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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 폐기물 14만t, 익산 등 9곳 불법 매립

전북 익산시 낭산면 석산에 비소가 포함된 폐기물 7만t이 불법 매립됐다. 익산시에서 침출수 등을 막기 위해 비닐을 덮어놨다. [사진 이상돈 의원실]


1급 발암물질인 비소가 기준치의 2~682배 넘게 포함된 폐기물 14만5443t이 전국 9곳에 불법 매립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폐기물 처리업자들이 지난 5년간 56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도 드러났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비소 폐기물이 매립된 곳은 전북 익산시 낭산면(7만4401t),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2만9032t), 경북 경주시 천북면?외동읍(1만1704t),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5737t), 경북 구미시 구포동(5437t), 울산시 남구 용잠동(3533t), 충남 보령시 웅천읍(3328t), 경남 창원시 적현동(1383t), 충북 청원군 옥산면(25t) 등이다.


비소는 ‘사약(비상)’의 원료가 되는 맹독성 물질로 흡입 시 내출혈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법정 기준치(1.5mg/L)를 초과할 경우 지정폐기물로 분류돼 엄격한 기준에 맞는 매립시설에서만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불법 매립은 지정폐기물 매립장이 아닌 석산이나 일반폐기물 매립장 등에서 이뤄졌다. 일반폐기물 처리비용이 t당 1만~3만원인 데 비해 지정폐기물의 경우 t당 10만~30만원에 달해 처리업자들이 그 차액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불법 매립 사실을 익산시에만 통보하고 나머지 지자체에는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 현장조사도 익산에서만 실시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으로 익산 외 지역에선 매립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일반폐기물 매립장에 묻혀 별 문제는 없다”며 “곧 해당 지자체에 혹시 모르니 조사를 해보라고 통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일반폐기물 처리장에도 침출수 방지 처리가 돼 있긴 하지만 지정폐기물 처리장보다 설비가 허술할 수밖에 없다”며 “침출수 등에 따른 2차 오염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익산의 불법 매립지 침출수(하루 7t 배출)에서는 기준치의 4~60배가 넘는 비소가 검출됐다. 인근 주민 255명을 조사한 결과 14명으로부터 비소가 검출됐다.


익산시 송민규 청소지원계장은 “비소가 매립된 지역뿐 아니라 다른 곳의 주민들에 대한 검사에서도 비소가 나왔기 때문에 불법 매립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곧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급한 복구가 필요한데도 환경부와 익산시는 복구비용을 놓고 갈등만 빚고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지난 14일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환경부에 수차례 대책을 요청했는데 익산시에 처리를 떠넘기고 있다. 복구비용만 1000억원인데 익산시 예산 중 이를 위해 쓸 수 있는 돈은 연간 100억원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이상돈 의원은 “폐기물 및 토양오염 문제 등과 관련해 환경부가 보다 많은 권한과 책임을 가져야 한다”며 “우선 관련 법을 개정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예산과 전문성이 부족한 일선 지자체에 이런 문제를 맡겨두기보다는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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