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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후퍼의 비정상의 눈] 유럽에 고개 드는 국가주의의 망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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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후퍼
영국인
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요즘 유럽에서 국가주의(나치주의)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930년대에 나타났다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라졌던 바로 그것이다. 2000년대 후반 세계 금융위기로 유럽에서 긴축재정이 시작되면서 많은 사람이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며 살게 됐다. 많은 지표가 오늘날 젊은 세대는 산업혁명 이후 처음으로 부모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후퇴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현재 유럽 정치계와 언론에 만연한 외국인 혐오증은 우리 세대가 사는 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수준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전과 무섭도록 닮았다. 역사에서 힘들게 배운 교훈을 잊어선 안 된다. 우리는 사람들을 분열시키려는 이런 세력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

인류사를 볼 때 외부인을 두려워하는 건 자연스럽다는 주장도 있다. 그 옛날 우리는 ‘그들(타인)’이 누군지 알지 못했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현대를 사는 우리는 자유무역·세계화·교육을 통해 국적·인종·종교는 물론 성적 취향도 다른 그들과 매일같이 소통한다. 모든 인류는 두려움·고통·슬픔·사랑·행복을 공통으로 느낀다. 인간은 서로 협력할 때 더욱 강해지고 우정과 사랑을 나누며 행복을 느낀다. 그렇다면 도대체 인간이 서로 혐오하고 두려워하는 데서 이익을 얻는 사람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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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멀리 있지 않다. 최근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운동을 보라. 사람들은 답답한 상황에서 실망감을 표출하기 위해 비난할 대상을 찾는다. 선동 정치가들은 탓할 대상으로 외국인을 지목해 대중의 분노를 끌어내려고 한다. 브렉시트를 이끈 정치가들은 이민자들을 비난 대상으로 만들어 자신들의 정치적 실패를 숨겼다. 도널드 트럼프는 모든 소수자 집단을 비난해 인기를 얻었다.

희망은 있다. 요즘 유럽에선 히틀러에게 맞서다 강제수용소에서 7년을 지낸 독일의 사회운동가 마르틴 니묄러가 쓴 다음과 같은 시가 새롭게 읽히고 있다.

“그들이 사회주의자들을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다/사회주의자가 아니었기에/그들이 노동운동가들을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다/노동운동가가 아니었기에/그들이 유대인들을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다/유대인이 아니었기에/그들이 나를 잡아가러 왔을 때/나를 위해 항의해 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공동체 시민이라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자들을 위해 소리쳐 줄 의무가 있다. 우리보다 약한 자들을 위해 나서야 할 책임도 있다. 어느 날 우리가 ‘그들(약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후퍼 [영국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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