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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청두 등 내륙 지방 매운 맛으로 공략


농심 신라면이 탄생 30주년을 맞았다. 신라면은 1986년 10월 ‘깊은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룬 얼큰한 라면’이라는 콘셉트로 시장에 나왔다. 신라면은 출시 직후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출시 석 달 만에 30억원어치를 팔았다. 이듬해엔 1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91년엔 삼양식품의 삼양라면과 농심의 간판 제품이던 안성탕면을 제치고 국물라면 시장 1위에 올랐다. 이후 25년간 한 번도 이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신라면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매출 10조원을 돌파(10조6000억원)했다.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 식품업계 최초다. 누적 판매량은 280억 개다. 그동안 가격은 200원에서 780원으로 올랐다. 지난해 국내 매출은 4500억원가량으로, 약 2조원인 국내 라면시장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국인은 1년에 평균 76개의 라면을 먹는다. 이 중 17개가 신라면인 셈이다. 농심 관계자는 “30년간 단 한 번의 맛 개선이 있었을 뿐 오랫동안 한결같은 맛을 유지한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신라면 개발 단계부터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한 소고기장국의 매운맛을 구현하는데 집중했다. 1984년 신춘호 농심 회장(당시 사장)이 “매운맛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매운 라면을 만들자”고 주문한데서 비롯됐다. 당시 라면시장엔 된장 라면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개발팀은 단순히 고춧가루만으로 매운맛을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좀더 감칠맛 나게 만드는 방법으로 다진 양념(일명 다대기)을 택했다. 고춧가루와 마늘·생강 등이 섞인 양념장이 국물의 깊은맛을 더했다.


라면의 식감을 살리는 면발도 빼놓을 수 없다. 신라면 연구를 위해 만든 실험용 면발도 200여 종에 달했다. 당시 신라면 개발에 참여했던 한 연구원은 “하루에 평균 세 봉지 정도의 라면을 먹어가며 초시계로 시간을 재고 비커와 온도계로 물의 양과 온도를 측정하며 맛을 감별했다”며 “안성탕면보다 굵고 너구리보다는 가늘면서 쫄깃쫄깃한 식감을 살리는 게 관건이었다”고 말했다.


신라면은 해외에서도 유명하다. 미국·중국·영국·일본 등 100여개국에 수출돼 지난해 2400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해외 진출이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라면 종주국 일본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농심은 81년 도쿄사무소를, 2002년에는 법인(농심재팬)을 세웠다. 법인 설립 후 판매망 확보와 시식행사에 주력하며 한국의 ‘매운맛’을 알렸다. 수년간 많은 제품이 판매부진으로 일본 내 매장에서 사라졌지만 신라면은 브랜드 파워를 인정받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본에는 ‘신라면의 날’이 있을 정도다. 농심은 2010년부터 매년 4월10일을 ‘신라면의 날’로 정해 각종 행사를 연다. 일본어로 숫자 4와 10의 소리를 합치면 ‘뜨겁다’를 의미하는 ‘홋토(ホット)’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데 착안했다. 2013년부터는 키친카(푸드트럭)를 운영했으며, 지금까지 약 15만명의 일본인이 신라면을 맛봤다. 올해 일본법인의 매출 목표는 460억원이다. 중국시장도 우한(武漢)·청두(成都) 등 내륙을 중심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신라면 매출은 5000만달러(약 550억원)를 기록, 전년보다 25% 성장했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 35%인 신라면의 해외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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