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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지재권 분쟁 못 푼 한국 ‘잃어버린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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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 나오토(久慈直登)
일본지식재산협회 전무
전 혼다모터스 지식재산부장

요즘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으로 떠들썩하다. 최근까지 세계 경제를 지탱하던 정보통신 기술이 이제 경제 사회 전반과 결합해 초지능·초연결 사회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기술 융합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기술은 지적재산권을 통해 재산으로의 가치와 보호가 가능하다.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선 특허로 대표되는 지적재산권의 가치 상승은 물론, 이를 둘러싼 분쟁과 갈등도 보다 치열해 질 전망이다.

일본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지적재산을 통한 국가경제 재건에 온 힘을 기울여 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지적재산입국’이다. 지적재산의 창출과 효율적인 관리, 보호를 위한 사회 전반의 개혁 작업을 정부를 중심으로 빠르고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바로 지적재산 분쟁 해결의 전문화와 신속성을 위한 대대적인 사법제도 개혁이다.

특허침해 소송에서의 변호사·변리사 공동소송 대리도 이 같은 개혁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지난 2003년 제도 도입 당시 일본에서는 침해소송에 있어 변호사의 기술적 대응 부족이 심리 지연의 큰 원인 중 하나로 지적돼 왔다. 실제 한 실태조사에 의하면 변호사가 대리하는 거의 모든 사건을 변리사에게도 의뢰해 기술적인 조언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리사가 기술 부분을 변호사에게 설명하고, 이를 들은 변호사가 재판부에 진술하는 것보다 변리사가 직접 법정에 나와 재판부에 진술하는 것이 재판의 신속화와 충실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당시 일본의 상황은 현재 10년 넘게 변호사와 변리사간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과 비교된다. 사실 199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은 지적재산권 분쟁 해결에서만은 일본보다 한발 더 나아간 모습이었다. 일본보다 6년이나 앞서 특허전문법원을 설치하고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소송대리 문제도 일찌감치 국회에서 논의 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한국 특허법원의 관할 집중은 최근에야 이뤄졌고, 변리사의 침해소송 공동대리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소비자, 즉 국민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봐야 문제가 해결된다. 일본은 사법개혁 당시 그 중심에 법률 소비자가 있었다. 어떤 개혁이 가장 소비자 친화적이냐는 것이다. 물론 여기엔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 소비자에게 대리인 선택에 대한 기회를 주고, 기술에 식견이 있는 변리사의 소송 참여가 신속하고 정확한 소송 진행을 바라는 소비자 요구에 부응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오늘의 일본을 있게 한 것이다.

한국 20대 국회에는 변리사의 특허침해소송 공동대리법안이 이미 2건이나 발의됐다. 벌써 4번째다.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행되길 바라는 마음은 일본이나 한국의 소비자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법률 서비스의 향상과 국가 경쟁력 차원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구지 나오토(久慈直登) 일본지식재산협회 전무·전 혼다모터스 지식재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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