’.

“3만 명 추산”…대부분 자발적 참여
청계광장서 촛불집회 뒤 종로 행진
경찰이 막자 방향 틀어 광화문 집결
시위대·경찰 몸싸움 조짐 보이면
시민들 “평화시위” 외쳐 자제시켜
29개월 만의 대형집회 큰 충돌 없어

지난 29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청계광장 일대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정국진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청년부문 대표의 집회 참석기 중 일부다. 이날 집회엔 시민 3만여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1만2000여 명)이 참여했다. 2014년 5월 세월호 참사 집회 이후 29개월 만에 열린 대규모 도심 집회였다. 일부 시민이 경찰의 소매를 잡아당기는 등 몸싸움을 벌였지만 다른 참가자들이 “평화 시위를 해야 한다”고 말리면서 큰 충돌로 번지지 않았다.

이날 집회는 민중총궐기투쟁본부가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시민 촛불’을 내걸고 주도했다. 그러나 투쟁본부의 지휘 아래 모여든 이들은 3000여 명 수준이었고, 대다수는 투쟁본부의 존재조차 모르는 상태로 와 촛불을 들었다.

집회 2~3일 전부터 주요 포털 사이트에 ‘박근혜 하야’ ‘촛불집회’ 등의 검색어가 오르내리며 촛불집회 관련 정보가 퍼졌다. 집회 직전까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정부 규탄 행사에 제대로 참석한 적이 없어 늘 안타깝고 다른 시민들에게 빚지는 기분이었다. 빚 갚으러 가야겠다”(트위터 아이디 myh0818) 같은 의견이 많았다.

오후 7시10분 시작된 시민 행진에서도 큰 충돌은 없었다. 주최 측은 애초 청계광장을 출발해 ‘광교→보신각→종로2가→북인사마당’까지 약 1.8㎞ 코스를 계획했지만 경찰이 차벽으로 종로 일대를 막자 광화문광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때도 시민들은 별다른 충돌 없이 주최 측의 안내에 따라 움직이며 “박근혜 대통령 비켜”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트럼펫으로 야구 응원가를 연주하며 흥을 북돋우는 40대 직장인 등 기존 집회에선 볼 수 없던 색다른 풍경도 눈에 띄었다. 고교생 딸을 둔 주부 반인정(45)씨는 “최순실씨의 딸이 명문대 부정입학 의혹에 연루된 걸 보면서 학부모로서 큰 상실감을 느꼈다. 이런 나라를 아이에게 물려줄 순 없다”고 말했다. 정윤석(18·용산고)군은 “교과서에서 배운 민주주의는 지금의 정치와 전혀 닮지 않았다. 집회 참여는 나이가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 대비해 72개 중대 6300여 명을 청계광장 인근에 배치한 경찰도 시위대를 자극할 우려가 있는 행동은 피하려 애썼다.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은 “여러분이 나라를 걱정하는 만큼 집회 시위에 있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시위 진압에 참여한 한 경찰은 “가족과 친구, 연인 등이 한목소리로 구호를 외치며 나라를 생각하는 모습에 깊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30일 이례적으로 “시민들께서도 경찰의 안내에 따라주시고 이성적으로 협조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 향후에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준법 집회시위 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촛불집회에서 경찰에 연행된 사람은 미국대사관 앞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이모(26)씨 한 명뿐이다. 경찰 관계자는 “하루에 수십여 명씩 경찰에 연행됐던 과거 광우병 시위(2008년), 세월호 시위(2014년)와 비교하면 매우 다른 양상이다”고 말했다.

글=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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