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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씹는 맛이 살아 있네~‘사랑니 재활용’ 임플란트

차인호의 건강 비타민
이모(45·경기도 용인시)씨는 7년 전 오른쪽 아래 첫째 어금니를 뽑았다. 치아에 금이 간 줄 모르고 방치했다가 점점 심해져 치아가 깨졌다. 임플란트를 하려고 했으나 바빠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시간이 2년 이상 흘러 버렸다. 그러다 치아가 빠진 곳에 사랑니를 옮겨 심을 수 있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병원을 찾았다. 그의 사랑니는 반듯하게 잘 나와 있었다. 치아우식증(충치)이 조금 있지만 상태가 괜찮은 편이었다.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잇몸 뼈에도 이상이 없었다. 사랑니를 뽑아 신경 치료를 한 뒤 어금니 자리에 심었다. 3개월 뒤 옮겨 심은 치아를 금으로 씌우는 ‘크라운’ 치료를 했다. 5년째 잘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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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으로 사랑니가 이식된 상태. 이식 후 신경 치료와 크라운 치료까지 완료한 모습이다. 

환자들이 치과 의사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사랑니다. 사랑니를 잘 뽑아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하거나 그걸 뽑다가 잘못되면 신경이 마비되는지를 궁금해한다. 최근에는 사랑니 재활용에 관심을 많이 보인다.

사랑니는 가장 안쪽에 있는 어금니다. 입안 깊숙한 데 있어 불을 비추지 않으면 확인하기 어렵다. 눈으로 봐서는 어느 방향으로 자리를 잡았는지, 주변 잇몸이 건강한지, 암이나 혹이 없는지 확인하기 쉽지 않다. 사랑니는 턱뼈 공간이 부족해 비스듬히 누워 있거나 턱뼈에 묻혀 자라는 경우가 많다. 대개 아래위 4개다. 어떤 사람은 하나도 없고 4개가 넘는 사람도 있다. 아래에만 있고 위에는 없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사랑니가 몇 개인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치과에서 방사선 사진을 촬영해 봐야 개수와 위치 등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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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거나 병이 생겨 치아를 잃었을 때 대개 임플란트를 떠올리지만 사랑니 이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자기 사랑니를 결손 부위에 옮겨 심는 치료법이며, 주로 어금니에 탈이 났을 때 이식한다.

이식 순서는 이렇다. 탈이 난 이를 먼저 뽑아 없앤다. 염증이 심하지 않으면 사랑니를 바로 이식할 수 있지만 염증이 심한 경우 이 뽑은 자리가 잘 아물도록 기다린다. 여기에 시간이 걸린다. 실제 이식 과정은 사랑니를 뽑아 결손 부위 잇몸 뼈에 심는 것으로 신경 치료를 미리 해 놓고 할 수도 있고 간단히 뿌리 끝부분만 치료해 두었다가 고정되고 나서 신경 치료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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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이식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연세대 치과대학 김의성 교수팀의 논문에 따르면 치아를 뽑은 뒤 심을 때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7.58분이다. 즉시 수술한 경우도 있고, 길게는 25분이 걸렸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옮겨 심은 치아와 잇몸 뼈를 이어주는 치근막(치아 주위 인대)이 형성될 확률이 떨어진다. 치근막이 잘 형성돼야 뿌리를 쉽게 내리고 오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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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이 나서 관리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랑니는 이식이 어렵다.

원래 있던 어금니와 사랑니의 크기·모양·뿌리가 다르다. 사랑니를 뽑아서 다듬어야 한다. 이 작업에 시간이 걸린다. 최근에는 3D 프린터를 활용하면서 시간이 줄었다. CT로 사랑니 심을 데를 확인한 뒤 3D 프린터로 모형을 만들어 미리 자리를 잡아 본다. 그에 맞춰 사랑니 뿌리를 다듬을 수 있어 수술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식했는데 뼈에 잘 맞지 않거나 엉성하게 고정돼 두석 달도 안 돼 빠지면 실패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많지는 않다. 김의성 교수팀의 논문에 따르면 이식한 사랑니 182건 중 실패는 9건(4.5%)에 그쳤다. 일본 도쿄대 연구팀이 20년간 614개의 이식 치아를 추적 관찰했더니 5년 성공률이 90.1%, 10년 성공률은 70.5%였다. 사랑니 이식에 적합한 연령은 없다. 어금니에 탈이 났을 때 조건이 맞으면 연령과 관계없이 이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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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가 모두 바로 나 있다. 주변 잇몸 상태가 좋고 뽑기 쉽게 뿌리가 모여 있으면 이식 가능하다.

사랑니를 모두 이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우선 사랑니 뿌리가 충분이 커야 한다. 또 뽑기 쉽게 자라 있어야 한다. 사랑니가 누워 있거나 잇몸 뼈 속에 깊이 숨어 있으면 뽑다가 손상돼 이식하기가 힘들다. 충치나 잇몸 염증도 없어야 한다. 잇몸 염증 때문에 사랑니 치근막이 손상돼 있으면 이식술을 해도 치아가 잇몸 뼈에 잘 붙지 않는다.

또 신경 치료를 한 뒤 이식하므로 신경 치료를 하기 쉬워야 한다. 이런 조건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사랑니 이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흔한 편은 아니다. 주로 대학병원에서 사랑니 이식을 한다.

임플란트와 사랑니 이식 중 어느 게 좋을까. 최근 임플란트 기술이 좋아지면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게 됐다. 수술 성공률, 치료기간이 비슷하다. 사랑니 이식이 짧게 끝날 것 같지만 신경 치료를 하고 모형을 만들어 맞춰 보는 등의 작업에 시간이 꽤 걸린다. 사람에 따라 적합한 기법을 선택해야 한다. 임플란트처럼 사랑니 이식도 영구적이지는 않다. 15년, 20년 지나면 탈이 난다. 사랑니 이식의 장점은 자기 이라는 것이다. 임플란트와 달리 치근막이 살아 있어 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임플란트는 매우 딱딱하지만 사랑니는 부드러운 쿠션 기능이 있다.

사랑니 이식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대학병원 기준으로 수술비 150만원, 크라운 제작비 70만원, 신경 치료 25만원, 영상 촬영과 접수 등을 합쳐 약 300만원이 든다. 대학병원 임플란트 시술비가 이 정도 드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 차이는 거의 없다. 다만 임플란트는 65세 이상 노인에 한해 2개까지 건강보험이 된다. 개당 진료수가가 106만~119만원이며 이 중 53만~60만원을 환자가 부담한다.

사랑니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느끼는데도 재활용에 대비해 뽑지 않겠다고 버티는 사람이 종종 있다. ▶사랑니 주변 잇몸에 염증이나 감염 등이 생겼거나 ▶사랑니가 비뚤게 자라면서 주변의 영구치가 손상되거나 충치가 생긴 경우 ▶사랑니 주변에 혹·종양 등이 생겼을 때는 뽑아야 한다. 내버려 두면 충치나 치은염·치주염의 발생 위험이 크다.

교정 치료를 받기 위해 뽑기도 한다. 사랑니를 뽑은 뒤 이가 시큰거릴 수 있고, 깊이 박혀 있는 경우 입술로 가는 신경이 다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을 찍어서 진단한다.

사랑니가 똑바로 났고 씹는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거나 충치·잇몸질환이 없으면 그냥 놔둬도 된다.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사랑니는 맨 안쪽에 있어 칫솔질을 하기 어렵지만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칫솔질을 잘해야 한다. 씹는 부분뿐만 아니라 잇몸과 연결되는 모든 면을 골고루 닦는 것이 좋다. 칫솔이 닿지 않는 부위는 물줄기를 이용한 구강세정기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치간칫솔·치실·구강청결용 가글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잇몸 뼈가 심하게 손상되면 뼈 이식을 한 뒤 임플란트 시술을 한다. 사랑니는 뼈 이식 재료로도 쓰인다.

차인호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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