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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처럼 번지는 대학가·지식인·재외동포 시국선언






"국정 문란 책임져야" 사퇴 촉구…시국선언 도미노
50개국 재외동포 일동 시국성명서 공개

【서울=뉴시스】이재은 심동준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갈수록 커지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대학가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진상규명과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재외 동포들까지 시국선언 행렬에 가세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28일 오전 한국외대 본관 앞에서 시국선언서를 발표하고 "봉건시대에도 일어날 수 없는 일이 2016년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다. 우리들은 2012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자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지만 대선 이후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최순실이 됐다"면서 "최순실 사태는 국정농단을 넘어 민주주의에 대한 파괴행위이며 국가의 뿌리를 흔드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지어야 한다. 만약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 항쟁의 정신을 가지고 있는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희대는 학생뿐만 아니라 동문, 교수, 교직원 등이 공동으로 시국선언문을 내고 "박근혜·최순실’이 유린한 민주주의는 그들의 사유물이 아닌 국민의 주권이다.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들이 박근혜 정권의 즉각 퇴진을 명하고 있다"며 "국민이 위임한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하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은 이번 사태에 대한 즉각적이고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경희인들은 다음달 1일 교내에서 진실규명과 정권 퇴진 촉구 성명서를 발표한 후 청량리역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연세대 총학생회도 교내 학생회관 앞에서 시국선언을 내고 "국민의 투표로 당선된 대통령은 주권자의 무게를 기꺼이 견뎌야한다. 숨겨온 의혹들이 하나둘씩 밝혀지는 오늘, 사건을 축소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녹화된 사과'는 국민의 분노만 가중할 뿐이다. 진정으로 죄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 이것만이 국민의 신뢰와 정권의 정당성을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회는 로스쿨 가운데 처음으로 시국선언물을 발표했다.

이들은 "주권을 가진 대한국민으로서, 헌법 정신을 배우는 법학도로서, 법의 가치를 실현해나갈 예비 법조인으로서 지금의 사태에 깊은 분노와 참담함을 느낀다"며 "엄중한 수사로 이 사태의 진실이 밝혀져야 하고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 참모진, 국무위원 등 최근 비선권력의 전횡에 직접 관련이 있는 모든 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서울대 총학생회를 비롯해 고려대, 동국대 등도 시국선언에 동참할 예정이다.

앞서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를 비롯해 이화여대, 건국대, 경희대, 성균관대,서강대 등 서울 지역 대학뿐만 아니라 부산대, 조선대 등 전국 각지의 학생들이 최순실 사태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교수 사회 시국선언도 지난 27일 성균관대 교수들을 시작으로 도미노로 이어지고 있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은 "박근혜 대통령이야 말로 국정농단의 주역이자 최순실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국기를 근본적으로 뒤흔든 헌정 파괴 행위의 공범"이라며 "국회가 앞장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파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를 철저하게 조사해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도록 특별검사와 국정조사, 청문회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즉각 강구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날 광화문 광장엣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최영찬 서울대 교수, 김용진 서강대 교수, 서해성 작가 등 50여명의 지식인들이 모여 '대통령 하야와 거국중립내각 수립을 요구하는 지식인 119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는 오늘 당장 대통령이 모든 통치행위에서 손을 떼고 자숙할 것을 엄중하게 요구한다"며 "여야와 양식 있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거국중립내각을 즉각 수립할 것을 모든 정당관 정치인과 관계자들에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의 비판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의 막후에서 벌여왔던 국정농단이 새로이 드러날 때마다 우리 학부모들은 아이들 앞에 고개조차 들기가 부끄럽다. 잘못된 선택이 만들어낸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비도덕적인 정권 때문에 우리 아이들의 삶이 왜곡될까 염려스럽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그러나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님을 알기에 잘못을 되돌리는 것으로 아이들 앞에 떳떳한 어른으로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가 위임해준 권력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 그것만이 아이들 앞에 어른 노릇하는 유일한 길이고 민주주의 산교육"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날 청년총궐기추진위 등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이 모여 전날에 이어 오후 6시30분부터 동화면세점 앞에서 광화문까지 최순실 의혹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오후 7시 영풍문고 앞에서 서울도심 대유모 집회와 행진을 진행할 계획이다. 오는 29일에는 오후 6시부터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20만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더 나아가 최순실 게이트 충격은 해외 한인 사회로까지 번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50개국 재외동포 일동은 이날 시국성명서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구글 설문지를 통해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재외동포들은 시국성명서에서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한 개인의 꼭두각시놀음에 빠져 있었던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됐다"며 "이는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한 것은 물론 국가를 혼돈의 구렁텅이로 빠트린 중대 범죄이자 국가의 수치"라고 규정했다.

또 "우리 재외동포들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우려를 넘어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당장 사퇴하고 법의 심판을 겸허히 받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현재 재독 한인들 사이에서는 현지에서 탄핵 집회를 열자는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미국의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최순실 게이트로 충격 받은 재외국민들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미국 최대 여성 커뮤니티로 알려진 미시유에스에이(MissyUSA)에서는 "최순실 조카가 재산정리 중이라는데. 출국금지하고 동선 살피고 계좌 추적하고 할일이 많은데. 경찰들 출동은 이런 데 하는 겁니다", "아무리 한국에서 난리가 나면 뭐하나요? 당사자인 최순실이가 제3국에 숨어 영영 안 들어오면…" 등의 게시물이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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