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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87년 구로구청 투표함에서 '조작' 발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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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대선 구로을 투표함 개함·계표식이 열린 21일 서울 종로구선거연수원에서 정종오 계표TF팀장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개함 결과 투표용지 수는 4325장으로 당시 선관위가 파악한 숫자와 일치했다. [뉴시스]

1987년 대통령선거 당시 구로구청 우편투표함에서 조작이나 위조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3일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이날 공개했다.

이번 결과는 우편투표함 진위검증을 맡은 한국정치학회의 연구용역보고서가 근거가 됐다.

앞서 한국정치학회는 지난 7월부터 구로구을 부재자 우편투표함에 대한 조작 여부 조사를 진행했다. 우편투표함 개봉과 함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등을 거쳤고 당시 관계자 등을 인터뷰해 이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정치학회는 용역보고서에서 “객관적 방법으로 검증한 결과 부정투표함으로 인식됐던 구로구을 우편투표함은 조작되거나 위조되지 않은 투표함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표마감 시간 이전인 오전 11시 20분쯤 우편투표함이 이송됐고 그 과정에서 공정선거감시단과 시민들이 부정투표함으로 오인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며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첫 실시된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민주시민 의식의 발로였다”고 평가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진위 검증과 별개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에 의거해 민주헌정 질서 확립에 기여한 공로로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지정받은 것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87년 당시 시민들은 경찰 호송차량도 없이 선거관리위원회가 단독으로 투표함을 옮기려 했던 이유 등을 들며 구로구청을 점거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동참해 구청 점거 농성을 펼쳤다. 정부는 4000명의 경찰 병력을 동원해 강제 해산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서울대생 양원태씨가 5층 강당에서 추락해 하반신이 마비되는 등 부상자가 발생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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