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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차림은 당신의 메시지다


18일 열린 오바마 대통령 임기 마지막 국빈만찬에서의 일이다. 미셸 오바마 여사가 이탈리아 총리 부부를 맞을 때 입은 이탈리아 디자이너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로즈골드 빛 드레스가 지나치게 화려하면서도 거칠었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왜 퍼스트레이디가 그 의상을 만찬 드레스로 선택했는가’에 대한 뒷이야기가 전해지면서 그녀와 드레스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상승했다. 그녀는 갑옷을 떠올리게 하는 메탈메쉬 소재의 반짝이는 드레스(Chainmail Dress)로 ‘여성의 힘에 대한 상징’을 표현했고, 자신의 지난 연설 메시지에 힘을 실었다. 힐러리 미국 대선후보 지지 연설에서 “그들이 저급하게 행동하더라도, 우리는 품위 있게 행동한다”는 스피치로 도널드 트럼프를 우회적으로 공격한 바 있다. 즉 약자를 괴롭히는 무리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자신의 신념을 위해 언제든 싸울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적절하게 담아낸 것이다.


지금까지 그녀는 단순한 미적 차원을 넘어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의상을 종종 입었다. 예를 들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입은 로얄블루 드레스는 국가 전체의 단결에 대한 가치를 표현하는 자신의 스피치와 일맥상통했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 축하연에서 입은 흰색 드레스는 희망과 긍정적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직접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우리가 입는 복장은 ‘나만의 색(정체성)’을 담기도 하고,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의상을 통한 소통이 중요해짐에 따라 방식 또한 발전해 왔다. 첫 번째 단계는 컬러로 의미를 부여하거나 액세서리 혹은 상징(심볼)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대부분 자신의 당을 대표하는 색상의 넥타이를 매거나 같은 컬러의 소품을 활용해 어느 당 소속임을 표현한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는 중요 정책을 결정할 때마다 사각형 모양의 핸드백을 들고 나왔다. 영국에서 ‘자기주장을 강하게 내세운다’는 뜻의 ‘핸드배깅(Handbagging)’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진 이유다. 넥타이·구두 혹은 가방을 선택할 때도 자신이 담고 싶은 메시지를 고민한다면, 당신은 이미 소통 트랜드 1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두 번째 단계로는 ‘패션 연출법’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트레이드 마크가 된 노타이&롤업 셔츠는 좀 더 친근하면서 젊어 보이고 역동적인 대통령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연설을 시작하기 전에는 종종 셔츠 소매를 걷어올리는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이제부터 시작이다’ ‘나는 준비가 되어있다’는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남성 패션 잡지에서 볼 법한 세련된 연출에 시간과 자금을 과감하게 투자하는 중년들은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며 삶을 스스로 디자인할 만큼 모든 면에서 여유롭고 자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만약 바빠서 옷 따위는 신경 쓰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그들에게 고한다. 스티브 잡스나 마크 주커버그도 일 외에 의상 따위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다름 아닌 그들의 옷에 담았다고. 옷차림도 메시지임을 아는 남자는 섹시한 소통가다.


 


허은아(주)예라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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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