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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 심경 토로한 전여옥 "친박들은 모두 귀머거리·장님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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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2일 한나라당 당직자 임명장 수여식 직후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왼쪽끝)과 박근혜 대표, 유승민 대표비서실장, 김무성 사무총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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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때 ‘박근혜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내용을 담은 책 『i전여옥』을 펴냈던 전여옥(57) 전 의원이 4년 만에 입을 열었다. 그는 책에서 “박근혜는 대통령 될 수도, 돼서도 안 된다. 정치적 식견ㆍ인문학적 콘텐츠도 부족하고, 신문기사를 깊이 있게 이해 못한다. 그녀는 이제 말 배우는 어린 아이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그는 현 정부내내 ‘배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정치권에서 사라졌다.

전 전 의원은 30일 기자에게 “그동안 박 대통령이 ‘나 보란듯이 정신차리고 최태민 일가를 모두 끊어내고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것만 기대했는 데 내가 얘기한 그대로 되니 기가 막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박근혜 키드'들한테까지 ‘배신자’라며 몰매를 맞으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야기했던 게 무위로 됐다는 게 정말 슬프고 참담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이날 오전 20여분 간 통화에서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를 친박들이 몰랐다’는 데 대해 “대통령이 뭐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데 어떻게 밥은 먹고 물은 마시느냐. 그런 것도 몰랐다면 자기들은 귀머거리ㆍ장님이란 얘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정말 나는 무능하다. 바보ㆍ천치라고 공언하는 건데 그런 사람들이 국민 세금은 어떻게 받아 먹었냐”고도 말했다.

그는 “내가 박 대통령 측근으로 대변인, 최고위원을 하던 2006년 당시 이미 최태민 목사와 최순실씨 이야기는 다들 알고 있었다”며 “내가 박 대통령 캠프에 있을 때 친박 핵심 의원이 나한테 ‘청와대 들어가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라며 물으며 서로 걱정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친박 의원들은 ‘최순실씨가 비선실세’라는 건 전혀 몰랐다는데.
“2006년 이미 한나라당 대선 캠프에서 낌새를 안 챌 수 없는 게 의원들이 무슨 보고를 하면 (박 대통령이) 아무 반응이 없어요. 그러다가 하루, 이틀 있다가 자기들이 올린 거와 완전히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시는 겁니다. 그럼 당연히 의심하고 누가 개입했는 지 알아봐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당시 최순실씨 관련 의혹이 알려졌나.
“사람들은 지금 놀랐다는 데 사실 제가 2006년부터 지난 대선까지 다 얘기했던 겁니다. 당시 한나라당에 안기부에 오래 계셨던 분도 박 대통령과 최태민 일가와 관계에 대해 심각한 얘기를 하고 고민을 하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더라구요. 결국 그 분도 박 대통령 지지를 안 하셨어요. 또 의원회관으로 1990년 전후 육영재단에 있었던 전직 직원들이 굉장히 많은 제보가 들어왔어요. 그 분들 얘기가 "최태민-최순실 부녀가 육영재단과 어깨동무(육영재단이 발간하던 어린이 월간지) 운영을 전횡하면서 벌어진 육영재단 사태 관련해선 당시 기사만 봐도 다 알 수 있는 일"이란 거였습니다. 그래서 당시 의원회관에는 1990년 여성지, 주부생활에 ‘박근혜-최태민 스캔들’‘박근혜ㆍ박근영ㆍ최태민 3각관계의 8대 의혹을 벗긴다’ 등 문제의 기사들이 의원회관을 돌아다녔어요. 그걸 몰랐다면 결국 문맹이란 얘기 아니에요.”
캠프 내부에서 무슨 사건이 있었느냐.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친박 의원 중 한 분이 저한테 ‘당시 돌아다니던 과거 기사들이 다 팩트 같은 데 청와대 들어가도 이거랑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토로했어요. 그때 저도 이른바 박근혜 캠프에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보장은 못하죠. 하지만 (국정은) 시스템이 있으니까요’라고 했다. 그런데 걱정했던 일이 지금 고대로 벌어지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몰랐다면 국민을 개나 돼지로 아는 거죠. 그래서 제가 개도, 소도 웃을 일이라고 한 겁니다.”
지난 4년간 어떻게 지냈느냐.
“제가 노무현 정부때도 억울한 일을 많이 당했는 데 박근혜 정부에서도 제가 느끼기에 많이 힘들었어요.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선 당연히 박 대통령이 나를 공천 안 줄 걸 잘 알고 있었고 각오를 했던 일이에요. 하지만 저도 가족이 있는 사람이니 가족들마저 다칠까봐 걱정됐어요. 그래서 가급적 인터뷰를 안 써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최씨 문제를 제기했다가 대통령과 멀어진 인사들도 있지 않느냐.
”여러 분들이 알고 계셨지만 저처럼은 안 했지요. 그 분들은 당에 남아 계속 권력에 관심이 더 있었으니까요. 저는 국회의원 안 한다. 배지 내 놓는다는 각오로 했던 거죠. 지금 보면 ‘최순실을 모른다’는 소위 친박 실세라는 분들은 다 거짓말 하는 거에요.“
하고 싶은 말은.
”대통령도 친구가 필요하고 사생활이 있어야 해요. 그러나 사생활과 공생활은 구분해야죠. 대한민국의 대통령 아니에요. 저도 박 대통령을 비판했던 사람이지만 제 얘기와 반대로 나 보란듯이 잘 하시기를 바랬습니다. 그리고 최소한 시스템이 작동하기를 바랬어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고개를 못드는 지금 제가 무슨 말씀을 더 드리겠어요.”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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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