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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한복 실컷 입어봤으니 다음엔 교복도 입고 싶어”

‘구르미…’로 연속 히트 박보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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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은 왕세자 이영이 사랑하게 된 홍삼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되게 짠했어요. 혼자 저잣거리를 다니며 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토닥이며 위로해주고 싶었는데 오히려 그 친구가 저를 위로해줘서 고마웠죠.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응답하라’시리즈의 저주도 그의 해사한 미소에는 영 힘을 쓰지 못했다. ‘응답하라 1988’의 천재 바둑기사 최택 역으로 초대형 스타탄생을 예고했던 배우 박보검(23)은 지난주 종영한 ‘구르미 그린 달빛’의 왕세자 이영 역으로 더욱 뜨거운 인기를 더했다. 혜리, 류준열 등 다른 ‘응팔’ 배우들이 후속작에서 고전한 것과 딴판이었다.

그가 “불허한다, 내 사람이다”, “내가 해보련다, 그 못된 사랑” 등 예스럽고 단호한 말투로 남장여자인 궁궐내시 홍삼놈(김유정 분)을 향한 연심을 드러낼 때면 시청자 마음도 함께 설렜다. 첫회 8.3%로 시작한 시청률은 종영 무렵에는 23.3%까지 올랐다. 박보검을 26일 만났다. ‘구르미…’ 제작진과 함께 필리핀 세부로 휴가를 다녀온 다음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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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도 알아봐주시더라구요. 현지 분들이 KBS월드채널을 통해 ‘구르미…’를 보신 거에요. 많이 봐주셨구나 감사하기는 했는데, 인사를 하면 더 열렬히 환영을 해주시니까 사고가 날 거 같더라구요. 한국 관광객 분들도 많으셨는데 저희 마음을 알아 주시고, 핸드폰도 안 들고 눈으로만 인사를 해주셔서 더 감사했죠.” 종영 다음날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열린 ‘구르미…’ 팬 사인회는 말할 것도 없다. 사전추첨으로 선발된 200명에 더해 5000여명, 그야말로 구름같은 인파가 모였다. “처음에는 200분들만 대상이라 간소하게 되는가보다 했는데…. 촬영 끝내고 마음이 좀 허했는데 덕분에 마음이 단단해지고 따뜻해지는 느낌이었어요.”

이번 드라마를 찍으며 그는 나름대로 버거운 과정을 겪었다. “처음에 저 혼자 캐스팅됐을 때는 두근두근거리고 설렜는데, 한 분 한 분 캐스팅될 때마다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조금씩 커지는 거에요. 대단한 선배님들이 많이 캐스팅되셨잖아요. 피해를 끼치면 안되겠다 싶었죠. 근데 제 연기에 확신이 안 서는 거에요. 어떻게 해도 이영 같지 않고, 연기의 중심을 못 찾겠고…. 그렇게 하고 싶었던 사극, 입고 싶었던 한복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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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 리딩 단계만 아니라 촬영 초반까지도 그랬던 모양이다. 그는 “구덩이 장면을 촬영하면서 비로소 중심을 찾았다”고 했다. 드라마 초반 이영이 홍삼놈에게 밀려 엉겁결에 함께 깊은 구덩이에 떨어진 장면이다. “재촬영을 좀 했어요. 연기는 제가 봐도 만족스럽지 않고, 감독님도 이건 (방송에) 나가면 안될 것 같다 하시고. 재촬영 하면서 구덩이에 갇힌 상태에서 대사를 주고 받는데, 서로 정말 영과 삼놈이 된 것 같았어요. 저도 모르게 애드립도 했죠. 초반이라 재촬영을 할 기회가 있었던 게 감사하죠.”

상대역인 배우 김유정에 대해서는 “나무만 아니라 숲을 볼 줄 아는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극 경험도 많고, 제 연기를 많이 모니터해주고, 진짜 고마웠어요. 유정이랑 연기하면서 눈만 봐도 감정교류가 많이 됐어요.”

이영은 ‘조선의 패셔니스타’라는 별명도 얻었다. 워낙 다채로운 한복 패션을 선보인 덕이다. 박보검은 인터뷰 내내 수시로 한복 사랑을 드러냈다. “드라마가 아니라면 이렇게 예쁜 한복을 언제 입어보겠냐”며 “혹시 한복 홍보대사는 없냐”고도 했다.

이영을 통해 그가 보여준 매력도 다채롭다. 풋사랑에 설레는 19세 왕세자만 아니라 왕권을 뒤흔드는 권모술수에 맞서 카리스마를 발하는 왕세자이기도 했다. 그는 이 드라마를 택한 이유를 이렇게 들려줬다. “팔색조의 매력이라고 해야 하나, 기존 왕세자와 다른 매력이 있었어요. 원작소설을 저도 인터넷에서 본 적 있었어요. 조금밖에 읽지는 못했지만 설레는 포인트가 많았고. 사극을 하고 싶었던 데다 그래서 꼭 하고 싶다는,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여름과 가을, 뭔가 청량함과 싱그러움을 담을 수 있는 계절에 딱 맞는 작품이어서.”

나이 어린 왕세자의 신분을 넘나드는 사랑 얘기라는 점에서 ‘구르미’는 김수현 주연의 ‘해를 품은 달’과 비슷하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 작품을 참고하기는 했어요. 근데 감독님, 작가님이 다른 작품과 비교하지 말고 이영에 집중하도록 하셨어요. 원작에는 끝까지 냉철하고 도도하고 카리스마 있는 인물인데 19세만의 싱그러움이나 천방지축 같은 모습까지 담아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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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드라마 OST 가운데 ‘내 사람’을 직접 불러 각종 음원사이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데뷔 전, 본래 연기보다 음악을 생각했던 그다. “싱어송라이터 같은 걸 꿈꾸며 시작했어요. 근데 저희 회사(소속사) 본부장님이 ‘너는 가수보다 연기쪽이 나을 거 같다, 연기하면서도 음반을 내거나 뮤지컬도 할 수 있는 거다’ 말씀해주셔서 그 때부터 연기를 했죠. 제가 연기하는 작품에 OST를 하게 되서 영광이었죠. 녹음하는 동안 정말 행복했어요. 지금도 신기해요. 음원사이트에 제 이름을 검색하면 나오는 게.”

주변에서 전하는 그의 사람됨에는 ‘착하다’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이런 이미지가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그는 “이십사년 동안 평범하게 살아서 그런 부담은 없다”며 뭐가 착하고 나쁜 지에 대한 나름의 논리를 들려줬다. “항상 아빠가 열 빼기 하나는 영이라고, 열 번 잘하다 한 번 잘 못하면 말짱 꽝이라고 말씀해주세요. 근데 착하게 행동해야지, 나는 착한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말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지, 한다면 그 자체가 이미지 프레임에 갇혀서 행동하는 나쁜 거잖아요.”

좀체 허물을 찾기 힘든 이 청년에게 요즘 전에 없던 고민이 커지는 중이다. “경복궁 사인회 때도 많은 분들이 오셨잖아요. 제가 인사를 하면 더 열렬히 좋아해주시는데 그럴 때 사고가 나기 쉬워요.” 차기작에 대해서는 이런 기대를 전했다. “사극으로 청춘물을 찍었으니 교복을 다시 입어보고 싶어요. 이번에 OST를 한 것처럼 음악에 빠져들 수 있는 작품도 해보고 싶고.”

글=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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