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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리더십


야근하고 밤늦게 들어가면 쉽사리 잠이 오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몸은 녹초가 됐는데 정신은 말짱하니 이상하지요. 그럴 땐 주로 TV 케이블 채널을 이리저리 돌립니다. 저의 리모컨을 자주 멈추게 하는 프로그램은 미국 드라마 ‘NCSI’입니다. 미 해군 범죄수사대의 약칭으로 해군 및 해병 살인사건을 비롯해 이런저런 사건사고를 다루죠.


이 수사대의 팀장인 제스로 깁스는 냉철한 이성과 뛰어난 직관을 지닌 해병 출신인데,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는 돌직구 스타일입니다. 걸핏하면 눈에서 레이저를 쏘고 부하의 뒤통수도 자주 때리죠. 그럼에도 경찰 출신의 영화광 디노조와 모사드 출신의 여장부 지바, 컴퓨터 천재 맥기와 실험분석 전문가 애비는 보스에 대한 무한한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눈여겨보는 대목은 깁스의 리더십입니다. 그는 팀원들의 이름을 수시로 부릅니다. 그러면 각자 자신이 알아낸 결과를 재빨리 보고하죠. 보스와 부원의 ‘생각의 합’이 얼마나 잘 맞아떨어지는지. 거의 빛의 속도로 같이 돌아가는 다섯 두뇌 덕분에 팀장의 추리는 완벽하게 마무리됩니다. “머리는 빌릴 수 있다”는 말이 이런 걸까요. “똑똑한 놈 셋만 있으면 못할 게 없다”는 얘기도 떠오릅니다.


그가 팀원들의 능력을 최고치로 이끌어내며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은 그래서 짜릿합니다. 그것이 비록 한 시간 안에 범인이 잡혀야 하는 드라마라 할지라도. 리더가 어때야 하는지는 모델을 찾기가 너무도 힘든 요즘 같은 시대엔 더더욱.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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