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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업계-자동차 메이커 합종연횡] 어제의 적이 내일의 동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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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야디(BYD)는 세계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을 밀어내고 2위에 올랐다. 중국 선전 택시정류장에서 승객을 기다리는 BYD의 전기 택시.


#1.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하이브리드 등 포함)은 지난해 240만대에서 올해 290만대로 성장한 후 2018년 530만대, 2020년 860만대, 2025년 2380만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비중은 현재 3%에서 2020년 9%를 돌파해 2025년 24%까지 커진다. 한번 충전으로도 300~400㎞ 주행 가능한 모델(테슬라 모델3, GM 볼트)이 출시되고 가격도 2000만원대로 낮아져 시장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2019년에는 전기차 배터리의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2. 대만 정보기술(IT) 매체인 디지타임즈는 중국 비야디(BYD)가 지난해 세계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14.4%를 보이며 12.5%를 점한 한국의 LG화학을 밀어내고 2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일본 파나소닉은 39.8%로 1위를 수성했다. 오토모티브 에너지 서플라이(11.1%), 유아사(5.2%)에 이어 삼성SDI는 점유율 4.4%를 보이며 6위에 그쳤다. 상위 10위권 업체를 보면 한국 업체들의 ‘샌드위치’ 형국은 더욱 뚜렷하다. 일본 파나소닉이 선전은 테슬라 물량을 선점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리튬이온 배터리, 전기차 원가의 33%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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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전기차가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생산업체 간 영역을 뛰어넘은 다양한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엔 공고해보였던 파트너십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는 형국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 주요 플레이어 간 협업과 파트너십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배터리 업계가 생산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으로, 전기차 제조원가의 33%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계는 배터리 개발과 수급을 위해 특정 전지 업체와 손잡고 연구개발 및 양산을 함께 해왔다. 협업을 위해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거나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동안 주된 파트너십은 테슬라·도요타-파나소닉, 닛산-AESC(닛산과 NEC의 합작사), 삼성SDI-BMW, LG화학-GM, SK이노베이션-다임러 등이었다. 공고할 것 같던 협력 관계에 최근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AESC는 NEC로부터 전극을 공급 받아 배터리를 조립하고 이를 닛산에 조달하는 형태의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2세대 ‘리프’에서는 LG화학의 전극이 AESC에 공급된다. 삼성SDI와 협력해온 BMW도 최근에 중국 배터리 제조사 ATL과 전기차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폴크스바겐그룹 역시 다수의 업체들과 협력을 하고 있다. 테슬라도 기가팩토리 투자 파트너인 파나소닉의 눈치를 보면서도 LG화학과 삼성SDI에 꾸준한 러브콜을 보내며 납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개발 초기에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맺었던 파트너십이 최근에는 고객 다변화와 공급선 다양화를 방해하는 요소가 됐다”며 “갈수록 성장하고 다양해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한 고객, 한 공급선만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SNE리서치는 “배터리 업계의 패권을 쥐기 위한 각 기업들의 노력과 실익을 얻기 위한 셈법에 따라 업계의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연합 움직임에 따라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제조 업체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장화이자동차(JAC)는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도입을 잠정 중단하고 오는 2020년부터 폴크스바겐이 개발한 전기차 플랫폼 MEB를 적용할 방침이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9월 29일 열린 파리모터쇼에서 “새 전기차 플랫폼인 MEB를 JAC와 이치자동차(FAW), 상하이자동차(SAIC)에 도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치자동차와 상하이자동차는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중국 완성차 업체다. 삼성 SDI는 그동안 장화이자동차와 위통, 포톤 등 중국 내 거래처 3곳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전기버스 등 상용차 생산 업체인 위통과 포톤이 중국 정부의 배터리 보조금 중단 정책에 따라 거래량을 크게 줄였다. 반대로 LG화학은 82개의 프로젝트를 수주해 누적 수주금액이 36조원을 돌파했다. 2020년엔 7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등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는 LG화학과 계열사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삼성SDI의 수주물량 차이는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한·중·일 ‘삼국지’ 구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기술력에서야 일본과 한국이 앞선다곤 하지만 안심할 수 있을 상황이 아니다. 특히 한국 업체는 시장을 이끄는 테슬라와 BYD에는 배터리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과 협력해 배터리를 독점으로 공급받고 있다. 특히 테슬라가 파나소닉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대규모 ‘기가팩토리’를 설립해 가동에 들어간다는 점은 국내 기업들에게 위협적이다. 전기차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어난 BYD는 수직계열화를 갖추고 있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부터 완성된 전기차를 생산한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들어갈 틈새가 없어지고 있다.
 
커지는 중국 완성차 시장 뚫어야
중국 정부의 견제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중국은 올초부터 NMC(니켈·망간·코발트) 계열 배터리 안전성을 문제 삼고 이 계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버스에는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삼성SDI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분야다. 반대로 자국 기업들이 생산하는 LFP(올리빈계) 계열 배터리를 탑재한 버스에는 보조금을 지원한다. 하지만 중국 시장은 배터리 업계에선 놓칠 수 없는 곳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친환경정책이 지속되면서 전기차 시장 규모는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1위 규모를 달성하고, 지방도시 위주로 저속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배터리 업체는 현지 생산시설 구축으로 대응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 중국 난징에 준공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올해 초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해 ‘오창(韓)-홀랜드(美)-난징(中)’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3각 생산 체제를 본격 가동하고 있다. 삼성SDI도 시안에 공장을 세워 유럽-울산-시안의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후발 주자인 SK이노베이션도 중국 배터리 셀 합작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빠르게 경쟁력을 키우는 중이다.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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